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마침겨룸 아이들은 배움터에 깃들기까지 겨루는 짓을 모르다가, 배움터에 깃들고 나면 너랑 나 사이에 어떤 줄이 있는가를 살피면서 끝없이 겨룹니다. 어린배움터에 앞서 어린이집부터 겨루기 일쑤요, 어른이 쥐어 준 손전화에 있는 누리놀이는 으레 겨룸판입니다. 철마다 겨루고 달마다 겨루면서 자꾸자꾸 줄세우기를 바라보고 길드는데요, 즐길거리 아닌 온갖 겨룸마당으로 어린날이며 푸른날을 보내야 한다면, 우리 아이들 앞날은 어떤 길이 될까요. 이 푸른별에서 우리나라만큼 ‘아이를 안 낳는’ 나라가 없고 ‘아이를 낳고픈 마음이 없는’ 나라도 없다지요. 시달리거나 들볶이면서 어른이 된다면 아이를 낳고플까요? 사랑이며 놀이로 자라지 못한 채 어른이란 몸을 입는다면 사랑으로 아이랑 놀면서 돌볼 수 있을까요? 어디에 눈을 두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착하게 살림을 짓고 참다이 사랑을 속삭이는 하루를 반갑게 맞이하는 터전이어야지 싶어요. 아이들을 사잇겨룸에 마침겨룸에 모둠겨룸에 달겨룸에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같이 더불어 함께, 다르면서 닮은 어느 나라나 겨레가 쓰는 말에든 비슷한말이랑 맞말이 나란히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삶터에 맞게 다 다른 비슷한말하고 맞말이 있어요. ‘비슷한말’이랑 ‘맞말’이라 했는데요, ‘비슷한말’은 이름대로 비슷하지만 다른 낱말을 나타내고, ‘맞말’은 이름대로 맞대거나 맞서는 낱말을 나타냅니다. ‘좋다·싫다’는 맞말입니다. ‘싫다·꺼리다’는 비슷한말입니다. ‘곧·바로·이내·곧바로·막바로’는 비슷한말입니다. ‘느리다·빠르다’는 맞말이지요. 비슷하다고 말할 적에는 “안 같다(같지 않다)”는 뜻이에요. 같으면 그냥 ‘같다’고 하겠지요. 안 같은, 그러니까 비슷할 적에는 ‘닮다’라고도 합니다.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로 ‘어슷비슷·비금비금’이 있습니다. “안 같을” 적에, 그러니까 비슷할 적에는 ‘닮는다’고도 하고 ‘-처럼’을 붙여서 나타내요. “누나처럼 한다”나 “아버지처럼 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꼼꼼히 돌아볼 수 있다면 [오락가락 국어사전 13] 나머지가 되는 말 낱말책이 낱말책다우려면 쓸데없이 실은 낱말을 차근차근 털어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군말을 털고, 낡은 말을 털 노릇입니다.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보니 정작 낱말책을 읽으면서 말을 익히기 어려워요. 돌림풀이는 꼼꼼히 살펴서 가다듬고, 군더더기는 빈틈없이 헤아려서 도려내기를 바랍니다. 꼼꼼하다 : 빈틈이 없이 차분하고 조심스럽다 빈틈없다 : 1. 비어 있는 사이가 없다 2. 허술하거나 부족한 점이 없다 주도면밀(周到綿密) : 주의가 두루 미쳐 자세하고 빈틈이 없음 ‘꼼꼼하다’를 ‘빈틈없다’로 풀이하면 돌림풀이입니다. 뜻풀이를 가다듬어야겠습니다. 그런데 ‘주도면밀’도 ‘빈틈없다’로 풀이하는군요. ‘주도면밀’은 “→ 빈틈없다. 꼼꼼하다”로 다룰 만합니다. 몸소 : 1. 직접 제 몸으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모시다 섣불리 따르지 않습니다. 함부로 뒤따르지 않아요. 아무나 섬기지 않고, 나이가 많거나 훌륭하다는 분이라서 모셔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남을 받들거나 좇아야 하지 않아요. 마음을 바라보기로 해요. 못나거나 못생긴 우리 마음을, 아니 못나지도 잘나지도 않을 뿐더러, 못생기지도 잘생기지도 않은 수수한 우리 숨결을 마주보아요. 우리는 누구나 높거나 낮지 않아요. 물결과 같습니다. 물결이 높을까요, 낮을까요? 물결은 그저 물결이에요. 일렁일 때가 있지만 늘 고스란히 숨빛을 잇습니다. 높여야 할 나도 남도 아닙니다. 그저 사랑으로 맞이하면서 이 빛살을 함께하면 넉넉합니다. 손을 같이 잡아요. 나란히 어깨를 겯어요. 너랑 내가 더불어 누릴 웃음꽃을 피워요. 우리는 상냥하게 노래하면서 참하고 하루를 가꿉니다. 애써 따라가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동무로 지내면 되거든요. 나이가 많이 벌어져도 서로 벗입니다. 잔뜩 배우거나 많이 읽었어도 둘은 사이좋게 짝꿍이 될 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누구라도 누구라도 하면 됩니다. 누구나 할 만합니다. 하던 사람만 해야 하지 않아요. 누구든지 첫길을 열면 되어요. 하다 보면 곧잘 하기 마련입니다. 자주 하지 않으니 낯설어요. 여느 자리에서 언제나 하노라면 어느새 즐길 수 있고, 밭돌이나 밭순이가 된다든지, 뜨개질이 몸에 배거나 살림살이를 널리 누리면서 새삼스럽고도 정갈히 하루를 짓기 마련입니다. 걸핏하면 달아난다지요. 툭하면 내빼고요. 꼬박꼬박 하기보다는 노상 손을 빼다 보면 으레 멀어지고, 자꾸 멀어질수록 삶으로 젖어들지 못합니다. 언제나 첫걸음부터입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기보다는 맑게 마음을 틔워서 살림둥이가 되어 봐요. 억지로 물드는 길이 아닌, 기쁘게 익혀서 삶으로 녹이기로 해요. 엄마젖을 물던 아기가 수저를 쥐고서 스스로 떠먹다가, 어느덧 손수 밥살림을 챙기는 듬직한 살림을 꾸립니다. 처음에는 낯설 만하지만, 첫차림을 활짝 열면 이제부터 그냥그냥 잘하는 우리 모습을 느낄 만해요. 할 일을 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살림꽃’은 ‘육아일기’입니다. 시골에서 두 아이를 돌보며 배운 살림살이 이야기를 짧고 굵게 갈무리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살림꽃 2 살림꽃 우리는 ‘살림의 여왕’이나 ‘살림의 왕’이 될 까닭이 없다. 왜 임금(왕) 타령을 하나? 우리는 꽃이다. 가시내도 꽃, 사내도 꽃이다. 어른도 꽃, 아이도 꽃이다. 서로 꽃순이 꽃돌이가 되어 살림꽃을 짓자. 쉽게 가자. 아이들이 소꿉을 하면서 어깨너머로 살림을 놀이처럼 받아들이듯, 어른도 소꿉살림부터 천천히 하자. ‘키친·주방’이 아닌 ‘부엌’에서 살림을 하자. ‘제로 웨이스트’가 아닌 ‘쓰레기 없는’ 정갈한 살림길을 가자. 말 한 마디가 무어 대수냐고 따지는 이웃이 있는데, 말조차 못 바꾸면서 살림을 어찌 짓나? 말부터 안 바꾸면 살림을 어찌 가꾸나? 아이들한테 아무 밥이나 먹일 생각이 아니라면, 아이들 곁에서 아무 말 큰잔치를 벌이지 말자. 살림길이란 노래길이요 꿈길이다. 살림길이랑 사랑길이며 삶길이다. 가시내도 배우고 사내도 익힐 길이다. 혼자 할 길이 아닌 어깨동무를 하면서 즐겁게 춤추고 노래할 길이다. 그러니 “우리 다같이 서로 다르면서 즐겁게 아름다운 ‘살림꽃’이 되자”고 얘기하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8 왜 안 만들고 짓는가 미처 살피지 못할 적에는 제때나 제자리에 제대로 쓸 낱말을 모릅니다. 서두르지 않으면서 꾸준히 살피려 할 적에는 제때나 제자리에 제대로 쓸 낱말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을 알맞게 잘 하는 사람이 있다면, 꾸준히 살피고 받아들이면서 배운다는 뜻입니다. 말을 아직 알맞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직 꾸준히 살필 줄 모르거나 엉성한 매무새 그대로 살아간다는 뜻이에요. 제가 하는 일을 ‘말꽃짓기(사전집필)’라고 말합니다. 말꽃(낱말책)이라고 하는 책은 으레 ‘엮다’를 써야 어울리지만, 저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말꽃을 쓰는 길을 가기에 ‘말꽃엮기’ 아닌 ‘말꽃짓기’입니다. ‘짓다’라는 낱말은 아직 없지만, 이제 처음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일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선보인 낱말책을 살피면 ‘짓다’라는 낱말을 ‘만들다’라는 낱말로 엉뚱하게 풀이합니다. 두 낱말은 결이 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 불한당 고얀것 저런 불한당 … 고얀 것 → 저런 놈 … 고얀것 → 저런 고얀것 불한당(不汗黨) : 1.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재물을 마구 빼앗는 사람들의 무리 ≒ 명화적·화적 2. 남 괴롭히는 것을 일삼는 파렴치한 사람들의 무리 ≒ 한당 놈 : 1.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2. ‘남자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 3. 사물이나 동물을 홀하게 이르는 말 4. 그 사람을 친근하게 혹은 낮추어 이르는 말 5.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말 6. 그 뒤에 나오는 말이 가리키는 대상을 주로 비관적으로 이르는 말 7.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그 무리를 이르는 말 어떤 ‘놈’이 있습니다. 못마땅하거나 터무니없는 짓을 하기에 ‘놈’이라 하지요. 이런 놈이라면 ‘고얀놈·고얀것’이라고도 합니다. 보기글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쏠쏠하다 반가운 벗은 어떤 가시밭길도 꺼리끼지 않고 찾아와서 손을 잡습니다. 서로 동무가 되니 즐거운 눈빛으로 이야기를 지펴서 좋습니다. 함께 어울리는 사이는 어떤 일이든 넉넉하게 맡으면서 무던하고도 새첩구나 싶은 마음이 됩니다. 걱정은 걱정을 낳는답니다. 어려운 일도 쉬운 일도 없으니 수북수북 쌓인 일이라고 푸념하지 말아요. 어느 일이든 할만합니다. 나쁠 일이란 없어요. 알맞게 풀고 거뜬히 해내 볼까요. 차근차근 하다 보면 쏠쏠히 피어나는 보람이 있으니, 차고 넘치도록 웃음꽃을 피워서 둘레에 나워요. 하늘을 뒤덮은 구름은 비를 뿌리기도 하지만 여름철에 그늘을 베풀기도 합니다. 마음에 가득한 근심으로 두 다리가 무겁다면, 마음에 넘실거리는 기쁨이라면 두 다리가 가벼울 테지요. 무엇을 담뿍 담을까요? 무엇을 듬뿍 펼까요?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나아가는 길이에요. 솔찮이 좋아야만 가는 길이 아닌, 멧더미 같은 수렁이 있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가는 길입니다. 겹겹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살림꽃’은 ‘육아일기’입니다. 시골에서 두 아이를 돌보며 배운 살림살이 이야기를 짧고 굵게 갈무리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살림꽃 1 기저귀 아기는 똥오줌기저귀를 댄다. 똥오줌기저귀를 대려면 소창을 끊어야 한다. 소창을 끊으려면 모시나 삼이나 솜 같은 풀을 길러서 실을 얻어야 한다. 실을 얻으려면 물레를 잣고 베틀을 밟아야 한다. 베틀을 밟아 천을 얻기에 비로소 알맞게 끊어서 요모조모 살림에 쓴다. 오늘 우리는 모시나 삼이나 솜 같은 풀을 기른 다음에 물레랑 베틀을 다뤄 실이며 천을 얻는 길을 거의 잊거나 잃었다. 가게에 가면 천이야 널렸고, 누리가게에서 손쉽게 소창을 장만한다지만, 아기가 가장 반길 기저귀란 어버이가 땅에 심어서 길러내고 얻은 천조각이지 않을까? 우리가 살림꽃을 피우려 한다면 이 얼거리를 생각할 노릇이다. 모두 스스로 다 해내어도 좋다. 이 가운데 하나를 챙겨도 좋다. 어느 길을 고르든 아기가 가장 반길 길이 무엇인지는 알 노릇이다. 아기가 가장 반기는 길을 알고 나서 ‘오늘 나로서 할 만한 길’을 추스르면 된다. ‘무형광·무표백’을 왜 찾는가? 우리가 스스로 실이랑 천을 얻는다면 ‘형광·표백’을 안 하겠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