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적' 없애야 말 된다 근시안적 근시안적 태도 → 한 치 앞도 못 보는 몸짓 / 엉성한 몸짓 근시안적 행정 → 엉성한 틀 / 어설픈 길 근시안적인 교육 개혁안 → 어설피 고친 배움틀 / 엉터리로 바꾼 배움길 근시안적인 시각 → 좁은 눈 / 얕은 눈길 2010년대로 접어들며 비로소 닡말책에 오른 ‘근시안적(近視眼的)’은 “앞날의 일이나 사물 전체를 보지 못하고 눈앞의 부분적인 현상에만 사로잡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눈앞에 사로잡히는” 모습이나 몸짓을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모습이나 몸짓을 두고 ‘얕다’고 하거나 ‘좁다’고 하지요. 때로는 ‘좀스럽다’거나 ‘바보스럽다’거나 ‘어리석다’고 하기도 합니다. 어느 때에는 생각이 ‘짧다’거나 ‘어쭙잖다’고 할 만해요. 이리하여 ‘어설프다’거나 ‘엉성하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말 살려쓰기 오늘말. 꽃앓이 뭔가 닿거나 스치면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이 있어요.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봄마다 꽃가루 섞인 바람이 불면 꽃가루앓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꽃을 앓는 셈일 텐데, 꽃앓이는 다른 자리에서도 불거집니다.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 보니 자꾸 그이를 떠올립니다. 누구를 바라지요. ‘바라기’가 되어요. ‘앓이’로 나아갑니다. 사랑바라기에 사랑앓이도 새삼스레 꽃앓이입니다. 님바라기에 님앓이도 매한가지예요. 그리고 스스로 멋지다고 여기는 멋앓이에 사로잡히는 꽃앓이가 있어요. 스스로 멋지니 스스로 귀여워야 한다고, 예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지요. 어느 한 사람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다 다른 꽃넋입니다. 굳이 꽃앓이를 안 하더라도 저마다 다르게 고운 꽃이에요. 홀로 예쁨을 받기를 바랄 적에는 어쩐지 우쭐거리는 마음입니다. 잘난질을 하려는 몸짓이랄까요. 자, 모든 앓이를 내려놓고서 같이 꽃뜰에 서 봐요. 봄꽃이 피는 꽃마당에서 하늘바라기를 해봐요. 자리를 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은 우리말꽃(우리말사전)을 새로 쓰는 ‘숲노래’한테 물어본 대목을 풀어내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말을 둘러싼 궁금한 대목을 물어보면, 왜 그러한가라든지 어떻게 다루면 알맞을까 하고 이야기를 엮어서 들려줍니다. 우리말을 어떻게 써야 즐거울는지, 우리말을 어떻게 익히면 새로울는지, 우리말을 어떻게 바라보면 사랑스러운 마음이 싱그러이 피어날는지 물어보아 주셔요. 우리말 살려쓰기 숲노래 우리말꽃 5 ‘자연’을 가리킬 우리말 [물어봅니다] ‘자연보호·환경보호’처럼 말하는데요, ‘자연’이란 한자말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우리말에도 ‘자연’을 가리키는 말이 있을까요? [이야기합니다] 영어 ‘내츄럴’을 일본사람은 한자말 ‘자연’으로 풀었습니다. 총칼을 앞세운 일본이 우리나라를 짓누르면서 우리 삶터에 일본말하고 일본 한자말이 두루 퍼지기 앞서까지 이 나라에서는 ‘자연’이란 한자말을 거의 안 쓰거나 아예 안 썼습니다. 바깥에서 새물결이 밀려들면서 우리 나름대로 새말을 지어야 했는데, 예전에는 바깥나라에서 쓰던 말씨를 그냥 받아들이곤 했어요. 그래서 ‘내츄럴·자연’이 우리나라에 스미기 앞서 어떤 말로 그러한 결을 나타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0. 우리 얘기를 산뜻하게 새로 살린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누리집’이라는 우리말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널리 퍼질 즈음 나라에서 마련한 글손질 틀이 있기도 하고, 사람들 스스로 새롭게 지어서 쓰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나라에서는 ‘누리집’ 같은 낱말을 새로 마련했고, 사람들은 스스로 ‘누리꾼’이라는 낱말을 새로 지었어요. ‘블로그’는 나라에서 ‘누리사랑방’으로 고쳐쓰자는 틀을 내놓았고,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를 ‘누리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고쳐쓰기도 합니다. ‘이메일·인터넷편지’로 쓰기도 하는 말마디를 ‘누리글월’로 고쳐쓰기도 해요. 이러한 얼거리를 살핀다면 ‘인터넷뱅킹’은 ‘누리은행’으로 고쳐쓰면 어울립니다. 종이로 내는 새뜸이 아닌 인터넷으로만 펼치는 새뜸이라면 ‘누리새뜸(누리신문)’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어요. 영어로 이름을 지은 ‘ohmynews’라는 누리새뜸이 있습니다. 영어로 이름을 지었기 때문에 ‘oh + my + news’입니다. 그렇겠지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이웃을 숲으로 만나는 길 책숲마실 - 순창 〈밭〉 아침 일찍 전주에서 버스를 달려 순창읍에 닿고, 동계면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큰짐을 나무걸상에 내려놓습니다. 시골살이 열 몇 해가 지나니 이제 시골에서 면소재지나 마을로 들어서는 버스를 수월히 알아봅니다. 이러면서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버스나 전철을 타는 길을 자꾸 잊어버리거나 헤맵니다. 고장마다 버스 얼개가 달라요. 고흥에서는 타면서 삯을 치르지만, 순창에서는 내리면서 삯을 치르는군요. 어디나 매한가지이던데, 삯을 어떻게 치르는가를 다들 안 붙여놓습니다. 그러려니 할 뿐이에요. 동계면에 닿아 다시 큰짐을 짊어지고 걷습니다. 동계초등학교 곁을 지나는데 울타리 없이 나무를 잘 건사한 모습이 아름답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이토록 사랑스런 마을책집을 책숲마실 - 구미 〈삼일문고〉 청도내기로 대구에서 길잡님으로 일하는 분이 있어 이분을 만나러 대구마실을 하며, 구미 〈삼일문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럼 같이 가 보시게요. 대구서 구미는 기차로 코 닿을 길 아입니까. 뭐, 기차에 타서 자리에 앉자마자 곧 내린달까요.” 이내 기차에서 내리고, 기차나루부터 책집까지 걸어갑니다. 가는 길에는 옷집이 가득하고, 옷집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엄청납니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사라진다 싶으니 조용한 마을길입니다. 어쩐지 책집이라면 북새통 옷집거리보다는 조용한 마을자리가 어울리지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들락거릴 복닥판보다는 더 느긋이 깃들면서 마음을 헤아릴 이야기를 누릴 쉼터가 어울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7 다 다른 사람은 어떤 삶을 짓는가 《조선 사람, 재일조선인 1세가 겪은 20세기》 백종원 글 삼천리 2012.9.14. 한겨울에 시골집에서 반바지차림으로 지냅니다. 서울쯤 되는 곳에서라면 이렇게 지내지 못할는지 모르나, 고흥에 있는 시골집에서는 바깥에서도 반바지차림으로 지냅니다. 다만, 읍내나 면소재지로 마실을 갈 적에는 긴바지를 입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길 때문에 긴바지를 입는다기보다 ‘그냥 옷’이니까 긴바지를 입고 나갑니다. 집에서는 ‘그저 반바지’차림으로 있습니다. 한겨울 고흥에서 바깥은 영 도 밑으로 내려가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우리 집안은 바람이 잘 드나들어 15∼16도쯤 되고, 조금 포근한 날에는 17∼18도쯤 됩니다. 바깥 날씨가 영 도 밑이라면 긴바지를 입을 만하지만, 영 도 밑이 아니라면 반바지를 입어도 안 춥습니다. 그러나 누구는 두툼한 바지를 입어도 이 겨울에 추워요. 왜냐하면, 사람마다 몸이 다르거든요. 이를테면,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사는 사람이 이 나라에 와서 지낸다면 두툼한 솜옷을 입어도 추울 만합니다. 시베리아나 알래스카에서 사는 사람이 이 땅에 와서 지낸다면 어떠할까요? 《조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참보기가 못 되는 틀 [오락가락 국어사전 6] ‘본·보기 = 본보기’라면? 우리말꽃이 참다운 보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즐거우면서 좋은 보기가 되고, 아름다우면서 멋진 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말꽃은 참보기도 좋은보기도 멋보기도 못 되기 일쑤입니다. 낡은 틀을 벗지 못하는 탓이요, 낡은 틀을 알아채지 않는 탓입니다. 낱말책에 모든 낱말을 올리려 하기보다는 덧없거나 쓸모없는 군말을 털어낼 줄 알아야겠고, 올림말로 삼는 낱말을 제대로 깊고 넓게 풀이하면서 이야기할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실력(實力) : 1. 실제로 갖추고 있는 힘이나 능력 2. 강제력이나 무력 힘 : 1. 사람이나 동물이 몸에 갖추고 있으면서 스스로 움직이거나 다른 물건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 작용 2. 일이나 활동에 도움이나 의지가 되는 것 3. 어떤 일을 할 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호통 따진다고 되는 일이 있지만, 가만히 가기에 되는 일이 있습니다. 애써 나서야 이루는 일이 있다면, 맞붙지 않고 지켜볼 적에 시나브로 이루는 일이 있어요. 한판 다투지 않아도 되지만, 소매를 걷고 맞설 자리가 있습니다. 굳이 부딪히지 않아도 좋은데, 매듭을 지으려고 씩씩하게 나아가곤 합니다. 언제 끝내면 좋을까요? 어떻게 마무리하면 될까요? 가만히 다가가서 말을 붙입니다. 조용히 찾아가서 얘기를 합니다. 다그치지는 말아요. 으리렁대지도 말아요. 윽박을 지르면 어느 누구도 듣고 싶지 않아요. 저쪽이 잘못했구나 싶대서 호통만 한다면, 아무리 잘못한 저쪽이라 해도 버거울 뿐 아니라 골이 솔솔 피어나기 마련입니다. 몰아붙이면 오히려 사납게 나오지 않을까요? 누르려 하니 억눌리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총칼로 짓누르는 이들도 나쁘지만, 무시무시한 말로 짓밟는 이들도 매한가지입니다. 걱정이나 근심은 내려놓아요. 서로 무섭게 굴지 말고 흔들지도 마요. 따사로운 해님이 온누리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샘, 새롭게 솟는 빛 어린이를 마주하는 어른 가운데, 어린이를 가르치는 어른이 가장 많지 싶습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어른을 우리말로 ‘스승’이라 했는데, 일본이 총칼나라가 되어 이 땅으로 쳐들어온 뒤부터 한자말 ‘교사’를 부쩍 썼고, 일본사람이 흔히 쓰는 말씨인 한자말 ‘선생’에 ‘-님’을 붙인 ‘선생님’을 대단히 널리 씁니다. 배움터를 보면 ‘담임 선생님·보건 선생님·사서 선생님·급식 선생님·체육 선생님·음악 선생님·교감 선생님·교장 선생님……’ 끝없이 ‘선생님’ 타령이 되어요. 한자말 ‘선생’은 “먼저 태어났다”를 뜻할 뿐이고, 일본에서는 살짝 높이는 말씨로 삼아서 붙입니다. 우리는 예전에는 그냥 ‘어른’이라 했어요. 따로 어느 일을 배울 적에 ‘스승’이라고도 했습니다만, “무슨 어른”이라 하면서 그분이 잘하거나 도맡는 일감을 앞에 붙여서 나타냈지요. 배움터에서도 수수하게 ‘어른’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