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1. 라디오 책상맡에 앉아 책을 읽는데 문득 아들이 부른다. “엄마, 엄마는 귀에 꽂고 듣는데, 노래는 어디서 나와?” “라디오.” “그래? 엄마, 방에서도 들을 수 있나?” “그럼 들을 수 있어, 테이프 쪽 단추를 라디오 쪽으로 밀어. 다음은 볼록한 단추를 돌려서 빨간 줄을 88.1에 맞추고 또렷하게 소리가 들리면 손을 떼. 그러면 나와.” “어, 참말이네!” “빨간 줄을 다른 자리에 옮겨도 나오지만 뭘 하면서 듣기에는 시끄러워. 그냥 한 자리에 두고 들어 보렴. 소리는 낮추고.” “알았어. 엄마.” “곧 있으면 옛노래가 나올 거야. 가리지 말고 들어 보아.” “응.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너무 재밌어!” “책하고 노래만 있으면 하나도 안 심심해. 이제 좋은 동무 둘 생겼네.” 날마다 틀어 놓은 라디오 소리가 그날에야 귀에 들어왔을까. 노느라 들리지 않았지 싶다. 아들이 집에서 영어 듣기를 했다. 아들은 새것을 받아서 쓰고, 딸아이가 쓰던 오랜 것은 내가 물려받아 라디오로 삼는다. 딸한테서 물려받은 것은 작아서 자리를 덜 차지하니 책상에 올려 두었다. 아들은 영어를 듣는 카세트에서 라디오도 나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끌끌하다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토박이말 살리기]1-24 끌끌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사람 됨됨을 나타내는 말 가운데 아주 좋은 사람한테 쓸 수 있는 말인 '끌끌하다'입니다. 이 말의 뜻이 좋은 말을 다 모아 놓은 듯한 '마음이 맑고 바르고 깨끗하다'라는 뜻이니까 그렇게 말할 만도 하지요? 여러분 둘레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어떤 사람이라고 할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순결한 사람'이라는 말로 나타내지 싶습니다. 흔히 '순수한 사람'이라고도 하지요? 그렇게 '순결한 사람', '순수한 사람'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끌끌한 사람'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끌끌하다'는 말이 처음이라 낯설게 느껴지고 '순수하다' 또는 '순결하다'는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그런 뜻을 가진 말이라는 것을 아셨으니 자주 쓰다보면 나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말의 작은 말이 '깔깔하다'인데 '깔깔한 새 돈/옷'이라는 말은 자주 쓰실 겁니다. 이런 말과 이어서 생각해 보시면 본디 마음이 깨끗하고 바른 것을 나타내던 것이 ' 구김이 없이 빳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받다 - 1.남이 주는 것을 제 것으로 가지다. ㉥설날 어머니한테서 설절돈을 받았다. 2.낛돈(세금)을 거두다 ㉥돈집(은행)에서도 낛돈을 받는단다. 3.저한테 건네거나 던지는 것을 손으로 잡다. ㉥나무 위에서 던져주는 감을 잘 받다. 4.흐르거나 떨어지는 물을 그릇에 담다. ㉥빗물을 받아 허드렛물로 쓴다. 5.남한테서 끼침을 미치다. ㉥그는 아버지 끼침을 많이 받았다. 6.햇빛, 바람 같은 기운이 닿다. ㉥유리가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7.남 말을 듣거나 남 뜻에 따르다. ㉥이제부터 물음을 받겠습니다. 8.입맛에 맞다. ㉥나한테는 돼지고기가 잘 받는다. 9.걸려오는 말틀에 대꾸하다. ㉥왜 그렇게 말틀을 안 받지? 10.다른 사람 다음에 노래가 소리를 잇다. ㉥내가 부르고 나서 네가 받아라. 받치다 - 쓰러지거나 넘어지지 않게 밑을 괴다. 받다(밑에서 떠받다) 힘줌말. 받히다 - 머리나 뿔로 떠받음을 입다. ‘받다’ 입음꼴. ㉥쇠뿔에 허리를 세게 받히었다. 발리다 - 속 것이 발라내지게 하다. ‘바르다’ 입음꼴. ㉥살구는 익을수록 씨가 잘 발린다. 밭다 - 건더기 있는 국물을 체 같은 데에 따라서 국물만 받아내다. ㉥개복숭아 효소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오늘은 올해 새롭게 하기로 마음을 먹은 '노래에서 길을 찾다' 셋째 이야기를 해 드립니다. 제가 노래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노래를 가지고도 할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제가 어느 날 유튜브에서 노래를 듣고 있는데 '바람만바람만'이라는 노래가 앞서 듣던 노래에 이어서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노래 이름(제목) 옆에 'only wind only wind'가 적혀 있었지요. 이 말의 뜻을 안다면 이렇게 뒤칠 수가 없는데 아마도 뜻을 잘 모르고 그렇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라서 참 반가웠는데 토박이말을 잘 모르면 이렇게 잘못 뒤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뜻을 엉터리로 알려 준다 싶어서 안타깝기도 했지요. 그래서 토박이말을 더욱 널리 많은 사람들이 알도록 알리는 일에 힘을 쏟고 있기도 합니다. '바람만바람만'은 말집(사전)에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찍이 떨어져서 따라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뜻을 모르더라도 노랫말을 가만히 새기면서 들으면 '바람만바람만'에 나오는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랫말에 보면 '바람만바람만' 바로 뒤에 '나 이렇게 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 : 산보 산책(散策) :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 산보(散步) : 바람을 쐬거나 쉬기 위하여 멀지 않은 곳으로 이리저리 거니는 일 흔히 ‘산책’은 우리 한자말로 여기고, ‘산보’는 일본 한자말로 여깁니다. 이러한 생각은 틀렸다고 할 수도 없고, 옳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산책’이라는 한자말을 즐겨쓰고, 일본에서는 ‘산보’라는 한자말을 즐겨씁니다. 그런데 두 나라에서 이 한자말을 즐겨쓴다고 하지만, 우리는 예부터 ‘산책’이 아닌 ‘마실’이나 ‘마을’이라는 말을 널리 썼어요. “마실 가다”나 “마을 가다”나 “나들이 가다”라 했습니다. 조선 무렵에 글바치는 언제나 한문으로 글을 썼어요. 이들은 ‘마실·마을·나들이’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자말 ‘산책’을 썼어요. 이러다가 총칼나라 일본한테 억눌리던 무렵에 일본사람이 널리 쓰는 ‘산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래도 그무렵 한문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아들 #딸 #좋은말씀 #명언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6-난 못해 라는 말은...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난 못해'라는 말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지만 '해볼 거야'라는 말은 아주 놀라운 일을 만들어 낸다."야. 이 말은 '못한다'는 생각을 하면 아무것도 이루어 낼 수가 없는데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이지. 처음으로 알려 준 '삶은 될 대로 되는 게 아니라 생각대로 되는 것이다'라는 말과도 이어지는 말이라고 할 수 있어. 그리고 '우리가 어떤 일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은 그 일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 일을 꾀하지 않기 때문이다'와도 이어지는 말이지. 이렇게 비슷한 말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새길 만한 값어치가 있는 말이기 때문일 거야. 우리 아들, 딸도 언제든지 무슨 일이든지 '해볼 거야'라는 말을 하면서 다 이루어 내며 살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들이 올려 놓은 것을 보면 '기적'이라는 말을 썼더라. 그 기적이라는 것이 '사람의 생각으로 미루어 헤아릴 수 없는 아주 놀라운 일'을 뜻하니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나들채 집에 안쪽과 바깥쪽이 있습니다. 안칸하고 바깥칸이 있어요. 안쪽이 있기에 바깥쪽이 있을 텐데, 안칸을 든든히 돌보면서 가꾸기에 바깥칸에 이웃이며 손님이 즐거이 드나들 만합니다. 안쪽에서 알차게 보살피거나 꾸리지 못한다면 이웃이나 손님이 바깥채에 깃들거나 머물기 어려울 테지요. 예부터 여느 시골집은 조그맣게 지었습니다. 한집사람이 머물며 지내기에 알맞도록 살폈어요. 씨앗 한 톨을 헤아리면서 묻고, 나무 한 그루를 잘 생각하면서 심었어요. 하늘이 트인 마당이 있도록 집을 짓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자랄 자리로 가꾸었어요. 집안에서 씩씩하게 일하고, 집밖에서 스스럼없이 숲을 품도록 집을 건사했습니다. 햇볕을 고루 받고, 바람을 두루 맞으며, 빗물을 널리 맞아들이는 살림집이에요. 풀벌레가 두루 찾아와서 노래합니다. 새도 나란히 찾아오며 같이 노래해요. 우리는 집 한 채에서 무엇을 따지고 보면서 길을 찾으면 좋을까요? 어떤 살림집이 모인 마을로 나라가…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길트기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토박이말 살리기]1-15 길트기 토박이말 살리기 글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마음을 써 읽어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게다가 둘레 사람들께 제 글을 나눠 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 분들은 더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런 여러분이 계시기에 제가 이 일을 그만두지 않고 할 수 있답니다. 누구나 다 아는 말이 아니다 보니 낯설고 어려워서 눈길을 돌리게 되는 분들이 많은 줄 압니다. 그래서 가끔은 놀이를 하면서 다시 보면 조금은 반가울 수도 있지 싶습니다. 그렇게 시나브로 토박이말과 가까워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겁니다. 토박이말 살리기 15부터 19까지 낱말과 설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태서 찾기 놀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뜻도 생각해 보시고 보기월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생각이 안 나도 좋습니다. 그렇게 또 토박이말을 만나는 거지요.^^ *찾으실 토박이말: 길트기, 깍두기집안, 깝살거리다, 깨단하다, 꺽지다, 염통, 허파, 까치설, 설빔, 쇠다 *다시 보기 [설과 아랑곳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쇠날 이레말 4 [삶말/사자성어] 현대사회 현대사회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 오늘은 빠르게 달라진다 복잡한 현대사회의 이치에 밝지는 못하지만 → 복닥거리는 요즘터에 밝지는 못하지만 현대사회(現代社會) : [사회 일반] 오늘날의 사회 오늘날이라는 터전이라면 ‘오늘터’나 ‘요즘터’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오늘·오늘날’이라 해도 어울려요. ‘요즘·요즈막·이즈막’이라 하면 되고, 때로는 ‘이곳·여기·이쪽’이라 하면 됩니다. ㅅㄴㄹ 일반인들이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데 입문서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감수의 말에 대한다 → 누구나 오늘날을 읽는 길에 이바지하기를 바라면서 몇 마디를 붙인다 → 누구나 오늘을 살피도록 돕기를 바라면서 몇 마디를 적는다 《유언비어의 사회학》(시미즈 기타로/이효성 옮김, 청람, 1977) 5쪽 일찍이 1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드세다 - 힘이 매우 세다. ‘세다’앞에 ‘드’가 붙어서 된 말. ‘드넓다’, ‘드높다’. ㉥그 사람 힘이 드세어서 아무도 맞설 수 없었다. 들이다 - 안으로 들어오게 하거나 들어가게 하다. ㉥손님을 반갑게 맞아들이다. 딛다 - 발을 올려놓고 서다. ‘디디다’ 준말. ㉥힘차게 한 뭍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 뙤다 - 실로 짠 그물코나 바느질 땀이 터지다. 사기그릇 같은 것 한쪽이 깨지다. ㉥지난해에 쓰던 모기장을 꺼내서 뙨 구멍을 기웠다. ㉥바둑돌이 뙤어서 못 쓰게 되었다. 뜨이다 - 없던 몬이나 숨기던 일이 눈에 드러나 보이다. (준)띄다. ㉥가물어서 삽주싹 돋는 것이 눈에 잘 안 뜨인다. 뜸 - 한 동네 안에서 따로따로 몇 집씩이 한데 모여 있는 곳. (한)각단. ㉥그 사람은 작은 등성이 너머 외딴 뜸에 살고 있었다. 마다 - 짓찧어 부스러뜨리다. ‘마’가 길게 소리남. ㉥이 풀잎을 그늘에 말려서 가늘게 마면 좋은 약이 된다. 마파람 - 마녁에서 불어오는 바람.(<ㅡ남풍)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다. 맏물 - 맨 먼저 나온 푸성귀나 처음 딴 과일. (한)첫물. 맏물이나 햇것이 나오는 무렵을 ‘풋머리’라고 함. ㉥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