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후덜덜 여름을 앞둔 한봄부터 하나둘 터져나오는 개구리 노랫소리가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개구리가 있지 않다고, 모든 개구리가 저마다 멋있게 노래잔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벽을 여는 멧새 노랫소리가 빼어나다고 여기지 않아요. 꼭두나 으뜸으로 꼽을 멧새란 따로 없이 온갖 멧새가 다들 멋지게 하루를 열면서 아름다이 노래판을 펴는구나 싶어요. 잰 손놀림이 아니더라도 밥을 짓고 살림을 건사합니다. 훌륭한 몸놀림이 아니어도 옷을 짓고 삶을 가다듬습니다. 잡도리를 해도 좋고, 밑일을 추슬러도 좋으며, 바탕부터 챙기면서 차근차근 오늘을 차리는 눈빛이라면 누구나 꽃등이라고 느낍니다. 이따금 꽤 먼길을 두 다리로 다녀오는데, 이런 날은 저녁에 다리가 후덜거립니다. 후들후들한 다리를 토닥이면서 느긋이 드러누워 눈을 감으면 마실길에 본 여러 모습이 가만히 흐릅니다. 길가에 고개를 내민 들꽃을 살펴보던 일이 떠오르고, 여름잎이 짙푸른 나무줄기를 쓰다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9. 책숲마실 제가 어릴 적에는 어디를 갈 적에 그냥 ‘간다(가다)’고 했습니다. 그저 갈 뿐이었어요. 옆집에 가든 아랫집에 가든 동무가 사는 집에 가든 늘 간다고 했어요. 배움터에도 가고 저잣거리에도 가며 작은아버지네에도 그저 갔습니다. 책집에도 가며 가게에도 가고 기차나루에도 갔지요. 좋아하는 곳이 따로 있어서 찾아간다고 하더라도 저뿐 아니라 둘레에서도 하나같이 ‘간다’고 했고, ‘가자’고 했으며, ‘갈까’ 하고 물었어요. 때로는 ‘찾아가다’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여행’이나 ‘산책’ 같은 한자말을 쓰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여행·산책’ 같은 말을 곳곳에서 쓰며 ‘간다’고 말하는 사람이 부쩍 줄어요. 그러고 보면 “바람을 쐰다”고도 으레 말했지만, 이 말도 어느새 자취를 감춥니다. 저는 책집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책집을 퍽 자주 갔습니다. 책집을 자주 가니 ‘드나든다’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고, ‘쏘다닌다’라든지 ‘들락거린다’고 이야기하는 분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불날 이레말 7 '-적' 없애야 말 된다 : 논리적 논리적 사고 → 틀에 맞는 생각 / 앞뒤가 맞는 생각 / 올바른 생각 논리적 추리 → 앞뒤를 살피는 생각 / 앞뒤에 맞춰 미루어 보기 논리적 근거를 대다 → 길에 맞게 까닭을 대다 / 빈틈없이 까닭을 대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다 → 곰곰이 생각하다 / 올바르게 생각하다 논리적으로 판단하다 → 가만히 헤아리다 / 빈틈없이 살피다 논리적인 사람이다 → 찬찬한 사람이다 / 꼼꼼한 사람이다 ‘논리적(論理的)’은 “1. 논리에 맞는 2. 사고나 추리에 능란한”을 가리키고, ‘논리(論理)’는 “1.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 2. 사물 속에 있는 이치. 또는 사물끼리의 법칙적인 연관”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자말 ‘논리’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부리다 부릉부릉 움직이는 분은 으레 부릉이가 다니는 길을 잘 압니다. 늘 다니다 보니 어느 때에 막히거나 뚫리는가에 환합니다. 땀흘려 발판을 굴리는 달림이(자전거)를 타다 보면 달리는 길이 눈에 익고 골목이나 나무그늘을 눈여겨보기 마련입니다. 사뿐사뿐 걷는 몸짓이라면 천천히 마을을 돌아보면서 이웃이 누리는 삶뿐 아니라 햇살이 퍼지는 곳이며 풀벌레하고 벌나비가 깃드는 터전을 새삼스레 보듬는 눈빛이 될 만해요. 어른이 되면 놀기보다 일해야 한다고 여기는데, 놀이하고 일이란 무엇일까요? 몸을 어떻게 쓸 적에 놀이랑 일로 갈릴까요? 돈을 버는 길이라면 돈벌이일 뿐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살림을 즐겁게 짓는 몸짓으로 흐르는 길이기에 비로소 ‘일’이란 이름을 붙이고, 삶을 기쁘게 노래하는 몸짓으로 나아가는 하루이기에 ‘놀이’가 되리라 봅니다. 즐겁게 이끌기에 일입니다. 신나게 보듬기에 놀이예요. 알뜰히 부리거나 다스리기에 일이요, 살가이 건사하거나 마음을 쓰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봄바람 책숲마실 : 포항 〈리본책방〉 봄바람이 흐드러지는 아침에 대전에서 포항으로 기차를 타고 갑니다. 기차나루에서 가까운 〈리본책방〉부터 찾아가려고 시내버스를 갈아탑니다. 포항이라면 사람도 많을 텐데 “포항으로 주민등록을 옮기자!”고 알리는 글월이 곳곳에 붙습니다. 어느덧 우리나라는 푸른별에서 아기가 가장 적게 태어나는 나라로 손꼽히니, 시골이 사라지기 앞서 나라부터 사라질 만하겠네 싶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고장에 안 살면서 ‘머리만 늘린다’고 포항이 나아질까요? 이런 눈속임을 포항뿐 아니라 전남이며 경남 여러 시골에서 해요. 아기도 어린이도 푸름이도 젊은이도 어르신도 살가이 어우러지면서 빛나는 고장으로 돌보는 벼슬판(정치행정)이라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정신의 정신의 빈곤에서 유래한다 → 마음이 빈 탓이다 정신의 의식은 포괄하지 못한다 → 마음은 담아내지 못한다 여기서 정신의 분열이 발생한다 → 여기서 마음이 갈라진다 ‘정신(精神)’은 “1.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 신사(神思) 2.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또는 그런 작용 3. 마음의 자세나 태도 4. 사물의 근본적인 의의나 목적 또는 이념이나 사상 5. [철학] 우주의 근원을 이루는 비물질적 실재”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정신 + -의’ 얼개에서는 ‘-의’를 털어내면서 ‘넋·얼·마음·숨·숨결·숨빛·숨통·숨꽃’이나 ‘생각·헤아리다’나 ‘속·속내·속마음·속살·속생각’이나 ‘빛·빛결·빛기운·빛살’로 풀어냅니다. 때로는 ‘마음길·마음빛·마음밭·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12 지나침이 없다 배가 고플 적에는 “배고파” 하고 말해요. 배가 안 고플 적에는 “배 안 고파” 하고 말합니다. 그런데 어느새 “배고픔이 있어”나 “배고픔이 없어”처럼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 나오더니 제법 늘어납니다. 말결을 살려서 쓰지 않고 일부러 이름씨꼴로 바꾸어서 쓰는 셈입니다. 입으로 말을 할 적에는 이름씨꼴이 잘 안 나옵니다. 입으로 말을 하지 않고 글부터 먼저 쓰고서 이 글을 읽느라 “만사에 지나침이 없도록 하자”나 “모자람이 없습니다” 같은 말씨가 퍼집니다. “모든 일을 지나치지 않게 하자”나 “모자라지 않습니다”처럼 부드럽게 쓰던 말씨를 차츰 잊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같은 말은 그야말로 먼저 글을 쓴 뒤에 줄줄이 읽는 말씨입니다. 아마 글을 쓸 적에는 이처럼 이름씨꼴로 맞추어야 더 힘주어 말하는 듯 여길 만하겠지요. 그런데 말에는 알맹이가 있어야 참다이 힘이 있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하루’는 전남 고흥에서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책숲(도서관)을 꾸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말꽃을 짓는 길에 곁에 두는 책숲에서 짓는 하루 이야기인 ‘책숲하루 = 도서관 일기’입니다. 책숲하루 2021.5.29. 리메 리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낮에 ‘정비례·반비례’를 다 풀어내고서 오늘은 ‘밀폐·밀폐용기’하고 ‘유원지’를 풀다가 ‘존구자명’이라는 케케묵은 말씨를 손보고, ‘리메이크·리테이크’를 비롯해 ‘리빌딩·리모델링·리폼’에서 한참 헤매다가 매듭짓습니다. 한때는 한자말로 ‘개조·개혁·개정’이나 ‘혁신·혁명’이나 ‘변신·변화’를 썼다면, 요새는 영어 ‘리-’를 붙인 갖은 말이 춤춥니다. 이렇게 한자말하고 영어가 춤추는 사이에서 우리말이 춤추거나 빛나거나 노래한 적은 없어요. 큰일터에서 우리말로 넉넉하게 이야기꽃을 펴면 외려 돋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작은가게도 고치거나 손질할 적에 우리말로 즐겁게 알리면 뜻밖에 도드라질 테고요. 아주 쉬워요. 고치니 ‘고치다’고 하고 ‘손질하다·손보다’라 하면 되고 ‘다듬다·가다듬다’나 ‘새로하다·새로짓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아늑터 저는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아기수레를 안 썼습니다. 우리나라 길바닥이 얼마나 우둘투둘한지 알 뿐더러, 아기가 포근한 품하고 손길을 느끼면서 자라기를 바라서 늘 안거나 업으며 지냈어요. 천기저귀에 유리 물병에 짐이 많은데 버겁지 않느냐고들 묻지만 “이 아이들을 품고 안으면서 어버이 스스로 아늑터가 되는 해는 길지 않아요. 실컷 누리려고요.” 하고 대꾸했습니다. 예닐곱 살 무렵까지 안거나 업지만, 아홉열 살을 지나고 열두어 살로 자라나면 안거나 업을 일이 드물어요. 어버이란 스스로 둥지가 되어 아이를 살가이 보듬는 자리가 되자는 뜻인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을 반짝일 즐거운 길로 갑니다. 눈치가 아닌 눈길을 헤아리고, 스스로 바라보려는 하루를 품습니다. 샘물처럼 사랑이 솟는 마음이기에 어버이요, 아이가 기쁘게 사로잡혀서 배울 살림을 물려주기에 어른입니다. 아이사랑에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아이를 그윽이 눈여겨보면서 무럭무럭 크도록 온누리를 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입맛에 맞는 말을 찾기 [오락가락 국어사전 15] ‘메스’는 의학말인가 무엇이 전문말일까요? 전문말은 한자말이나 바깥말이어야 할까요? 오랜 우리말을 쉬운 전문말로 삼기는 어려울까요? 누구나 아는 여느 말을 전문말로 삼을 적에 사회나 나라가 한껏 자랄 만하지 않을까요? 입맛에 맞는 말을 쓰기 마련입니다만, 입맛에 길드는 말이 아닌, 넉넉하면서 사랑스러운 맛을 가꾸는 말을 가다듬으면 좋겠습니다. 점장(店長) : 상점의 업무를 주장(主掌)하는 책임자 매니저(manager) : 1.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의 일정을 관리하고, 그와 관련된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2. 회사나 호텔 따위의 경영자나 책임자. ‘감독’, ‘관리인’, ‘지배인’으로 순화 상점(商店) :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물건을 파는 곳 ≒ 상전(商廛)·상포(商鋪)·전사(廛肆) 가게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