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0. 우리 얘기를 산뜻하게 새로 살린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누리집’이라는 우리말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널리 퍼질 즈음 나라에서 마련한 글손질 틀이 있기도 하고, 사람들 스스로 새롭게 지어서 쓰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나라에서는 ‘누리집’ 같은 낱말을 새로 마련했고, 사람들은 스스로 ‘누리꾼’이라는 낱말을 새로 지었어요. ‘블로그’는 나라에서 ‘누리사랑방’으로 고쳐쓰자는 틀을 내놓았고,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를 ‘누리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고쳐쓰기도 합니다. ‘이메일·인터넷편지’로 쓰기도 하는 말마디를 ‘누리글월’로 고쳐쓰기도 해요. 이러한 얼거리를 살핀다면 ‘인터넷뱅킹’은 ‘누리은행’으로 고쳐쓰면 어울립니다. 종이로 내는 새뜸이 아닌 인터넷으로만 펼치는 새뜸이라면 ‘누리새뜸(누리신문)’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어요. 영어로 이름을 지은 ‘ohmynews’라는 누리새뜸이 있습니다. 영어로 이름을 지었기 때문에 ‘oh + my + news’입니다. 그렇겠지요?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말 ‘새’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새¹’ 하고 짧게 소리 내면 띠나 억새 같은 풀을 통틀어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새는 벼 잎 같은 긴 잎 가장자리에 작고 가는 톱니가 날이 서 있어 맨손으로 베거나 만지다가 손을 벨 수 있다. ‘새:²’ 하고 길게 소리 내면 ‘사이’ 준말인데, 며칠 새, 쉴 새 없이 라고 말할 때 쓰는 새:다. 또 ‘새:³’ 하면 우리가 잘 아는 온갖 날짐승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참새, 뱁새, 딱새 할 때 새를 말한다. 저 아랫녘(전라, 경상)에선 혀를 ‘새⁴’ 라고 짧게 소리 내어 쓰고 ‘샛바닥이 골(만)발이나 빠져 죽을 놈‘처럼 쓴다. 또 새⁵는 피륙 날을 세는 하나치로 쓰는데 여든 올을 한 새로 친다. 열두 새 모시 베처럼 쓴다. 또 ‘새⁶’는 ‘새로운’ 준말인데, ‘새마을, 새나라, 새 술은 새 자루’에처럼 써서‘이제까지 있어 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또 ‘새⁷’는 빛깔이 산뜻하게 짙다는 뜻으로 ‘새까맣다, 샛노랗다, 새빨간 거짓말’ 처럼 쓴다.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우리말 ‘새⁸’는 동쪽이란 뜻인데, 한자말 동이 들어와 새를 잡아먹었다. 앞에든 ‘새⁶’, ‘새⁷’도 본디 ‘새⁸’에서 뻗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안옥규님이 지은 ‘어원사전‘에 따르면 바다 옛말은 바ᄅᆞᆯ이다. ‘새미 기픈 므른 ᄀᆞᄆᆞ래 아니 그츨새 내히 이러 바ᄅᆞ래 가ᄂᆞ니’ (용비어천가)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ᄅᆞ래 살어리랏다.’ (청산별곡) ‘海 (바라)해’ (훈몽자회) 바ᄅᆞᆯ은 파랗다 옛말 바ᄅᆞ다가 바뀌어 이름씨로 된 것으로 ‘파란데’란 뜻이다. 바ᄅᆞᆯ> 바ᄅᆞ> 바라> 바다 벌과 풀도 바다와 같이 말밑은 같은 ‘바ᄅᆞ다’에서 왔다. 바ᄅᆞ다 줄기 ‘바ᄅᆞ> 바라, 버러, 부루’로 바뀌고 ㅂ이 거친 소리 ㅍ으로 바뀌어 파라, 퍼러/푸르로 바뀐다. 그래서 ‘바라’는 뒤에 ‘바다, 파랗다’로 바뀌고, ‘버러’는 ‘벌, 퍼렇다’로, ‘부르’는 ‘풀, 푸르다’로 바뀌었다. 따라서 ‘바다’란 말은 바닷물이 바란(>파란)데서 ‘파란데, 파란 곳’이란 뜻이다. 얼마나 가리(조리)있는 말인가. 오늘날 바다는 ‘땅별 겉에 큰 넓이로 짠물이 괴어 있는 곳’이란 뜻으로 쓴다. 모래 옛말은 ‘몰애’이다. 모래는 ‘몰 + 애’로 이뤄진 말인데, 몰은 모으다 옛말 ‘몯다’ 줄기 몯+ 애(이름씨 만드는 뒷가지)로 된 말인데, 줄기 ‘몯‘에서 ’ㄷ’이 ‘ㄹ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 게염 : 부러워 시새우는 마음 (㉥ 언니는 얼굴도 예쁘고 재주도 좋아 게염을 많이 받아요.) · 나물 : 메나 들에 절로 나는 먹는 풀 (㉥ 봄이 되면 메와 들로 나물 뜯으러 가요.) · 남새 : 사람이 기른 나물 (㉥ 되도록 제 먹을 남새는 스스로 길러 먹어야지.) · 너울가지 : 남과 쉽게 잘 사귀는 솜씨 (㉥ 그 사람 너울가지가 좋아 누구하고든 잘 사귀지.) · 달갑다 : 마음에 맞거나 들어서 뿌듯하고 흐뭇하다 (㉥ 너르미는 제 생각만 해서 와도 썩 달갑지는 않아.) · 드리다(드리우다) : 어떤 것을 아래로 늘어뜨리다 (㉥ 벽에 큰 걸개그림을 드리워 놓았다.) · 바치1 : 몸말에 붙어 그것을 만들거나 벌이로 하는 사람, (㉥ 갖바치(가죽), 독바치(옹기장이), 장인바치(수공업기술자), 점바치(점쟁이), 노릇바치(광대), 못바치, 성냥바치, 활바치) · 바치2 : 이름씨에 붙어 어떤 바탈을 나타내는 사람이란뜻 (㉥ 귀염바치(귀영둥이), 구석바치(방구석에 쳐박혀 있는 사람) 주눅바치(주눅이 잘 드는 사람)) · 불리다 : 쇠를 불에 달구어 단단하게 하다. 몸이나 마음을 굳세게 하다. (← 단련하다) (㉥ 불에 달군 낫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이웃을 숲으로 만나는 길 책숲마실 - 순창 〈밭〉 아침 일찍 전주에서 버스를 달려 순창읍에 닿고, 동계면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큰짐을 나무걸상에 내려놓습니다. 시골살이 열 몇 해가 지나니 이제 시골에서 면소재지나 마을로 들어서는 버스를 수월히 알아봅니다. 이러면서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버스나 전철을 타는 길을 자꾸 잊어버리거나 헤맵니다. 고장마다 버스 얼개가 달라요. 고흥에서는 타면서 삯을 치르지만, 순창에서는 내리면서 삯을 치르는군요. 어디나 매한가지이던데, 삯을 어떻게 치르는가를 다들 안 붙여놓습니다. 그러려니 할 뿐이에요. 동계면에 닿아 다시 큰짐을 짊어지고 걷습니다. 동계초등학교 곁을 지나는데 울타리 없이 나무를 잘 건사한 모습이 아름답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이토록 사랑스런 마을책집을 책숲마실 - 구미 〈삼일문고〉 청도내기로 대구에서 길잡님으로 일하는 분이 있어 이분을 만나러 대구마실을 하며, 구미 〈삼일문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럼 같이 가 보시게요. 대구서 구미는 기차로 코 닿을 길 아입니까. 뭐, 기차에 타서 자리에 앉자마자 곧 내린달까요.” 이내 기차에서 내리고, 기차나루부터 책집까지 걸어갑니다. 가는 길에는 옷집이 가득하고, 옷집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엄청납니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사라진다 싶으니 조용한 마을길입니다. 어쩐지 책집이라면 북새통 옷집거리보다는 조용한 마을자리가 어울리지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들락거릴 복닥판보다는 더 느긋이 깃들면서 마음을 헤아릴 이야기를 누릴 쉼터가 어울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7 다 다른 사람은 어떤 삶을 짓는가 《조선 사람, 재일조선인 1세가 겪은 20세기》 백종원 글 삼천리 2012.9.14. 한겨울에 시골집에서 반바지차림으로 지냅니다. 서울쯤 되는 곳에서라면 이렇게 지내지 못할는지 모르나, 고흥에 있는 시골집에서는 바깥에서도 반바지차림으로 지냅니다. 다만, 읍내나 면소재지로 마실을 갈 적에는 긴바지를 입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길 때문에 긴바지를 입는다기보다 ‘그냥 옷’이니까 긴바지를 입고 나갑니다. 집에서는 ‘그저 반바지’차림으로 있습니다. 한겨울 고흥에서 바깥은 영 도 밑으로 내려가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우리 집안은 바람이 잘 드나들어 15∼16도쯤 되고, 조금 포근한 날에는 17∼18도쯤 됩니다. 바깥 날씨가 영 도 밑이라면 긴바지를 입을 만하지만, 영 도 밑이 아니라면 반바지를 입어도 안 춥습니다. 그러나 누구는 두툼한 바지를 입어도 이 겨울에 추워요. 왜냐하면, 사람마다 몸이 다르거든요. 이를테면,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사는 사람이 이 나라에 와서 지낸다면 두툼한 솜옷을 입어도 추울 만합니다. 시베리아나 알래스카에서 사는 사람이 이 땅에 와서 지낸다면 어떠할까요? 《조선…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14. 천 원 다발 학교에 간 아들이 전화기 너머로 조른다. “엄마, 멜로디언하고 리코더 갖다 줘!” “너 그럴 줄 알았어.” 어디에 두었더라, 붙박이장을 열었다. 아이들 문구만 두었기에 부피 큰 멜로디언을 쉽게 찾는다. 리코더는 또 어디 있더라, 학교 종이 울리면 어떡하나. 마음이 바쁘다. 단소는 첫째 아이만 썼으니 거기 있을지 몰라. 첫째 아이 무지개 서랍장 맨 밑 칸을 당긴다. 단소를 둔 곁에서 분홍빛 리코더를 찾았다. 차를 몰고 길 건너 학교로 갔다. 아들이 전화 한 뒤로 쭉 문 앞에서 기다렸는지, 돌기둥에 앉았다가 빨간빛 차를 보고 저만치에서 웃으며 달려온다. 창문을 내리고 애써 찾아온 악기를 건넨다. 근데 아들이 손을 내밀다 멈춘다. 손에 든 악기를 빤히 바라보던 아들 낯빛이 갑자기 뾰로통하다. “왜 그래, 늦겠다 얼른 받아?” “쪽팔리게 빛깔이 이게 뭐야? 너무 했다.” “누나들한테서 물려받아 쓰는 거라 괴안아, 다들 그래.” “멜로디언은 크니깐 그럴 수 있다지만, 리코더는 그렇잖아.” 파란빛을 좋아하는 아들이 누나가 쓰던 꽃분홍빛 리코더를 보자 마지못해 건네받고 샐룩샐룩하며 들어간다. 빛깔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겨레를 배달겨레라 한다. 겨레란 ‘한 곳에 오래도록 함께 지내며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삶을 살면서 이루어진 동아리’ 라는 뜻이다. 겨레라는 이런 좋은 우리말을 두고 니혼사람들이 만든 민족이란 말을 즐겨 써서 한민족, 조선민족, 민족해방, 민족학교라고 한다. 또 배달이란 말도 업신여기고 쓰지 않아 구석에 처박혀 죽어간다. 엉뚱하게 “갖다 줌”을 뜻하는 왜말 '배달'이 배달의 민족 하면서 활개를 치고 ..... 우리 겨레는 일찍부터 오늘날 쫑궈 높새고장(동북지역)에서부터 우리 배달땅(이른바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넓은 땅에 걸쳐 살아왔다. 일찍이 빼어난 삶꽃을 꽃피워 스스로를 빛내었고 이웃겨레와 삶꽃을 두루 잘 나누었다. 그 복판이 한밝메(백두산) 둘레다, 라오허밝메(요하홍산) 둘레다, 저 멀리 하늘메(천산)둘레다 할 만큼 널리 퍼져 살아왔음을 땅속에서 나온 것들이 말해준다. 배달이란 말은 '밝달'에서 온 말인데 '밝'은 ‘환하게 밝은’ 이란 뜻이고 '달'은 메나 땅이란 옛말이다. 그러니까 밝은 메, 밝메, 또는 밝은 땅, 밝땅이란 뜻이고 우리겨레가 사는 땅을 말하며 또 밝은 땅에 사는 우리 겨레를 일컫기도 하는 아주 뜻 깊은 말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참보기가 못 되는 틀 [오락가락 국어사전 6] ‘본·보기 = 본보기’라면? 우리말꽃이 참다운 보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즐거우면서 좋은 보기가 되고, 아름다우면서 멋진 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말꽃은 참보기도 좋은보기도 멋보기도 못 되기 일쑤입니다. 낡은 틀을 벗지 못하는 탓이요, 낡은 틀을 알아채지 않는 탓입니다. 낱말책에 모든 낱말을 올리려 하기보다는 덧없거나 쓸모없는 군말을 털어낼 줄 알아야겠고, 올림말로 삼는 낱말을 제대로 깊고 넓게 풀이하면서 이야기할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실력(實力) : 1. 실제로 갖추고 있는 힘이나 능력 2. 강제력이나 무력 힘 : 1. 사람이나 동물이 몸에 갖추고 있으면서 스스로 움직이거나 다른 물건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 작용 2. 일이나 활동에 도움이나 의지가 되는 것 3. 어떤 일을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