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애드버토리얼advertorial 애드버토리얼 : x advertorial : (신문·잡지 속) 기사 형태의 광고 アドバトリアル(advertorial) : 1. 애드버토리얼 2. 기사 형식을 취한 광고. *advertisement(광고) + editorial(편집의) 새뜸(신문)에 글을 쓰는 이들은 일본에서 영어를 따서 쓰듯 ‘애드버토리얼’을 쓰는구나 싶습니다만, 이 영어도 한자말 ‘광고기사’나 ‘홍보문·홍보기사’도 ‘장삿글’이나 ‘파는글’로 풀어낼 만합니다. ㅅㄴㄹ 그는 자기가 쓴 기사를 ‘애드버토리얼’이라고 불렀습니다 → 그는 스스로 쓴 글을 ‘파는글’이라고 했습니다 → 그는 스스로 ‘장삿글’을 썼다고 했습니다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김성호, 포르체, 2023) 76쪽 바이라인by-line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책숲마실 길손빛 ― 제주 〈바라나시 책골목〉 여름이 무르익는 새벽에 마을 앞에서 택시를 타고서 녹동나루로 갑니다. 오늘은 작은아이하고 제주로 이야기마실을 갑니다. 제주 〈노란우산〉에서 8월 동안 ‘노래그림잔치(시화전)’를 열면서 이틀(27∼28) 동안 우리말·노래꽃·시골빛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를 꾸립니다. 환한 아침나절에 배를 네 시간 달리는데, 손님칸(객실)에 불을 켜 놓는군요. 밝을 적에는 햇빛을 맞아들이면 즐거울 텐데요. 손님칸이 너무 밝고 시끄럽다는 작은아이하고 자주 바깥으로 나가서 바닷바람을 쐽니다. 이제 제주나루에 닿아 시내버스로 갈아탔고, 물결이 철썩이는 바닷가를 걸어서 〈바라나시 책골목〉에 들릅니다. 무더운 날씨라지만, 이 더위에는 뜨거운 짜이 한 모금이 몸을 북돋울 만합니다. 집에서건 바깥에서건, 아이라는 마음빛을 품고서 살아가는 어른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시골길이건 서울길(번화가)이건 언제나 즐겁게 맞이하면서 다독이고 삭이자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바라볼 곳은 아이하고 어깨동무할 살림터요, 우리가 쓸 글은 아이하고 노래하듯 여미고 나눌 생각이 흐르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작은아이는 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책숲마실 ― 안양 〈뜻밖의 여행〉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버스길을 살핍니다. 서울서 고흥 가는 버스는 빈자리가 없습니다. 놀이철인 듯싶습니다. 고흥·안산을 오가는 시외버스가 하루 하나 있는데, 빈자리가 많군요. 안양을 들러 〈뜻밖의 여행〉에 책마실을 갈 수 있겠습니다. 여름날 길바닥은 후끈하고 버스나 전철은 서늘합니다. 나무 곁에 서면 시원하지만, 집안에 바람이(에어컨)를 들이는 집이 늘어날 뿐, 마당을 놓고 나무를 심으려는 이웃을 보기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잿집(아파트)하고 부릉이(자가용)를 치우면 서울이나 큰고장에서도 ‘나무 심고 마당 거느리는 집’을 장만할 만해요. 고작 서른·마흔 해조차 버티기 힘든 잿집이 아닌, 두고두고 뿌리내릴 살림집을 헤아리는 마음이 하나둘 늘어야 비로소 이 나라를 뒤엎으리라 생각합니다. 범계나루에서 내려 걸으려는데, 나오는곳에 따라 나왔으나 아리송합니다. 이 나라 어디나 매한가지인데, 길알림판은 뚜벅이 아닌 부릉이한테 맞추더군요. 어린이는 어쩌라고 이 따위일까요? 이웃손님(외국여행자)도 이 나라 길알림판에 고개를 절레절레할 만합니다. 그러나 나라지기·벼슬꾼·글바치는 으레 안 걷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잿터 철없던 아이로 자라던 어린날, 왜 우리 고장에는 높은집이 없나 싶어 서운했습니다. 작은아버지가 사는 서울에 가노라면 으리으리하게 커다란 집이며 하늘을 찌를 듯한 높집이 줄지어요. 서울사람은 서울 아닌 곳을 보면 으레 “여기는 높다란 집도 없으니 발돋움이 더디군.” 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철없는 아이는 천천히 자라며 우람한 잿터란 사람살이하고 동떨어진 잿빛인 뿐인 줄 하나하나 알아차립니다. 풀꽃이 돋고 나무가 자라면서 새가 내려앉고 개구리랑 뱀도 어우러지면서 바람에 날개를 나부끼듯 날며 곱게 춤추는 나비가 함께 있기에 비로소 ‘집’다운 줄 느껴요. 서울에 빼곡한 잿빛집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숲살림을 받아들여 가꾼 터전이 아니기에, 늘 다시짓기(재개발)에 얽매입니다. 잿빛터를 허물면 모두 쓰레기가 될 테지요. 한때 이름을 드날리는 높다란 꽃얼굴이라 하더라도, 머잖아 쓰레기터를 그득그득 채울 잿더미입니다. 우리 삶은 이름꽃일 수 있을까요. 서로 날개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자리바꾸기 겨울이 저물 즈음 돋아나는 들꽃은 찬바람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꽃대를 냅니다. 봄이 무르익으면 2월꽃은 수그러들며 4월꽃이며 5월꽃하고 자리를 바꾸어요. 여름이 다가오면 어느새 봄꽃은 자취를 감추고 여름꽃이 새자리를 차지합니다. 여름이 깊으면 여러 여름꽃이 올망졸망 섞이며 짙푸른 빛깔로 반짝입니다. 봄에는 봄빛으로 잇는 하루라면, 여름에는 여름볕을 후끈후끈 누리면서 한결같이 반짝이는 하루예요. 볕을 반기는 볕나물한테는 ‘가락지나물’하고 ‘쇠스랑개비’란 이름이 더 있습니다. 나물 한 포기를 곁에 두는 사람들은 나물빛을 그대로 마주하면서 이름을 붙여요. 나물마다 다 다른 숨결을 고스란히 읽으면서 즐겁게 만납니다. 사람도 반가이 오가면서 어우러질 적에 서로서로 즐겁게 이름을 부르고 기쁜 오늘 이야기를 마음에 새록새록 품습니다. 우두머리 자리에 앉은 이들은 곧잘 총칼을 앞세워 제 나라 사람들을 억누르다가 이웃나라로 쳐들어갑니다. 이때에 이 바보짓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1. ㄱㄴㄷ 한글을 닿소리에 따라 벌이면 ㄱㄴㄷ으로 흐른다. 이 ‘ㄱㄴㄷ’은 한글을 읽는 길뿐 아니라, 앞뒤나 높낮이를 가르는 자리에 쓸 만하다. 높고 낮음이나 좋고 나쁨을 가릴 적에도 쓸 수 있다. ㄱㄴㄷ : 1. 한글을 읽거나 열거나 매기는 길. 2. 무엇이나 누가, 먼저이고 나중인지 앞뒤를 따지는 길. 3. 높고 낮음·좋고 나쁨·앞과 뒤를 하나하나 가르거나, 어느 잣대나 틀에 따라서 놓는 길. (= 가나다·가나다라. ← 순위, 순번, 순서, 차례, 서열, 등等, 등급, 등수, 등위, 성적成績, 갑을병정) 2. 가난꽃 가난한 사람을 두고 ‘가난뱅이’라 하면서 낮잡곤 한다. 수수하게 ‘가난이’라고만 할 수 있을 텐데, 없거나 모자라거나 적으면 마치 나쁘다고 여기는 말씨이다. 한자말로 가리키는 ‘빈민·저소득층·무산자·영세민’도 다 낮춘다는 결이다. 돈이나 살림이 적더라도 나쁠까? 가난하면서 오붓하게 사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그래서 ‘가난꽃’이나 ‘가난별’처럼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가난꽃 : 가난한 꽃. 가난한 사람을 빗대는 말. 돈이 적거나 살림이 모자란 사람. 돈이나 살림을 넉넉하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 개방적 개방적인 사람 → 트인 사람 개방적인 사고방식 → 열린 생각 개방적으로 보이다 → 허물없어 보이다 개방적 성격이다 → 스스럼없다 / 거리낌없다 개방적으로 운영한다 → 가두지 않는다 / 묶지 않는다 ‘개방적(開放的)’은 “태도나 생각 따위가 거리낌 없고 열려 있는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두지 않다·묶지 않다·가볍다’나 ‘거리낌없다·스스럼없다·허물없다’로 고쳐쓸 만하고, ‘활짝·훨훨·날개·나래·날갯짓·날다’로 고쳐씁니다. ‘열다·트다·풀다·끄르다’나 ‘터지다·벌어지다’로 고쳐써도 되고, ‘드티다·마음껏·마음대로·실컷’으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ㅅㄴㄹ 에이, 관두자. 이런 개방적인 가족 흉내내는 거, 우리같이 스마트한 집엔 너무 창피하다구 → 에이, 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42 바닷방울 낱말책에 실린 말도 많지만, 안 실린 말도 많습니다. 우리말에 있는 말도 많고, 없는 말도 많아요. 우리나라는 숲이며 멧골도 깊으면서 바다를 두루 끼는 삶터요, 냇물이 곳곳에 뻗고 못도 퍽 많은 살림자리입니다. 더구나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네 철이 뚜렷하니 해바람비하고 얽힌 낱말이 꽤 많습니다. 더위를 가리키는 낱말도 추위를 나타내는 낱말도 두루 있고, ‘따스하다·포근하다’처럼 갈라서 쓰기도 해요. 철을 밝힐 적에는 겨울에만 쓰는 ‘포근하다’예요. 물을 보면 ‘물방울’이고, 이슬을 보면 ‘이슬방울’이고, 비를 보면 ‘빗방울’입니다. 딸랑딸랑 소리를 내는 ‘방울’은 물이며 비이며 바다에서 마주하는 ‘방울’에서 따온 낱말이에요. 그런데 ‘물방울·이슬방울·빗방울’에 ‘눈물방울’은 흔히 말해도 막상 바닷물을 놓고는 ‘바닷방울’이라 말하는 사람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41 타는곳 이제는 ‘타는곳’이라는 우리말을 널리 쓰지만, 처음 이 말씨를 기차나루에서 받아들이던 2000년 어귀에 “잘 쓰던 ‘승차장·승차홈·플랫폼’을 왜 안 쓰느냐?”고 따지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는 안 따졌어요. 나이든 분하고 글바치(지식인)만 따졌습니다. 이분들은 익숙한 말씨를 버리고 새말로 나아갈 마음이 얕았어요. 자라나거나 새로 태어날 어린이를 헤아려 ‘갈아타는곳(← 환승역)’이며 ‘내리는곳(← 하차장)’이며 ‘들어오는곳(← 입구)’이며 ‘나가는곳(← 출구)’으로 하나하나 고쳐쓰자는 글을 꾸준히 썼고, 이러한 뜻이 널리 퍼지기를 바랐습니다. 한자말이 나쁘기에 고쳐쓰자는 글을 쓰지 않았어요. 쉽고 상냥하게 쓸 우리말이 있고, “우리 스스로 생각을 기울여 새말을 지을 적에 앞날이 밝다”는 이야기를 펴려고 했습니다. 말을 어른한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우체부 곰》 피브 워딩턴·셀비 워딩턴 김세희 옮김 비룡소 2002.1.28. 이제는 어릴 적만큼 말을 더듬지 않지만, 낯을 가리고 말더듬이로 어린날을 보내면서 “넌 커서 뭐가 되겠니?”라든지 “넌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니?” 같은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말을 안 해도 되는 일이라든지, 굳이 사람들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일까 하고 돌아보다가 ‘우체부’가 보였어요. ‘등기’라면 사람을 마주해야 하지만, 글월집(편지함)에 차곡차곡 꽂고, 글월을 추스르면서 마을길이며 골목이며 고샅을 거니는 우체부라는 길이 말더듬이한테 어울릴 만하리라 여겼습니다. 《우체부 곰》은 글월나름이가 보내는 하루를 보여줍니다. 곰아이(곰인형) 모습인 글월나름이는 언제나 똑같이 하루를 열고 똑같이 거닐고 똑같이 이웃을 마주하고 똑같이 씻고서 똑같이 쉬며 잠자리에 듭니다. 그런데 늘 똑같은 일이라 하더라도 글월나름이가 손에 쥔 글월은 모두 다릅니다. 다 다른 사람들이 노상 새롭게 이야기를 갈무리하면서 주고받는 글월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똑같이 일하지만, 한 해 내내 새롭게 마주하면서 길을 잇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