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하늘지기 보는 대로 이름을 붙이고, 느끼는 대로 이름을 달아요. 한자를 아는 이들은 우리말 ‘기둥’을 ‘주상(柱狀)’으로 적더군요. 깎아지른 듯한 기둥이라면 우리말로 ‘깎은기둥’일 텐데, 한자말로는 ‘주상절리’입니다. 이웃나라 사람이 쓴 글 가운데 ‘빙점’이 있어 오래도록 그러려니 생각했으나, 아이들이 “이 책이름은 무슨 뜻이야?” 하고 묻는 말에, “그러게. 책이름을 우리말로 안 옮기고 일본말을 그냥 두었구나.” 하고 깨닫고는 ‘얼음눈’하고 ‘어는눈’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가만가만 보면 글이름뿐 아니라 풀꽃나무 이름도 잿빛집(아파트) 이름도 비슷비슷한 결이에요. 저마다 좋다고 여기거나 멋있다고 보는 쪽으로 기울어요. 수수하고 쉬운 말이 오히려 커다란 줄 모른달까요. 투박하면서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할 말이 빛나는 으뜸꽃 같은 말인 줄 몰라요. 하늘을 살피고 날씨를 읽으려 하기에 하늘지기요 날씨지기입니다. 별빛을 살피고 별흐름을 헤아리는 일을 하니 별지기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값받이 나라마다 밥살림이 달라 밥짓기를 가리키는 말이 다릅니다. 밥을 하는 길도 다르고, 밥에 넣는 살림도 다르지요. 우리나라에서 누리는 ‘국’하고 ‘찌개’를 한자말이나 영어로 어떻게 옮길 만할까요? 거꾸로 한자말 ‘탕’이며 영어 ‘스튜·수프’는 어떻게 옮겨야 어울릴까요? 맞바꾸듯 쓸 수는 없을 테지만, 곰곰이 보면서 차근차근 다루면 알맞게 비길 만하지 싶어요. 때로는 수수하게 국이나 찌개이고, 때로는 조림이나 곰국이에요. 그리고 ‘맛국’처럼 새말을 지을 만합니다. 살림살이를 고스란히 나타내는 말입니다.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야기예요. 나라마다 펴는 살림길이 다르고, 겨레마다 펼치는 삶길이 다르기에, 이 다른 하루를 가만히 견주면서 새롭게 맞아들일 생각 한 줌을 천천히 내놓습니다. 값받이를 하듯 바꾸어도 될 테고, 서로 돌려서 헤아릴 만하며, 어깨동무하며 나아갈 앞길을 살피면서 여미어 볼 만합니다. 잘 모르겠다면 마음에 대고 물어보면 돼요. 길미가 아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3 으름질 갑질 서로 돕기보다는 위아래로 가르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함께 손을 나누어 즐겁게 어우러지기보다는 위아래로 자르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이 어깨동무를 하며 웃기보다는 위아래로 쪼개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른바 ‘갑질(甲-)’을 한다고 말합니다. ‘갑·을·병·정’처럼 쓰는 외마디 한자는 지난날 삶터나 감투를 거머쥐던 이들이 쓰던 말씨입니다. 이제 삶터나 감투가 위아래 아닌 고른 어깨동무나 손잡기라고 한다면, 낡은 말씨를 털어내면 아름다우련만, 아직 글종이(계약서) 같은 데에 ‘갑·을’을 그냥 씁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 얼거리를 바꿀 수 있을까요? 글자락에 굳이 ‘갑·을’을 써야 할까요? ‘가·나’를 쓰거나 ‘ㄱ·ㄴ’을 써 보면 어떨까요? 높낮이도 위아래도 없는 ‘가·나’요 ‘ㄱ·ㄴ’입니다. 수수한 닿소리를 즐겁게 쓸 줄 아는 마음이라면, 서로 따스하거나 넉넉한 몸짓으로 거듭날 만하리라 생각합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주저앉다 바람이 드나들 틈이 있다면 숨돌리지만, 바늘을 꽂을 사이마저 없다면 숨막히면서 고달픕니다. 햇볕이 들고 별빛이 드리울 곳이 있으면 기지개를 켜는데, 햇빛 한 줌마저 막는 데라면 그만 힘빠지면서 폭삭 주저앉을 만합니다. 사납게 구는 이를 보면 그야말로 막나가는구나 싶어요. 이웃한테도 함부로 굴지만, 사납이 스스로 마구잡이로 깎아내리기에 서로 흐무러져요. 바람을 함께 마시면 싱그러울 텐데요. 햇살을 같이 누리면 밝을 텐데요. 돌보는 손길을 잊기에 궂습니다. 보살피는 눈길을 잃기에 고약해요. 밤이 깊을수록 이슬은 한결 촉촉히 내려앉아 기운을 북돋웁니다. 힘이 들거나 빠질수록 더 고요히 숨을 가다듬고서 이슬빛으로 마주하기를 바라요. 차가운 손은 치우고, 매서운 눈은 걷어내기로 해요. 모진 마음을 털고 무시무시한 말은 씻어내기로 해요. 겨울이 지나면서 봄이 찾아옵니다. 봄이 지나가면서 여름이 반짝여요. 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잎망울은 느른한 몸에 새록새록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틀어지다 저는 길을 곧잘 헤맵니다. 인천에서 살던 어릴 적에는 모든 골목을 샅샅이 보면서 길을 안 헤매려 했다면, 인천에서 큰아이를 낳아 함께 골목마실을 할 적에는 스스로 골목사람이면서 이웃마을로 나그네처럼 찾아가 가만히 맴돌며 바람꽃으로 지내었습니다. 시골로 옮겨 작은아이를 낳아 살아가는 사이에 이제는 숲길이나 들길을 마음대로 누비는 바람새처럼 살아갑니다. 어느 분은 “참 우습네. 다들 바쁘게 사는데, 천천히 걸어다니는 이녁은 터무니없네.” 하고도 말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말꽃(국어사전)이란 책을 쓰며 새벽이랑 밤에 허벌나게 일하는 터라, 일손을 쉴 적에는 모든 덩굴을 내려놓고서 뜬금없이 걷고 바다를 품고 골짜기를 안는 느슨한 해바라기를 누리려 합니다. 서울에서 별바라기를 하자면 잠꼬대일 테지만, 시골에서 별바라기에 꽃바라기를 하는 길은 삶을 사랑하는 오늘빛이지 싶어요. 어느 일이건 마구 붙잡으려 하면 틀어집니다. 왜 어긋날까요. 꾸미려 들기에 엉키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숨길 몸흐름을 살피지 않으면 몸이 지칩니다. 숨결을 헤아리지 않으면 하루가 고단합니다. 무턱대고 나선다면 그만 나가떨어져요. 우리 삶을 슬기롭게 다스릴 수 있도록 날마다 삶결을 차근차근 다독일 노릇입니다. 억지로 하려니 힘이 들어 숨이 찹니다. 가만히 마주하면서 부드러이 달래기에 생각할 틈이 있고, 어떻게 할 적에 즐거우면서 아름다울 만한가 하고 실마리를 찾습니다. 서두르는 몸짓은 엉성한 몸차림으로 이어갑니다. 느긋한 매무새는 찬찬한 차림빛으로 피어납니다. 새랑 개구리랑 풀벌레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나요? 우리 살림집 곁에는 어떤 살림소리가 흐르나요?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가면서 이 삶길을 사랑하나요? 마음을 기울여 생각을 가꾸기에 살림결을 매만집니다. 마음밭을 일구듯 소꿉밭을 돌봅니다. 마음빛을 밝혀 이웃하고 어울리듯 착하면서 참한 손빛으로 풀꽃나무를 쓰다듬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본다면 얽매이기 쉬워요. 속으로 드러내는 숨길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2 어떻게 말할까 “영향(影響)을 끼치다”나 “영향이 미치다”가 틀린 말인 줄 알아차리는 분이 퍽 적습니다. 그냥 말하지요. 어쩌면 제가 이렇게 말하기 무섭게 이 말씨가 왜 틀렸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따질 분이 있을 수 있겠지요. 먼저 말뜻을 살피겠습니다. ‘영향’은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일”을 가리켜요. ‘미치다’는 “2.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를, ‘끼치다’는 “1. 영향, 해, 은혜 따위를 당하거나 입게 하다”를 가리키고요. 말뜻을 살피니 “영향을 끼치다”나 “영향이 미치다”가 왜 틀린 말인지 헤아릴 만할까요? 낱말책에서 세 낱말을 찾아보는 분이 없기 때문에 이 말이 틀린 줄 모를 수 있고, 낱말책에서 세 낱말을 찾아보았어도 어떻게 말썽이거나 어긋났는가를 못 깨달을 수 있어요. ‘영향’이라는 한자말을 쓰려면 “영향이 있다”처럼 ‘있다’를 넣어야 합니다. 또는 “이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2022.5.4. 오늘말. 논밭사랑 둘레(사회)에서는 으레 영어를 쓰더라도 굳이 제가 영어를 따라써야 할 까닭이 없어요. 둘레에서 ‘투어’를 다닌다고 말하더라도 저는 ‘다니기’를 할 뿐이요, 이따금 ‘마실’이나 ‘나들이’를 합니다. 이제는 ‘그린에너지’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분이 많지만, 저는 ‘푸른빛’을 바라봅니다. 우리 집 아이들하고 집에서 함께 살림하고 놀고 쉬고 일하고 배울 뿐, ‘홈스쿨링’을 하지는 않아요. 요즈막에는 ‘가드닝’을 한다는 이웃이 꽤 있습니다. 처음에는 뭔 소리인가 싶어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보니, 한때 한자말로 나타내던 ‘정원’ 일을 이제는 영어로 그리는 얼거리이더군요. 푸성귀를 심어서 가꿀 수 있습니다. 논밭을 장만해서 들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들살림이나 들짓기를 할 만하고, 밭짓기나 밭살림을 할 만해요. 수수하게 흙살림이나 흙짓기를 합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니 시골살이에 시골살림이며 시골일이고 시골짓기입니다. 오랜 낱말인 ‘그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책하루글 꽃이 잔뜩 피어난 곳은 ‘꽃밭’일 텐데, ‘꽃물결’이나 ‘꽃바다’라고도 합니다. ‘밭·바다’는 ‘바’라는 말밑으로 만나요. ‘바탕’이라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어떤 바탕으로 빛나는 하루일까요? 고을빛을 품는 고을결일 수 있고, 서울빛을 안는 서울결일 수 있습니다. 고을살림을 돌아보는 고을꽃으로 깃들 만하고, 서울살림을 즐기는 서울꽃으로 퍼질 만합니다. 어디에서든 우리 삶터는 마을입니다. 서울에서도 시골에서도 늘 크고작게 마을빛이에요. 애써 텃힘을 부리지 말고 어깨동무로 나아가기를 바라요. 텃끈은 그만두고, 이야기끈을 여미어 봐요. 말다툼은 끝내고 말나눔을 누려요. 말싸움은 참말로 멈추거나 풀어요. 말잔치를 이루고 말두레를 펴면서 아쉽거나 응어리진 마음은 사르르 녹이기를 바라요. 언제나 잘 지낼 수 있습니다. 누구하고라도 알뜰히 어울릴 만합니다. 부아나거나 골부리려는 마음은 누그러뜨려요. 사이좋게 새길을 바라봐요. 서로 책 한 자락을 손에…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들너울 바꾸려는 생각이 없으면 그대로 가고, 바꾸려는 생각이 있으면 움직입니다. 삶터를 이루는 수수한 사람들이 더는 그대로 있지 못하겠다고 여기며 움직일 적에, 이 몸짓을 바라보는 우두머리는 예전에 ‘란(亂)’이란 한자로 가리켰습니다. ‘어지럽다’는 뜻입니다. 이웃나라가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에는 일본사람이 ‘movement’란 영어를 옮긴 한자말 ‘운동(運動)’을 그냥 따라썼어요. 그러나 수수한 움직임은 ‘란’도 ‘운동’도 아니에요. 바다처럼 일렁이는 ‘물결’입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물결’이라면, 이윽고 크게 일어나는 ‘너울’입니다. 살림너울이요 들너울입니다. 들꽃너울이자 들풀너울이에요. 촛불너울이고 시골너울입니다. 우리 겨레는 흰옷겨레라 하는데, 우두머리는 흰옷을 멀리했습니다. 이들은 빛깔옷이어야 잘나거나 높다고 여겼어요. 흰옷은 풀줄기한테서 얻은 실로 짠 천으로 지은 살림입니다. 하얀옷이란 풀옷이요, 하얀빛이란 풀빛인 셈입니다. 풀로 지은 옷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