[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 구체적 사물의 구체적 발현 → 살림이 고스란히 드러남 구체적 모습 → 속모습 / 제모습 / 온모습 묘사는 추상적인 대상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방법이다 → 그림은 마음속 모습을 눈앞에 보여준다 구체적 사례 → 보기 / 낱낱 보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면 -- 이를테면 / 보기를 들면 구체적 근거가 없다 → 따로 들지 못하다 / 밑바탕이 없다 구체적 대안 → 뚜렷한 길 / 또렷한 길 구체적 경위를 밝히다 → 까닭을 하나씩 밝히다 구체적인 내용 → 낱낱 이야기 / 여러 이야기 / 속이야기 / 알맹이 / 속살 구체적으로 말하다 → 낱낱이 말하다 / 차근차근 말하다 / 뚜렷이 말하다 구체적인 부분까지 논의하다 → 하나하나 따지다 / 작은 곳까지 다루다 ‘구체적(具體的)’은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40 우리말꽃 ‘우리’를 소리내기 참 힘들었습니다. 혀짤배기에 말더듬이인 몸을 어떻게 다스리거나 돌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어른이나 동무도 없는 터라, 말을 않거나 짧게 끊기 일쑤였습니다. 소리내기 힘든 말은 안 하려 했습니다. 열여덟 살로 접어들 즈음 우리 아버지는 새집으로 옮겼고, 여태 어울리던 동무랑 이웃하고 모두 먼 낯선 데에서 푸른배움터를 다녀야 했는데, 논밭하고 동산을 밀어내어 잿빛집(아파트)만 한창 올려세우려는 그곳은 스산하고 길에 사람이 없다시피 했어요. 이때부터 혼자 한나절씩 걸으며 목청껏 소리내기를 했어요. 꼬이거나 씹히는 말소리를 천천히 외치며 또박또박 말하려 했어요. 스무 살부터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하며 새벽에 큰소리로 노래하며 말소리를 가다듬었어요. 양구 멧골에서 싸울아비(군인)로 이태 남짓 지내며 혼자 멧길을 한나절을 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39 돌림앓이 걷다가 넘어집니다. 누가 발을 걸지 않았으나 바닥이 미끄럽고 디딤돌이 자잘하게 많군요. 무릎이 깨지고 팔꿈치가 까지고 손가락이 긁힙니다. 넘어진 저를 나무라야 할는지, 거님길이 얄궂다고 탓해야 할는지, 길바닥에 엎어진 채 한동안 생각하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피멍이 들고 다리를 절뚝입니다. 핏물이 흐르지만 씻고 바람에 말리면 며칠 뒤에 낫습니다. 한두 해나 서너 해마다 고뿔을 호되게 앓는데, 며칠쯤 끙끙거리면 한 해 내내 튼튼히 살림을 지어요. 둘레에서 무슨무슨 돌림앓이로 고되다고 말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나란히 걸려서 앓는다면, 가만히 몸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독이면서 나으면 돼요. 어떤 까닭에 아프거나 앓는다기보다 푹 쉬면서 푸른숲에 깃들어 하늘빛을 품을 길이라고 느껴요. 숲을 잊은 서울이기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앓아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4 ㄱ. 반역적 기운생동 느낌 받는 것 반역(反逆/叛逆) : 1. 나라와 겨레를 배반함 ≒ 난역·오역 2. 통치자에게서 나라를 다스리는 권한을 빼앗으려고 함 기운생동(氣韻生動) : 1. 기품이 넘침. 뛰어난 예술품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2. [미술] 동양화에서 쓰는 육법의 하나. 천지 만물이 지니는 생생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옛 글바치는 한자를 드러낸 한문만 글로 쳤고,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온 뒤부터 까맣게 한자를 밝히며 일본글을 토씨로 붙여야 글로 여겼는데, 요새는 무늬만 한글이면서 한자말을 가득 엮어서 옮김말씨로 꾸며야 멋스럽다고 보는구나 싶습니다. “반역적 기운이 기운생동하고 있다”는 뭔 소리일까요? “기운이 기운생동”이라니 얄궂습니다. 우리말 ‘기운’하고 한자말 ‘氣韻’을 말장난처럼 나란히 놓으며 얄궂고, “느낀다”라 끊을 대목을 “느낌을 받는 것이다”처럼 자잘하게 늘리니 더 얄궂어요. ㅅㄴㄹ 반역적 기운이 기운생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 꺼리는 기운이 빛난다고 느낀다 → 얼굴돌리는 기운이 샘솟는다고 느낀다 → 뒤엎는 기운이 일어난다고 느낀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3 ㄱ. 이 땅의 엄청난 환대 알게 될 거야 환대(歡待) :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 우리말 ‘반갑다·반기다’나 ‘기쁘다·기뻐하다’가 있으나, 적잖은 글바치는 한동안 ‘환영’이란 한자말을 쓰다가 요즈막에 ‘환대’란 한자말로 살그마니 갈아탑니다. 한자말 사이에서 헤매지 말고 우리말을 쓰면 됩니다. 우리말을 안 쓰려 하니 “이 땅의 엄청난 환대”처럼 일본·옮김말씨가 불거지고 “알게 될 거야” 같은 옮김말씨가 잇달아요. “이 땅의”는 토씨를 ‘-이’로 고치고 “엄청난 환대”는 “엄청나게 기뻐하기”로 고치며 “알게 될 거야”는 “알아”나 “알 수 있어”로 고칩니다. ㅅㄴㄹ 모두 이 땅의 엄청난 환대 때문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될 거야 → 모두 이 땅이 엄청 반기기 때문인 줄 곧 알 수 있어 → 모두 이 땅이 엄청나게 기뻐하기 때문인 줄 곧 알아 《충실한 정원사》(클라리사 에스테스/김나현 옮김, 휴먼하우스, 2017) 60쪽 ㄴ. 나의 여정 그림책 속 여정 것 같다 여정(旅程) : 여행의 과정이나 일정 ≒ 객정(客程) 우리말씨를 잊기에 “나의 여정”처럼 일본말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 말꽃삶 4 낱말책 ‘사전’은 한글로 적을 수 있되, 우리말은 아닙니다. 한자를 밝히면, ‘사전(辭典)’은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을 가리킬 적에 붙이고, ‘사전(事典)’은 ‘백과사전’이나 ‘역사사전’을 가리킬 적에 붙입니다. 한자를 익힌 분이라면 이쯤 대수롭지 않겠으나, 한자를 모르는 분이라면 헷갈리거나 머리가 아플 만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이름을 새롭게 써야 어울리고 즐거울까요? 우리는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한테 어떤 이름을 알려주거나 물려줄 만할까요? 일본에 우리나라로 쳐들어온 즈음 주시경 님을 비롯한 분들은 ‘말모이’란 이름을 생각했습니다. 훌륭하지요. 말을 모았으니 ‘말모이’입니다. ‘말모음’이라고도 할 만해요. 그러나 조선어학회(한글학회)는 이 이름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조선어사전(우리말 큰사전)’처럼 ‘사전’을 쓰고 말았어요. 북녘도 그냥 ‘사전’을 씁니다. 사전(辭典) : 말을 모으다 사전(事典) : 살림을 모으다 두 가지 사전은 ‘말’을 모으느냐 ‘살림’을 모으느냐로 가릅니다. 국어사전은 국어를 모은 책입니다. 백과사전은 온갖 살림을 모은 책입니다. 곧,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안 사기 다 다른 풀은 다 다르게 자라서 다 다르게 꽃을 피웁니다. 한 갈래로 여기는 풀이라 해도 똑같은 날 똑같이 자라거나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같은 갈래인 풀이어도 꽃이 저마다 다르고 꽃내음도 모두 달라요. 모든 풀을 고루 헤아린다면 향긋풀 아닌 풀이 없는 줄 깨닫습니다. 무엇은 좋고 무엇은 나쁘다고 금을 긋기에 풀빛을 잊거나 놓쳐요. 들꽃을 들님으로 바라보는 눈이 있다면, 이웃을 우리 둘레에서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상냥하게 마주하겠지요. 길꽃 한 송이를 투박하면서 곱게 쳐다보지 않는 마음이라면, 등지거나 내치거나 쳐내는 몸짓이라면, 그만 수수한 우리 모습을 도리도리하거나 고개돌리기를 하고 말아요. 굳이 뭘 사야 하지 않습니다. 안 사기를 해도 즐거워요. 돈으로 사들이는 살림살이가 아닌, 씀씀이를 끊고서 스스로 짓는 살림살이로 나아간다면 아름답지요. 마음부터 달래기로 해요. 싫음도 시샘도 녹이면서 기쁨이며 보람을 찾기로 해요. 더위라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온눈 바라볼 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뛰어난 남처럼 꿰뚫지 못한다고 여기는 마음이 자라면서 그만 흔히 알 만한 길을 못 보는구나 싶어요. 깨닫지 못할 사람은 없는데, 빼어난 남이 아닌 수수하거나 모자란 나는 안 된다고 지레 생각하면서 어느새 온눈도 속눈도 스스로 잃는구나 싶습니다. 갈고닦는 온눈길이 있고, 문득 알아차리는 속눈길이 있습니다. 타고나야 밝은눈이지 않습니다. 찬찬히 헤아리면서 하나하나 알아갑니다. 저 새를 볼까요? 이 풀벌레를 보면 어떤가요? 가만히 새바라기를 해요. 물끄러미 하늘바라기를 하면서 하루를 누려요. 멀리보기를 하려고 먼길만 살피다가는 곁을 쉽게 놓칩니다. 단단한 쇠붓으로 새겨야만 오래가지 않아요. 물감붓으로 부드러이 그려도 마음에 아로새길 만합니다. 아마 나무칼보다 쇠칼이 단단할는지 모르는데, 단단하기에 더 좋거나 낫거나 세지 않습니다. 그저 쓰임새가 다를 뿐입니다. 환하게 깨우치고 싶다면 마음부터 느긋하게 풀어놓으면 돼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숲노래 우리말 말 좀 생각합시다 28 책노래 처음 ‘북큐레이션’이라는 영어를 듣고는 어리둥절했습니다. 못 알아들었거든요. 한참 멍하니 있다가 생각을 가다듬었고, ‘북큐레이션’을 한다는 분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가를 지켜보았어요. ‘북큐레이터’라 하는 분은 이녁이 즐겁게 읽은 책을 이웃이 어떻게 즐거이 만나면 좋을까를 헤아리면서 짝맞춤을 하는군요. 사랑하는 이가 만나는 일을 두고 짝짓기라 한다면, 우리한테 맞을 만한 책을 만나도록 다리를 놓는 일은 짝맞춤, 곧 ‘책맞춤’이라 할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북큐레이션을 ‘책맞춤’이라 하기에는 살짝 아쉽구나 싶던데, 우리한테 맞는 책을 알려준다면 이 책을 ‘맞춤책’이라고는 쓸 만하다고도 느껴요. 더 헤아려 보기로 합니다. 흔히 ‘책얘기’를 하는 일이 북큐레이션하고 맞아떨어집니다. 책을 알려주는 일, 곧 ‘책알림’일 수 있더군요. 수수하게 ‘맞춤책·책알림·책얘기’ 같은 이름을 써도 되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아래를 내려다보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 내려다보면 → 밑을 보면 아래 : 1. 어떤 기준보다 낮은 위치 2. 신분, 연령, 지위, 정도 따위에서 어떠한 것보다 낮은 쪽 3. 조건, 영향 따위가 미치는 범위 4. 글 따위에서, 뒤에 오는 내용 5. ‘음부’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 내려다보다 : 1. 위에서 아래를 향하여 보다 2. 자기보다 한층 낮추어 보다 낱말풀이를 살피면 ‘내려다보다 = 아래를 보다’이니, “아래를 내려다보다”는 겹말입니다. ‘내려다보다’라고만 쓰면 되고, “밑을 보다”라 하면 됩니다. 그리고 낱말풀이는 ‘내려다보다 : 눈을 내리듯이 보거나 눈을 내리면서 보다.’로 바로잡아야지 싶습니다. 눈을 내리면서 보기에 ‘밑’을 보는 모습입니다. 또한 ‘아래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