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5 SKY 대학 저는 어린배움터를 여섯 해를 다니면서 늘 놀았습니다. 다달이, 철마다, 틈틈이 치르는 물음풀이(시험)가 그치지 않았지만, 또 물음풀이을 치를 적마다 길잡이(교사)는 몽둥이를 들었지만, 언제나 신나게 뛰놀았습니다. 푸른배움터에 들어가서 새벽부터 밤까지 배움터에 붙들려야 하는 때부터 비로소 열린배움터라는 곳을 그렸습니다. 이때에 둘레에서는 ‘SKY 대학’을 으뜸으로 쳤습니다. 제가 살던 고장에 있는 열린배움터는 아주 밑바닥으로 쳤습니다. 왜 우리 고장에 있는 열린배움터를 밑바닥처럼 여겼을까요? 아무래도 서울이라는 고장이 으뜸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테지요. 우리나라는 열린배움터뿐 아니라 여느 배움터에도 높낮이(등급·계급)가 알게 모르게 있어요. 어떻게든 서울로 가야 한다고 여깁니다. 이러면서 서울에서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세 손가락으로 꼽고, 이 세 곳을 아우르는 이름으로 ‘SKY’라는 영어를 붙입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말을 고이 돌보는 길 [오락가락 국어사전 11] ‘호소 = 하소연’이요 ‘부차적 = 곁딸린’이면 말을 돌볼 줄 안다면 생각을 돌볼 줄 압니다. 생각을 돌볼 줄 알면서 삶이랑 살림을 돌볼 줄 알아요. 거꾸로 삶이랑 살림을 돌볼 줄 알면서 생각을 돌보고 말을 돌볼 줄 알지요. 곁에 두고 고이 아끼는 마음을 바랍니다. 말을 말답게 다루면서 즐겁게 생각을 꽃피우면 좋겠어요. 부양(扶養) : 생활 능력이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 돌보다 :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 ≒ 돌아보다 보살피다 : 1. 정성을 기울여 보호하며 돕다 2. 이리저리 보아서 살피다 3. 일 따위를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거나 맡아서 하다 돌보는 일을 가리키는 ‘부양’이라는데, ‘돌보다’나 ‘보살피다’ 같은 낱말을 쓰면 됩니다. “부양 → 돌보다. 보살피다”로 다룰 만합니다. 그런데 낱말책은 ‘돌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5. 노벨 수상자 밖에서 저녁을 먹는데 큰딸이 전화했다. “엄마 노벨 생화학 수상자 만남에 나 뽑혔어. 나라 곳곳에서 이백 명 뽑는데 나도 뽑혔어. 참가증도 주는데 나가도 돼?” “그래라. 근데 어떻게 가지?” “고모 집이나 외삼촌 집에서 하룻밤 자면 안 되나?” “좋은 자리인데, 그럴까?” “그래. 나갈래. 이런 자리가 어디 또 있겠어!” 큰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도 생물을 좋아했다. 그런데 화학자를 만나겠다고 누리글월을 보냈다. 우리 딸은 궁금한 열 가지를 누리글월로 물었다고 한다. 나는 일을 하루 쉬고 딸하고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탔다. 여느 때 같으면 세 시간 걸리는 길이 차가 밀려 네 시간 반이나 걸렸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두 판 갈아 타고 강서구에 사는 우리 오빠 집에 갔다. 한 시간을 지하철을 타고 오빠가 일러 준 역에 내리니 오빠가 마중을 나온다. 오빠집에 가니 아홉 시가 넘었다. 다음날 9호선 첫차를 탔다. 우리가 서울길을 잘 몰라서 오빠가 코앞까지 데려다준다. 이른아침인데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고개를 돌릴 틈이 없다. 에스켈레이드를 갈아타니 사람이 더 많다. 사람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조붓하다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조붓하다'와 아랑곳한 이야기]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자잘먼지(미세먼지)까지 날아와 숨쉬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말없이 지킬 것을 잘 지키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참고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앞에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라는 노래를 들으며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봄이 날로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하나둘씩 피어나는 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와 비슷한 짜임의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겨울의 끝자락 또는 봄이 온다 싶을 때면 해마다 들려주기 때문에 들어 본 적이 있는 노래일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시는지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둘레 사람들에게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는지를 묻곤 하는데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조붓하다’는 말집(사전)에 ‘조금 좁은 듯하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요. 이말 말고도 같은 짜임으로 된 말에 ‘너붓하다’, ‘가붓하다’와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좋은말씀 #명언 #아멜리아에어하트 #토박이말 #살리기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9-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거나... 오늘 알려 줄 좋은 말씀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거나 할 일을 하지 말고 다른 이들이 할 수 없고 하지 않을 일들을 하라."야. 이 말은 아메리카(미국)에서 아주 이름난 날틀꾼(비행사)인 '아멜리아 에어하트'라는 분이 하신 말씀이라고 해. 이 분은 여성으로서 꽃등으로 한하늬바다(대서양)를 가로질러 날아서 건너게 되어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분이라고 하더구나. 더우기 아무도 간 적이 없는 새로운 하늘길(항로)을 날아서 땅별을 한 바퀴 돌려고 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뒤에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단다. 이 분의 이런 삶 이야기를 알고 나니 왜 위와 같은 말씀을 하셨는지 바로 알겠더구나. 그때 하늘을 나는 일은 그야말로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었는데 그런 일을 골라서 했고 또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하늘길을 날아 가다가 끝내 목숨까지 잃었지. 그렇게 한뉘 온 몸으로 그 말의 참뜻을 알려 주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따지고 보면 이 분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아나바다 열 살 남짓이던 1984년 무렵 ‘아나바다’를 처음 들었다고 떠올립니다. 1998년 무렵에 이 말씨가 퍼졌다고들 하지만, 저는 어릴 적에 인천에서 이런 말을 으레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뭔 소리인가 어리둥절했지만 꽤 재미나게 지은 이름이라고, ‘바자회’나 ‘자선회’ 같은 어린이가 못 알아들을 말하고 달리 참 쉽다고 여겼습니다. 말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스스로 지으면 되니까, ‘아나바다’이든 ‘나바다’이든 ‘아바다’이든 살짝 바꿔서 쓸 만합니다. ‘바다잔치’나 ‘아나마당’이라 해도 재미있어요. 새롭게 지을 살림길을 꾀합니다. 이웃하고 어깨를 겯을 나눔길을 벌입니다. 하나씩 세워요. 차근차근 마련합니다. 어렵게 여기지 말고, 가까운 자리부터 찾기로 해요. 멀리 가지 말고 곁에서 살펴요. 누구나 할 만합니다. 생각하고 헤아리는 우리 스스로 내다보면서 새틀을 짜고 즐거이 사귀면 되어요. 하루를 돌보는 손길로 자리를 엽니다. 오늘을 가꾸는 눈빛으로 밥을 짓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세몫 무엇을 맞다고 해야 할까요. 어느 길이 알맞을까요. 사람한테 걸맞다고 할 마음은 어떤 숨결일까요. 둘이 맞추려면 무엇을 바라보며 가눌 적에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울까요. 아이들이 따를 어른스러운 살림은 어떻게 가꿀까요. 제대로 살아가면서 제빛을 드러내는 말을 들려주려면 생각을 어떻게 추슬러야 할까요. 밤이 지나면 찾아오는 아침이고, 아침이 흐르니 낮을 거쳐 밤으로 나아갑니다. 마땅하게 흐르는 하루일는지 모르나, 늘 새롭게 거듭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저는 늘 “바르게 사는 사람이 바를 뿐, 이쪽에 서거나 저쪽에 선대서 바르다고는 여기지 않아요” 하고 말합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오롯이 사랑이어야 사랑일 뿐, 사랑처럼 허울을 씌우기에 사랑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요. 깊이 생각해 봐요. 혼자서 두 사람 몫을 해내기에 훌륭하지 않고, 석몫이나 넉몫을 해야 대단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으로서 한몫을 하기에 넉넉해요. 바쁘거나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살림이라 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3. 가위손을 쥐고 꽃길을 걷고 책을 부치려고 글월자루를 만지다 보면 풀도 쓰지만 붙임띠(테이프)를 자주 써야 합니다. 이제까지 가위 한쪽 날로 붙임띠를 끊어서 쓰다가 아무래도 번거롭구나 싶어서 읍내 글살림집(문방구)에 가서 연장을 따로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글살림집 일꾼한테 “붙임띠(테이프)를 끊어 주는 연장 있잖아요.” 하고 말씀을 여쭙는데, 이 연장을 두고 어떤 이름으로 말해야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글살림집 일꾼은 “아, 가위손이요.” 하고 알아들으신 뒤 내어줍니다. 넓은 붙임띠를 끼워서 척척 끊을 수 있도록 나온 연장은 살림짐을 나르는 분들이든 꾸러미를 여미어 나르는 분들이든 흔하게 써요. 제가 글살림집에서 장만한 연장에는 ‘가위손’이라는 이름이 붙는데, 이 이름 말고도 ‘커터기·카타기·컷터기’처럼 영어를 섞거나 ‘절단기’ 같은 한자말을 쓰기도 하는구나 싶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영화 〈가위손〉에서 보기를 얻은 셈입니다. 붙임띠를 끊는 연장에 ‘가위손’이란 이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저도 좀 가졌으면 하는 것과 아랑곳한 말입니다. 바로 '넘늘다'는 말인데 이 말은 ' 점잔을 지키면서도 멋지고 맛깔스런 말과 짓을 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사람이 둘레에 있으면 사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지 싶습니다. "술자리에서 임 선생의 넘는 말솜씨는 항상 인기였다."와 같은 보기월을 보시면 나날살이에 얼마든지 부려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아시겠지요? 그래서 저도 좀 그랬으면 싶은데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니 어쩔 수가 없지요. 하지만 하루에 한 셈은 웃을 수 있게 제가 배움을 돕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웃긴 이야기를 찾아서 해 주거나 웃긴 움직그림을 찾아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넘늘었던 사람들이 요즘과 같은 일을 오래 겪다보니 가라앉은 마음으로 지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온 누리에 그런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더 안타깝습니다. 좋은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하루하루를 웃으며 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넘고처지다'입니다. 이 말은 말집 사전에 '한편으로는 잣대(기준)에 넘치고 한편으로 잣대(기준)에 못 미치다' 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월을 보면 그 뜻을 더 잘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륙백 원 가지고야 넘고처져서 할 게 마땅찮고..... 아마 돈 천 원은 둘러 주겠지.(채만식, 탁류) 사람들이 돈 10,000원 들고 나가서 살 게 없다는 말들을 자주 하시는데 "돈 10000원 가지고 나가도 넘고처져서 살 게 마땅찮다"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요즘 날씨가 아침저녁에는 썰렁해서 얇은 옷은 입으면 춥고 그렇다고 두꺼운 옷을 입으면 낮에는 덥고 그래서 알맞게 입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걸 두고도 "요즘 같은 날씨에 겨울옷/봄옷은 넘고처져서 입고 나가기가 마땅찮다."라고 해도 되겠지요? 또 살다보면 사람이 어떤 쪽에서 보면 괜찮은데 또 어떤 쪽에서 보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저마다의 잣대에 넘고처지는 사람이 되어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하는 거죠. 제 생각에는 이렇게도 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