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9 낮은 하늘에 자주 비가 오는 요즘입니다. 날씨가 흐리면 하늘 높이 만큼 사람들 마음도 가라앉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아이들의 다툼이 잦아진 느낌이 듭니다. 입 밖으로 내뱉는 말과 낯빛에 마음이 드러나기 마련이다보니 그것 때문에 다투는 일이 잦은 것이죠. 아이들에게 서로 울타리를 넘지 말고 싫어하는 말과 짓을 하지 말자고 되풀이해서 말을 하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니 안타깝네요. 아이들 입에서 예쁘고 고운 토박이말만 나오면 다툴 일이 없을 텐데 말이죠.^^ 그런 말음을 담아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만들어 봅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42-45까지 낱말과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노래에서 길을 찾다에 나온 토박이말을 보태서 만들었습니다. 첫소리 실마리만 알려 드리고 뜻은 밑에 낱말과 함께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난 찾기 놀이 때처럼 낱말을 다 찾으시면 빛깔을 입혀 찍은 다음 글갚음(댓글)으로 달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온여름달 열여드레 닷날(2021년 6월 18일 금요일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54 덩둘하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덩둘하다'입니다. 이 말은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 비슷하게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둘 다 바탕 뜻은 '1. 매우 둔하고 어리석다'는 뜻이며 '2. 어리둥절하여 멍하다'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앞에 '(사람이)'를 넣은 것이 다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첫째 뜻으로 쓴 보기월로 "그는 꾀도 없고 눈치도 없는 덩둘한 사람이다,"를 둘째 뜻으로 쓴 보기로는 "덩둘한 표정"을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첫째 뜻으로 쓴 보기월로 "먼저도 말씀드렸지만 영수가 덩둘한 데가 있어서 그런 우스운 꾀에도 잘 넘어간답니다."를 보였고 둘째 뜻으로 쓴 보기월로 "갑자기 사람들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희준이가 덩둘하였다."를 들었습니다. 앞에서 뜻을 보고 '매우 둔하고 어리석다'는 바탕 뜻이 어떻게 '어리둥절하여 멍하다'로 번졌는지 아리송했던 분들도 보기월을 보시고 느낌이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왜 그러는지 까닭을 알 수 없는 일을 보거나 겪었을 때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는 분들은 '덩둘하다'가…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2-스스로가 할 수 없다고...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스스로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그것을 하기 싫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해지지 않는 것이다."야. 이 말씀은 네덜란드의 슬기맑힘이(철학자)인 스피노자 님이 남기신 말씀이야. 앞서 들려 준 적이 있는 다른 말들과 이어져서 비슷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구나. 이 말을 보면서 사람은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무슨 일이든지 해 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거나 할 수 없다는 말이나 생각을 한다는 것은 그것을 하기 싫다는 말이거나 하지 않겠다는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임을 깨닫도록 하는 이 말씀이 오늘날까지 먹히고 있으니 말이지. 이 말을 보고 '뜨끔했다'고 느낌을 말하는 사람을 본 적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내 마음이나 머리에서도 여러 셈 자리잡았었던 것 같기도 한데 너희들은 어떤지 궁금하구나. 다르게 말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길 수 있고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무엇이든 이루어질 수 있다로 바꿔도 되지 싶다. 다른 사람들은 이 말을 이어줄 때 "자신은 할 수 없다고 ..."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나무날 이레말 3 디테일detail 디테일(detail) : [미술] 미술품의 전체에 대하여 한 부분을 이르는 말 detail : 1. (작고 덜 중요한) 세부 사항[세목] 2. (전반적인) 세부 사항들 3. 상세히 알리다[열거하다] ディテ-ル(detail) : 1. 디테일 2. 세목(細目), 상세 3. 부분(화) 우리 낱말책에도 실은 ‘디테일’이지만 ‘작다·작은곳·자잘하다’나 ‘구석·구석구석·귀퉁이’나 ‘테두리·바깥·하나하나’로 풀어내면 됩니다. ㅅㄴㄹ 중요한 부분의 질감과 디테일이 전부 드러나도록 테스트지를 넓게 만들어야 한다 → 돋보일 곳은 결이며 작은 데까지 다 드러나도록 보임종이를 넓게 두어야 한다 → 두드러질 빛결이며 구석구석까지 모두 드러나도록 해봄종이를 넓게 써야 한다 《필립 퍼키스의…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끼니 버릇 나쁜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3쪽부터 5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3쪽 첫째 줄에 52쪽부터 이어져서 ‘여러 가지로 섞어서 먹도록 하자,’가 나옵니다. 이 말은 요즘에는 ‘골고루’라는 말을 많이 쓰다 보니까 쓰는 사람이 없지만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혼식(混食)’이라고 쓰지 않은 것이 더 반갑고 좋았습니다. 둘째 줄에 ‘하루 세 끼’와 ‘끼니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도 ‘1일 1식’, ‘1일 2식’, ‘1일 3식’과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하루 한 끼’, ‘하루 두 끼’, ‘하루 세 끼’라고 하면 참 쉽고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매 끼니마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도 있던데 ‘매(每)’에 ‘마다’의 뜻이 있기 때문에 뜻이 겹치는 말이니까 안 쓰는 게 좋겠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서 ‘영양소를 얻을 수 있도록 차려 보아라.’가 나옵니다. 이 말도 요즘에 쓰는 말로 바꾸면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차려 보아라.’가 될 것입니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53 덩거칠다 요즘 뜨거운 햇볕을 쬐고 비까지 자주 내려서 푸나무들이 아주 잘 자라고 있지 싶습니다. 나무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풀은 잘랐던 것이 다시 쑥 자라 있는 것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 가까이 있는 푸나무들은 사람의 손길이 닿아서 괜찮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숲이나 뫼에는 풀이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고 칡덩굴이 나무까지 뒤덮은 것을 보곤 합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그렇게 뒤엉킨 풀이나 나무를 가리킬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바로 '덩거칠다'인데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풀이나 나무의 덩굴이 뒤엉켜 거칠다'라는 뜻이 있다고 하면서 "돌보는 사람 없이 버려진 마당에는 잡초만 덩거칠게 자라 있다."를 보기월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생김새나 행동 따위가 매우 거칠다'는 뜻으로도 쓴다고 하면서 "얼굴은 덩거칠게 생겼어도 성품은 색시같이 곰살맞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이 보기월을 보니 '덩거칠다'와 맞서는 말로 쓸 수 있는 말이 '곰살맞다'라는 것도 알 수 있네요.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풀이나 덩굴이)이 우거져 거칠다'는 뜻풀이만 하고 보기월은 없습니다. 여러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찬찬히 깊이 알고 싶으면 차근차근 갑니다. 찬찬히 가지 않고서야 깊숙하게 짚지 못해요. 곰곰이 바라보기에 비로소 알아요. 꼼꼼히 보지 않았으면 알맞게 갈 길하고 멀어요. 샅샅이 보면서도 살뜰하지 못하다면, 너무 낱낱이 보다가 그만 짜임새나 얼개가 아닌 겉만 따진 탓이지 싶어요. 골똘히 생각합니다. 앞뒤를 살핀 줄 알았는데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구나 싶어 다시금 가만히 생각합니다. 곧게 가야 할 길일 수 있고, 옳게 곬을 잡아야 할 수 있고, 훌륭하게 가리는 결이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꼬치꼬치 따지지는 말아요. 즐거이 따를 만한 뜻을 찾기로 해요. 말잔치가 아닌, 높은 목소리가 아닌, 뛰어난 재주도 좋은 솜씨도 아닌, 조곤조곤 나누는 수다처럼 즐거이 이룰 얼개하고 뼈대를 세우기로 해요. 빈틈없이 해도 나쁘지 않으나, 자분자분 이야기하면서 차분히 하면 한결 홀가분해요. 반듯하게 해도 안 나쁘지만, 알뜰히 주고받는 말 사이에 여러 소리를 담으면서 앎꽃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흉보다 아이들이 어리석은 여러 어른을 보다가 손가락질을 합니다. 바보스러운 어른을 나무랄 만합니다. 아이들 꾸중질을 가만히 듣고 나서 “너희 말이 모두 옳구나. 이제 꾸중은 넉넉히 했으니, 그 바보 어른은 그만 보기로 하고, 우리가 오늘 지을 즐겁고 사랑스러운 꿈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얘기하자. 우리가 지을 사랑꿈으로 모든 바보스러움을 녹일 수 있어.” 하고 들려줍니다. 이러다가 저도 얄딱구리한 누구를 지청구합니다. 얄궂은 짓을 일삼는 누구를 흉보는 저를 보는 곁님이 “여보, 그대도 똑같지 않아?” 하고 나무랍니다. 가만 보면 그렇지요. 까는 사람이나 깔보는 사람이나 똑같습니다. 아이들을 타이르기 앞서 저부터 다독여야겠어요. 우리가 기운을 잃거나 고단하다면 우리 마음을 다른 곳에 쓰느라 스스로 흐무러진 탓이지 싶어요. 참다운 나를 마주하기보다 둘레에 자꾸 마음을 빼앗기니까 녹초가 되어 주저앉겠지요. 바보짓을 일으키는 이들을 보다가 어쩐지 주눅들고 풀죽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하루’는 전남 고흥에서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책숲(도서관)을 꾸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말꽃을 짓는 길에 곁에 두는 책숲에서 짓는 하루 이야기인 ‘책숲하루 = 도서관 일기’입니다.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13. 엑기스 서너 해쯤 앞서 “영어 손질 꾸러미(영어 순화 사전)”를 갈무리하면 좋겠다고 여쭌 분이 ‘엑기스’란 낱말을 놓고 한참 헤매고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왜 힘들지?’ 하고 아리송했어요. 그분은 ‘엑기스’가 영어가 아닌 일본말인 줄 알기는 하지만 어떻게 풀거나 옮겨야 할는지 못 찾았다고 하셔요. 일본말이나 영어나 한자말이나 독일말, 또는 네덜란드말이나 포르투갈말이나 에스파냐말을 쓴대서 잘못이 아닙니다. 생각을 안 하는 채 쓰기에 말썽이 됩니다. ‘엑기스’ 같은 얄딱구리한 말씨가 이 땅에 깃들기 앞서도 ‘엑기스란 말로 가리킬 살림’은 이 땅에도 어엿하게 있습니다. 그러니 예전에 살림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가리켰을까 하고 생각하면 돼요. 또는 시골에서 살림하는 사람들 말씨를 헤아리면 되고, 집에서 수수하게 살림지기 노릇을 하던 할머니나 어머니 말씨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13 준비 땅 요즈음은 ‘요이 땅(ようい どん)’ 같은 일본말을 우리나라에서 함부로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준비(準備) 땅’으로 고쳐서 쓰니까요. 그렇지만, ‘준비 땅’이라는 말마디도 우리말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일본말 ‘ようい(用意)’를 다른 한자말 ‘준비(準備)’로 바꾸기만 했을 뿐이니까요. 일본사람은 총소리를 ‘땅’으로 적습니다. 우리나라는 총소리를 ‘탕’으로 적어요. 일본에서는 너른터·큰마당에서 겨루거나 달리려 하는 자리에서 으레 총을 쏘며 알린다고 합니다. 이때에 퍼진 말씨라고 하는 “요이 땅(준비 땅)”인데요, 막상 달리기를 지켜보면, 몸짓을 셋으로 나눕니다. 이 몸짓을 우리는 예부터 “준비이이, 땅!”이라 하지 않고, “하나, 둘, 셋!”이라 했습니다. 달리기를 하는 자리에서 셈을 셋 세면서 함께 첫발을 뗀다면, 우리말로는 수수하게 “하나 둘 셋”이라 하면 됩니다. 몸짓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