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꽃 곁말 25 눈엣가시 어린 날부터 아이를 낳아 돌보는 오늘에 이르도록, 저는 스스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여 알아낸 대로 말합니다. 안 보거나 못 본 모습은 말하지 않고, 안 느끼거나 못 느낀 대목도 말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거짓말은 도무지 안 하며 살아요. 누구를 속인다는 생각도, 속여야 할 까닭도 못 느껴요. “에그, 그럴 때는 모르는 척해야지.” 하는 핀잔을, “좀 숨기면 안 돼?” 하는 짜증을 으레 들어요. 바른말을 하며 착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어떻게 모르는 척하거나 숨길까요. ‘바른말’을 어렵게 바꾸면 ‘정론직필·내부고발’입니다. 우리 삶터는 바른말을 매우 꺼려 ‘눈엣가시’로 삼더군요. 온통 꾸밈말에 감춤말에 속임말이 판치지 싶습니다. 바르거나 곧거나 참하거나 착한 말을 싫어하니 저절로 눈가림말이 넘칠 테지요. 아이들도, 저랑 마주하는 이웃님도, 적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의하다 依 노동에 의한 소득 → 일벌이 / 일해서 얻은 소득 전쟁에 의한 참화 → 잿더미 / 싸움 불구덩이 사상은 언어에 의하여 표현된다 → 생각은 말로 나타낸다 소문에 의하면 → 얘기에 따르면 / 말을 들으면 / 들리기로는 실천에 의하여 검증된다 → 해봐야 안다 / 해보면서 밝혀진다 밝혀진 바에 의하면 → 밝혀진 바를 보면 / 밝혀진 바로는 ‘의하다(依-)’는 “무엇에 의거하거나 기초하다. 또는 무엇으로 말미암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거(依據)하다’는 “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하다”라 하고, ‘기초(基礎)하다’는 “근거를 두다”라 하니, 낱말책 말풀이는 겹말풀이인 셈입니다. ‘근거(根據)’는 “1. 근본이 되는 거점 2. 어떤 일이나 의논, 의견에 그 근본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나래짓 어릴 적에는 ‘날개’ 한 마디만 썼고 ‘나래’란 낱말은 ‘나래차기’ 같은 이름을 곧잘 들었어요. 다만 어린이로 살던 무렵에는 ‘날개 = 나래’인 줄 몰랐으니, “날듯이 또는 날면서 발로 차기”가 나래차기인 줄 알면서도 두 낱말을 하나로 엮지 못했습니다. 알려주는 어른을 못 만나기도 했습니다만, 나래짓도 날갯짓도 활갯짓도 막히던 지난날이기에 말길도 마구마구 눌린 삶이었다고 느껴요. 오늘날은 우리말을 마음껏 누린다고 합니다. 억지로 한문이나 일본말이나 영어를 쓰라고 마구 윽박지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스스로 살펴서 말을 가꿀 만하고, 얼마든지 생각날개를 펴고 마음나래를 북돋울 만해요. 거리낌없이 누구나 말글을 펼 만한 나날인데, 오히려 이처럼 트이거나 열린 터전에서 우리말로 기쁘게 노는 몸짓보다는 함부로 망가뜨리는 동냥아치 같은 글꾼을 자주 스칩니다. 손수 심어서 지을 수 있는 삶터에서 왜 빌어먹는 글쟁이 노릇을 할까요? 우리 손으로 돌보며 살찌울 수 있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수다잡이 언짢은 일이 있으면 눈썹새를 찡그리는 사람이 있고, 거북하거나 어이없어도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어요. 짜증스럽기에 이맛살을 찌푸려야 하지 않아요. 마음이 맞지 않아서 참 싫다고 생각하느라 저절로 낯빛에 퍼집니다. 뭔가 막힌다 싶을 적에는 모든 일을 그 자리에서 멈추고 일어나서 하늘바라기를 하며 빛물결을 살핍니다. 하늘빛이 빛물결입니다. 구름덩이가 빛꽃물결이에요. 붓을 잡고서 물감을 입혀도 빛그림을 이루지만, 손가락으로 바람에 대고 척척 글을 써 보아도 빛글일 만합니다. 네가 나빠서 어긋나는 결이 있을는지 모르나, ‘네가 나쁘다는 생각을 내 마음바탕에 심은 탓’에 일그러지는 얼개라고 느껴요. 누가 나쁘거나 좋을 수 없습니다. ‘누가 나쁘거나 좋다는 생각’을 스스로 잣대로 세우는 길이지 싶어요. 아직 풀지 못 했으면 느긋이 풀면 돼요. 글감이 아직 안 나와서 붓을 못 놀린다면 바람을 쐬고 풀꽃을 쓰다듬고 씨앗을 묻고 나무를 쓰다듬어 봐요. 수다잡이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 무게 하중 배낭 무게는 더 나갈 것이다 … 엄청난 무게이다 → 짐 무게는 더 나갈 듯하다 … 무게가 엄청나다 무게 : 1. 물건의 무거운 정도 ≒ 중량(重量) 2. 사물이 지닌 가치나 중요성의 정도 3. 사람 됨됨이의 침착하고 의젓한 정도 4. 마음으로 느끼는 기쁨이나 책임감 따위의 정도 하중(荷重) : 어떤 물체 따위의 무게. ‘무게’, ‘짐 무게’로 순화 얼마나 무거운가를 헤아리는 ‘무게’입니다. 한자말 ‘하중’은 ‘무게’로 고쳐쓸 낱말이라지요. 보기글처럼 ‘무게·하중’을 잇달아 쓸 까닭이 없이 ‘무게’만 쓰면 되고, 뒤쪽에서 “엄청난 하중이다”는 “엄청나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배낭 무게는 족히 3∼4kg은 더 나갈 것이다. 1kg이라도 줄여야 하는 장거리 도보여행자에게 그 정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4 빈그릇 놓는곳 ‘무상급식’이라는 말을 어른들이 으레 써요. 나라를 이끄는 어른도, 벼슬꾼(공무원)이나 길잡이(교사)인 어른도, 아이를 둔 어른도 이 말을 흔히 써요. 그렇지만 아이들은 이 말을 안 씁니다. 모르지요. 어린배움터에 들고 나서 얼마쯤 지나야 비로소 어렴풋이 생각할 텐데, ‘급식실’이라는 말도 낯설면서 어려울 만합니다. ‘무상(無償)’은 “어떤 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음”을 뜻하고, ‘급식(給食)’은 “식사를 공급함. 또는 그 식사”를 뜻한대요. 낱말책에서 뜻을 살펴도 풀이가 안 쉽습니다. “대가나 보상이 없이 식사를 공급함”이 ‘무상급식’일 텐데, 아이들은 이를 얼마나 알아들을까요.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함부로 쓴다는 대목을 얼마나 알까요. 낱말책에서 ‘급식비(給食費)’를 찾아보면 “식사를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풀이합니다. 이 말도 뜻풀이가 어렵습니다. 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숲노래 책숲마실 골목집 하고 잿빛집 사이 (2022.6.21.) ― 인천 〈나비날다〉 ‘골목집’은 골목사람 스스로 골목을 돌보고 가꾸는 삶터입니다. ‘잿빛집(아파트)’은 그냥 목돈을 모아서 사들이는 돈붙이(재산)입니다. 나라에서 자꾸 골목집을 허물어 잿빛집으로 갈아치우려고 할 적에는, 사람들이 스스로 집(보금자리)·마을을 가꾸고 일구고 돌보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빼앗는다고 할 만합니다. 골목사람으로 지낼 적에는 저마다 스스로 골목을 쓸고 정갈히 다스리면서, 나무도 심고 꽃밭에 텃밭을 품지요. 이 골목은 어른으로서는 만남터·쉼터·일터요, 아이로서는 놀이터입니다. 골목을 잃은 아이들은 놀이터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봐요. 노는 아이를 이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숲노래 책숲마실 해바람 (2022.4.6.) ― 김포 〈책방 노랑〉 일산에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작은아이랑 묵은 길손집은 큰길가입니다. 해는 잘 들어오되 미닫이를 열면 새벽부터 부릉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논밭을 까뒤집어 잿빛더미로 바꾸던 첫모습을 보았기에 이 언저리로 오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지난 스물 몇 해 사이에 나무가 우거진 모습 하나는 제법 볼만합니다. 앞으로 스물∼서른 해쯤 지나면 이 고장 잿빛더미를 다 허물고 새로 올려야 한다고 하려나요? 그때에 우람나무는 어떻게 하려나요? 사람들이 잿빛으로 덮은 높다란 집은 모조리 쓰레기일 테지만, 사람 곁에서 죽죽 뻗은 나무는 이 고을을 푸르게 감싸는 숲빛입니다. 새로 삽질을 해야 하더라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 기억 記憶 기억에 오래 남다 → 머리에 오래 남다 / 마음에 오래 남다 기억을 불러일으키다 → 옛 생각을 불러일으키다 / 옛 생각을 불러일으키다 예전의 기억이 희미하다 → 예전 생각이 흐릿하다 기억이 없으신 모양이군요 → 생각이 안 나는 듯하군요 머릿속에 기억되는 이름 →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 컴퓨터에 기억된 프로그램 → 셈틀에 담은 풀그림 오래 기억될 것이다 → 오래 간직될 것이다 / 오래 남을 것이다 조금 흐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 조금 흐렸다고 떠오른다 나를 기억하겠니 → 나를 떠올리겠니 / 나를 생각해 내겠니 별걸 다 기억한다 → 온갖 걸 다 떠올린다 / 온갖 걸 다 되새긴다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 꼼꼼히 되새겼다 / 찬찬히 떠올렸다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다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24 작은님 언니가 있어 언제나 ‘작은아이’였습니다. ‘작은’이란 이름은 마흔 살이 넘든 여든 살이 지나든 매한가지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우리 집 둘째한테 ‘작은아이’란 이름을 씁니다. ‘작다·크다’는 좋거나 나쁘게 가르는 이름이 아닙니다. 그저 앞뒤를 가리려고 붙인 이름입니다. ‘작은아이’라서 물러서거나 입을 다물어야 하는 자리가 수두룩했고, ‘작은아이’인 터라 “워낙 힘이 딸리고 안 될 텐데?” 하는 말을 숱하게 들었어요. 가만히 돌아보면 작기에 잘못을 너그러이 봐주기도 했지만, 작다고 너그러이 보는 눈이 달갑지 않았어요. “날 작은아이라 부르지 말고 내 이름을 부르라고욧!” 하고 으레 외쳤지만, 어른들은 호호호 웃으면서 “쟤가 참 철이 없네.” 하고 여겼습니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생각하다가 우리 집 두 아이를 놓고 어느 때부터인지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