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거위배 힘쓰다 뒤보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63쪽부터 6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63쪽 둘째 줄부터 셋째 줄까지 걸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동무들이 자기를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월(문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자기’라는 말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많이 쓰는 ‘친구’가 아니라 ‘동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더라도 옛날에는 ‘친구’가 아니라 ‘동무’라는 말을 두루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무’라는 말을 되살려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넷째 줄에 ‘우리의 할 일’이 나옵니다. 이것도 앞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과제’라는 말을 갈음해서 ‘할 일’이라고 쓰면 훨씬 알기 쉽고 좋다는 생각을 거듭 해 봅니다. 그리고 다섯째 줄에 ‘밥을 잘 씹어 먹자’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요즘에도 튼튼하게 지내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인데 다들 얼마나 지키는지 돌아보아야 할 일이기도 하지 싶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되풀이해서 나오는 ‘까닭’이라는 말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73 들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가게 문을 닫을 무렵'이라고 풀이를 하고 "들마에 손님들이 몰려왔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가게 문을 닫을 즈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보기는 없었습니다. 우리토박이말사전에는 '가게나 상점의 문을 닫을 무렵'이라고 풀이를 하고 "이따가 들마에 다시 들르겠다."를 보기로 보였습니다. 이렇게 말집(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고 쓴 보기를 보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인데 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가 어려운 말이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가게를 하시는 분들 그곳에 가시는 분들이 누구나 날마다 쓸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알고 있으면 많이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들마'에서 '들'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 수 없지만 흔히 "가게 문 닫고 들어가려던 참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때 쓴 '들어가다'나, 여러분도 다 잘 아시는 '나다', '들다' 할 때 '들다'의 '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들마'가 '가게 문을 닫을 무렵'이라는 뜻이라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쇠날 이레말 7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 이 나라 사람으로서 / 한누리 들꽃으로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시하라 → 우리 삶을 보라 / 우리 민낯을 보라 대한민국(大韓民國) : [지명] 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島嶼)로 이루어진 공화국. 아르오케이(ROK:Republic of Korea) 또는 코리아(Korea)라고도 불린다. 기원전 2333년에 성립된 고조선에서부터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 시대를 거쳐 통일 신라·고려·조선으로 이어져 오다가 1910년에 일제의 침략으로 강제 합병 되었으나, 1945년에 제이 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독립하였다. 1948년에 남쪽 지역만의 총선으로 민주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1950년에 북한이 6·25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국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노래에서 길을 찾다]17-얼룩 고무신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얼룩 고무신'입니다. 이 노래는 4311(1978)해 나왔는데 오세복 님이 노랫말을 짓고 가락을 붙여서 '둘다섯'이 불렀습니다. 노래 이름(제목)에 나오는 고무신을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많은 오늘과 견주어 보면 꽤나 오래된 노래입니다. 일부러 고무신을 사서 신는 분 말고는 신는 사람들이 더 없는 요즘이니 말입니다. 제가 찾아보니 '둘다섯'이라는 이름도 노래를 함께 부른 이두진 님과 오세복 님의 이름에서 '이'와 '오'를 토박이말로 바꿔 지었다고 하니 더욱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돌이에게 줄 고무신을 사서 고갯길, 돌다리, 비탈길을 지나 소나기를 맞으며 먼 길을 바삐 돌아오는 어버이를 그리고 있는 듯합니다. 오세복 님이 어렸을 때를 되돌아보며 만든 노랫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게다가 '행여'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반갑고 좋았습니다. 노랫말이 거의 다 네 글자로 되어 있어서 절로 가락이 느껴지는 것도 여느 노래와 좀 달랐습니다. '검정 고무신'도 아니고 '흰 고무신'도 아닌 '얼룩 고무신'은 돌이를 생각하는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 버림치 여름이 가고 가을로 접어들 무렵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건들바람’이라고 한답니다. 이 건들바람이 부는 무렵에 든 장마라서 가을장마를 ‘건들장마’라고 한다는 것을 앞서 이 자리에서 알려드린 적이 있는데 생각이 나시는 분이 계실 거라 믿습니다. 날씨를 알려 주는 분들이 ‘가을장마’가 이어지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을 듣는 요즘입니다. 그 분들의 입에서 ‘건들장마’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그야말로 비가 여러 날 동안 오고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옷을 입으신 두 어르신께서 비에 젖은 종이를 실은 수레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가시는 것을 봤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이른바 ‘폐지’를 줍는 어르신을 보며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리고 버려진 종이 또는 남이 버린 종이를 ‘폐지’라는 말 말고는 쓸 말이 없는 우리 말글살이까지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안 좋았습니다. 흔히 ‘폐지’라고 하는 것을 사는 곳에 가면 ‘파지 수집’이라는 말을 써 붙여 놓은 걸 본 적이 있는데 다들 이렇게 많이 쓰는 ‘파지’, ‘폐지’를 갈음할 토박이말은 없나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2-고개를 똑바로 들고... 어제는 싹쓸바람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 쪽으로 온다고 해서 걱정을 좀 했었는데 비가 한목에 많이 내려서 곳곳에 어려움을 주었지, 바람이 쓸어 간 것은 많지 않다는 기별을 듣고 마음이 놓였다. 밤이 이슥할 때까지 일을 하다가 번개가 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소리를 듣고 밖을 내다보기도 했는데 바람은 그리 세게 불지 않더구나. 다른 때 같았으면 바람 소리와 함께 문이 덜컹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을 수도 있는데 아침까지 푹 잘 자고 일어나니 비가 거의 그쳤더라.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고개를 똑바로 들고 길을 보라. 길이 보이면 보고 있지만 말고 걸어라."야. 이 말은 미국에서 이름난 지은이(소설, 극, 시나리오)이자 슬기맑힘이(철학자)인 아인 랜드 님이 남긴 말씀이라고 하는데 무슨 일이든 첫걸음을 떼어 놓는 일이 얼마나 종요로운 것인지를 일깨워 주는 말씀이지 싶어. 사람들은 저마다 나아가야 할 쪽을 굳히고 그쪽을 보며 여러 가지 앞생각(계획)을 세우곤 하지. 하지만 이모저로를 따지고 살펴서 아무리 탄탄한 앞생각을 마련하더라도 그쪽으로 가는 첫걸음을 떼지 않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책에서 길을 찾다]2-굽힘과 숙임도 없이 책에서 만나는 반가운 토박이말들을 알려 드리기로 하고 첫글을 썼던 게 벌써 세 이레 앞(3주 전)이었네요. 그동안 알려드릴 게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제가 잊었던 까닭도 있지 싶습니다. 지난 글에 이어서 오늘도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있는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의 둘째 월을 보고 생각한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라 잃은 민족은 눈물만이 자유였고, 나중에는 짐승보다도 더 모질스러운 압제 아래에 울기조차 어려웠던 서른 여섯해 동안, 더욱 생활조차 유난히 어려웠던 환경에서 끝까지 싸워, 단 한번의 굽힘과 숙임도 없이 이 겨레의 길을 지켜온 스승님의 길은, 그대로가 싸움의 길이요, 피비린내 어리는 가시덤불의 길이었다.[이극로(2014), 고투사십년, 227쪽.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_유열] 보시다시피 좀 길다 싶은 월에 많은 알맹이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눈물만이 자유였고... 나중에는 울기조차 어려웠던 서른 여섯해 동안'이라 한 것이 와 닿았습니다. 나라를 잃고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이 눈물 흘리는 것 곧, 우는 것 밖에 없었다는 거죠. 그런데 나중에는 울기조차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가¹: 【이】 1. 어떤 곳 가운데가 아닌 옆이나 끝께 ㉥ 바닥가 / 길가에 핀 민들레 꽃 2. 어떤 곳 가까운 둘레 ㉥ 우물가에서 놀지 마라 가²: 【토】 어떤 말에 붙어, 그 말이 임자말이 되게 하는 말 ㉥ 매가 하늘 높이 떠 있다 가가호호: → 집집마다 가감승제: →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가건물: → 까대기 가게: 【이】 여러 가지 것들을 벌려놓고 파는 집 ← 상점, 점방, 점포 ㉥ 집 앞 가게에서 빵 두 낱을 샀다 가격: → 값 가격표: → 값쪽종이 가계(家系): → 핏줄흐름, 집안내림 가계(家計): → 집안살림 가곡(歌曲): → 노래, 소리 가공(加工): → 손질, 만들기 가공(架空): → 꾸밈, 거짓 가공식품: → 손질 먹거리 가공(可恐)하다: → 엄청 두렵다 가관(可觀)이다: → 비웃음 살만하다 가구(家口): → 집 가구(家具): → 살림살이, 세간 가구점: → 세간 가게 가급적: → 할 수 있으면, 될 수 있으면 가까스로: 【어】 애를 써서, 겨우 ㉥ 밥을 먹자마자 달려서 가까스로 버스에 탔다 가까이: 【어】 1. 어떤 곳에 가깝게. [맞] 멀리 ㉥ 나한테 가까이 오너라 2. 서로 사이좋게 ㉥ 솔이네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칸소리 일곱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 다섯겹(5층)인 작은 잿빛집(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집에서 뛰거나 뒹굴면 틈새소리 탓에 아랫집에서 시끄러우니 “나가서 뛰놀라”는 말을 익히 들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뛰놀면 우리가 외치고 깔깔대는 소리가 쩌렁쩌렁 퍼집니다. 이윽고 어느 집에서 드르륵 미닫이를 젖히고 “좀 조용히 놀아라!” 하고 나무랍니다. 집안도 집밖도 “뛰지 말라”는 어른들 말소리가 가득합니다. 여름겨울이면 어머니 옛집에 찾아갔고, 논밭을 짓는 어른하고 언니가 어우러지는 시골집에서는 “뛰지 말라”라든지 “조용히 놀아라” 같은 소리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아이가 노는 소리에 새·개구리·풀벌레가 노래하는 소리가 어우러지기에 시골일까요? 여름지기는 칸소리에 시달릴 까닭이 없이 언제나 숲소리가 고이 흐드러져 철빛으로 칠칠하구나 싶습니다. 큰고장이기에 칠칠치 못하겠지요. 흙 한 줌이 없고 들꽃 한 송이 필 틈이 없는 서울이기에 구지레하거나 추레하겠지요. 풀 한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11] 담금주 열두 살 적에 아버지가 안방 앞 처마 밑에 땅을 파고 병을 묻었다. 어머니가 간지밭에 고추 따러 가다가 길에서 뱀 한 마리를 만났다. 어머니는 손에 든 괭이로 꽁지를 누르고 끈으로 묶어서 비료 자루에 담아 왔다. 어머니는 독이 없는 뱀을 알고 잡았다. 병에 넣어 술을 붓고 뚜껑을 막은 다음 밭에 묻거나 비 안 맞는 자리에 묻는다는 마을 사람들 말을 듣고 아버지는 가까운 처마 밑에 묻었다. 뱀을 묻은 자리가 뜨락 앞이라 신발을 벗는 자리이다. 뜨락에 올라 댓돌을 밟고 문턱을 넘고 들어간다. 마루를 놓아둘 적에는 마루 밑에 뱀술이 있는 셈이다. 늘 누가 밟는 자리에 묻었다. 한참 지나 땅을 파고 병을 꺼냈다. 물이 빠져서 뱀이 하얗다. 장골 오두막에 살 적에 아버지가 자꾸 아팠다. 볕이 잘 드는 넓은 집으로 옮겨서 몸에 좋은 술을 먹는다. 쥐코밥상 맡에 앉아 한 모금씩 마신다. 아버지는 집 뒤쪽에서 지네를 잡아 실에 묶어서 오줌장군 오줌에 하룻밤을 담근다. 지네는 말리고 구워서 가루를 내어 술에 타서 마셨다. 아버지는 뭐라도 술에 타서 술술 마셨다. 뱀은 술을 무서워하고 지네는 우리 오줌에 꼼짝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