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누구라도 누구라도 하면 됩니다. 누구나 할 만합니다. 하던 사람만 해야 하지 않아요. 누구든지 첫길을 열면 되어요. 하다 보면 곧잘 하기 마련입니다. 자주 하지 않으니 낯설어요. 여느 자리에서 언제나 하노라면 어느새 즐길 수 있고, 밭돌이나 밭순이가 된다든지, 뜨개질이 몸에 배거나 살림살이를 널리 누리면서 새삼스럽고도 정갈히 하루를 짓기 마련입니다. 걸핏하면 달아난다지요. 툭하면 내빼고요. 꼬박꼬박 하기보다는 노상 손을 빼다 보면 으레 멀어지고, 자꾸 멀어질수록 삶으로 젖어들지 못합니다. 언제나 첫걸음부터입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기보다는 맑게 마음을 틔워서 살림둥이가 되어 봐요. 억지로 물드는 길이 아닌, 기쁘게 익혀서 삶으로 녹이기로 해요. 엄마젖을 물던 아기가 수저를 쥐고서 스스로 떠먹다가, 어느덧 손수 밥살림을 챙기는 듬직한 살림을 꾸립니다. 처음에는 낯설 만하지만, 첫차림을 활짝 열면 이제부터 그냥그냥 잘하는 우리 모습을 느낄 만해요. 할 일을 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살림꽃’은 ‘육아일기’입니다. 시골에서 두 아이를 돌보며 배운 살림살이 이야기를 짧고 굵게 갈무리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살림꽃 2 살림꽃 우리는 ‘살림의 여왕’이나 ‘살림의 왕’이 될 까닭이 없다. 왜 임금(왕) 타령을 하나? 우리는 꽃이다. 가시내도 꽃, 사내도 꽃이다. 어른도 꽃, 아이도 꽃이다. 서로 꽃순이 꽃돌이가 되어 살림꽃을 짓자. 쉽게 가자. 아이들이 소꿉을 하면서 어깨너머로 살림을 놀이처럼 받아들이듯, 어른도 소꿉살림부터 천천히 하자. ‘키친·주방’이 아닌 ‘부엌’에서 살림을 하자. ‘제로 웨이스트’가 아닌 ‘쓰레기 없는’ 정갈한 살림길을 가자. 말 한 마디가 무어 대수냐고 따지는 이웃이 있는데, 말조차 못 바꾸면서 살림을 어찌 짓나? 말부터 안 바꾸면 살림을 어찌 가꾸나? 아이들한테 아무 밥이나 먹일 생각이 아니라면, 아이들 곁에서 아무 말 큰잔치를 벌이지 말자. 살림길이란 노래길이요 꿈길이다. 살림길이랑 사랑길이며 삶길이다. 가시내도 배우고 사내도 익힐 길이다. 혼자 할 길이 아닌 어깨동무를 하면서 즐겁게 춤추고 노래할 길이다. 그러니 “우리 다같이 서로 다르면서 즐겁게 아름다운 ‘살림꽃’이 되자”고 얘기하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8 왜 안 만들고 짓는가 미처 살피지 못할 적에는 제때나 제자리에 제대로 쓸 낱말을 모릅니다. 서두르지 않으면서 꾸준히 살피려 할 적에는 제때나 제자리에 제대로 쓸 낱말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을 알맞게 잘 하는 사람이 있다면, 꾸준히 살피고 받아들이면서 배운다는 뜻입니다. 말을 아직 알맞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직 꾸준히 살필 줄 모르거나 엉성한 매무새 그대로 살아간다는 뜻이에요. 제가 하는 일을 ‘말꽃짓기(사전집필)’라고 말합니다. 말꽃(낱말책)이라고 하는 책은 으레 ‘엮다’를 써야 어울리지만, 저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말꽃을 쓰는 길을 가기에 ‘말꽃엮기’ 아닌 ‘말꽃짓기’입니다. ‘짓다’라는 낱말은 아직 없지만, 이제 처음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일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선보인 낱말책을 살피면 ‘짓다’라는 낱말을 ‘만들다’라는 낱말로 엉뚱하게 풀이합니다. 두 낱말은 결이 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찾기놀이 #온봄달 #3월 #터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토박이말 찾기 놀이]온봄달(3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참 날이 잘 간다는 말을 저도 모르게 자주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날이 바뀌고 난 뒤에야 잠자리에 들어서 때알이 소리에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고 씻은 뒤 집을 나서는 때가 거의 같습니다. 배곳에 가자마자 토박이말 글을 올리고 나누다가 아이들 꿈책 읽는 것을 챙겨 보고 옛이야기 한 자락 들려 주고 나면 짜인 배움을 돕는 일이 이어집니다. 어제 뒤낮 배곳을 옮기고 처음으로 토박이말 갈침이(교사) 동아리를 했습니다. 일을 맡으신 박민정 부장님께서 야무지개 알리셨는지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해 주셔서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토박이말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가지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뒤 다음 달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과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만남 때는 도움을 받고 싶은 게 있으시면 미리 이야기해 주십사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앞에서 이끄는 모임이 아닌 때로는 뒤에서 밀기도 하고 옆에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31. 꽃돈 첫째 아이가 첫 배움꽃돈(장학금)을 탄다. 어느 곳에서 꽃돈을 준다는 말을 듣고 고등학교 1학년 성적을 떼어서 부친다. 대학원생 둘, 대학생 하나, 고등학생 스물둘을 뽑아 임하 서암당에서 장학금을 건넨다. 옛집 문턱을 넘어 마당에 들어서니 우리를 부른다. 사람들이 부른 쪽에서 이름을 적고 그곳 사람을 따라 마당에 펼쳐 놓은 자리로 갔다. 자리마다 태극기를 하나씩 놓았다. 우리는 태극기를 보고서야 삼일절인 줄 알았다. 학생들은 들어오는 대로 마당에 펼쳐 놓은 제 자리에 앉고 나는 커피 한 잔을 받아 집 둘레를 돈다. 돌조각상 밑에 새겨 놓은 글이 있다. 멈춰서 읽는다. ‘하루를 살아도 불꽃처럼’ 가만히 보니 꽃돈을 주는 사람을 돌로 깎아서 세웠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단다. 해마다 3월 1일에 꽃돈을 건네고 치사랑(효)도 널리 알린다. 치사랑(효행)을 편 아이들까지 서른일곱이 꽃돈을 받는다. 이곳 어른이 살아온 이야기를 누가 말한다. 맨주먹으로 집을 나서서 부산인가 서울인가 저잣거리에 처음으로 터를 잡아 큰돈을 벌면서 열다섯 해째 젊은이들한테 꽃돈을 준단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터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나물 #남새 #푸성귀 #야채 #채소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토박이말 살리기]나물과 남새 지난 두날(화요일) 배움이들과 봄나들이를 갔습니다. 때가 때인 만큼 멀리 가지는 못했고 배곳(학교) 둘레에 좋은 곳이 있어서 그곳을 한 바퀴 돌고 왔지요. 배움이들을 데리고 나가기 앞서 가 볼 곳에 가서 살펴보고 왔습니다. 나가 보니 여러 가지 풀이 있었는데 이름을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것은 알려드리고 모르는 것들은 함께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것은 이름에 ‘풀’이 붙어 있고 어떤 것에는 ‘나물’이 붙어 있는데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드렸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우리 둘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광대나물’이 있습니다. ‘광대나물’이라는 이름은 꽃의 생김새가 광대가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릴 때 부드러운 것을 데쳐서 무쳐 먹으면 아주 맛있답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그렇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에 ‘나물’을 붙여 놓으셨습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좋은말씀 #명언 #터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3-삶에서 가장 슬픈 세 가지, 어제는 네 돌 토박이말날이었어. 올해도 우리끼리 하는 잔치로 그치는 줄 알았는데 뜻밖의 반갑고도 고마운 기별이 있었단다.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마련한 잔치도 우리문화신문과 경남도민일보에서 널리 알려 주어서 참 고마웠다. 무엇보다 경상남도의회 박옥순 의원님께서 5분 자유발언으로 '도립 말글터'를 세울 것을 제안하는 말씀과 더불어 경남신문에 '토박이말날'을 알리는 글을 실어 주셔서 더 고마웠지. 지난해 한글날을 앞뒤로 창원시의회 이우완 의원님께서 창원시 국어진흥조례를 고쳤다는 기별을 받고 반갑고 고마워서 글을 썼었단다. 그리고 경상남도의회 박옥순 의원님께서 경상남도 국어진흥조례를 새롭게 만들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기뻤는데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났으니 내 마음이 어땠을지 너희도 알겠지? 이런 일이 있기까지 드러나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신 경남도민일보 이혜영 기자님과 경상남도의회 진영원 정책지원관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거듭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 불한당 고얀것 저런 불한당 … 고얀 것 → 저런 놈 … 고얀것 → 저런 고얀것 불한당(不汗黨) : 1.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재물을 마구 빼앗는 사람들의 무리 ≒ 명화적·화적 2. 남 괴롭히는 것을 일삼는 파렴치한 사람들의 무리 ≒ 한당 놈 : 1.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2. ‘남자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 3. 사물이나 동물을 홀하게 이르는 말 4. 그 사람을 친근하게 혹은 낮추어 이르는 말 5.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말 6. 그 뒤에 나오는 말이 가리키는 대상을 주로 비관적으로 이르는 말 7.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그 무리를 이르는 말 어떤 ‘놈’이 있습니다. 못마땅하거나 터무니없는 짓을 하기에 ‘놈’이라 하지요. 이런 놈이라면 ‘고얀놈·고얀것’이라고도 합니다. 보기글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쏠쏠하다 반가운 벗은 어떤 가시밭길도 꺼리끼지 않고 찾아와서 손을 잡습니다. 서로 동무가 되니 즐거운 눈빛으로 이야기를 지펴서 좋습니다. 함께 어울리는 사이는 어떤 일이든 넉넉하게 맡으면서 무던하고도 새첩구나 싶은 마음이 됩니다. 걱정은 걱정을 낳는답니다. 어려운 일도 쉬운 일도 없으니 수북수북 쌓인 일이라고 푸념하지 말아요. 어느 일이든 할만합니다. 나쁠 일이란 없어요. 알맞게 풀고 거뜬히 해내 볼까요. 차근차근 하다 보면 쏠쏠히 피어나는 보람이 있으니, 차고 넘치도록 웃음꽃을 피워서 둘레에 나워요. 하늘을 뒤덮은 구름은 비를 뿌리기도 하지만 여름철에 그늘을 베풀기도 합니다. 마음에 가득한 근심으로 두 다리가 무겁다면, 마음에 넘실거리는 기쁨이라면 두 다리가 가벼울 테지요. 무엇을 담뿍 담을까요? 무엇을 듬뿍 펼까요?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나아가는 길이에요. 솔찮이 좋아야만 가는 길이 아닌, 멧더미 같은 수렁이 있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가는 길입니다. 겹겹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살림꽃’은 ‘육아일기’입니다. 시골에서 두 아이를 돌보며 배운 살림살이 이야기를 짧고 굵게 갈무리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살림꽃 1 기저귀 아기는 똥오줌기저귀를 댄다. 똥오줌기저귀를 대려면 소창을 끊어야 한다. 소창을 끊으려면 모시나 삼이나 솜 같은 풀을 길러서 실을 얻어야 한다. 실을 얻으려면 물레를 잣고 베틀을 밟아야 한다. 베틀을 밟아 천을 얻기에 비로소 알맞게 끊어서 요모조모 살림에 쓴다. 오늘 우리는 모시나 삼이나 솜 같은 풀을 기른 다음에 물레랑 베틀을 다뤄 실이며 천을 얻는 길을 거의 잊거나 잃었다. 가게에 가면 천이야 널렸고, 누리가게에서 손쉽게 소창을 장만한다지만, 아기가 가장 반길 기저귀란 어버이가 땅에 심어서 길러내고 얻은 천조각이지 않을까? 우리가 살림꽃을 피우려 한다면 이 얼거리를 생각할 노릇이다. 모두 스스로 다 해내어도 좋다. 이 가운데 하나를 챙겨도 좋다. 어느 길을 고르든 아기가 가장 반길 길이 무엇인지는 알 노릇이다. 아기가 가장 반기는 길을 알고 나서 ‘오늘 나로서 할 만한 길’을 추스르면 된다. ‘무형광·무표백’을 왜 찾는가? 우리가 스스로 실이랑 천을 얻는다면 ‘형광·표백’을 안 하겠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