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갖가지 말이 안갯속에 잠겼지만 [오락가락 국어사전 8] 얽히고설킨 말풀이 우리 낱말책은 갖가지 말을 알맞게 다루기보다는 가지가지 말을 어지럽게 범벅해 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낱말책이 낱말책답게 못 섰구나 싶습니다. 낱말책이 낱말책으로 힘을 제대로 내려면 온갖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을 되는대로 실으려 하기보다는, 우리가 알맞게 쓰면서 제대로 생각을 밝히도록 이끌 낱말을 슬기롭게 풀어내고 보여주는 몫을 맡아야지 싶어요. 이제는 안갯속에서 빠져나와야지 싶습니다. 각종(各種) : 온갖 종류. 또는 여러 종류 ≒ 각색·각가지 각색(各色) : 1. 갖가지의 빛깔 2. = 각종(各種) 각가지(各-) : 각기 다른 여러 가지 ≒ 각항 각항(各項) : 1. 각각의 항목 2. = 각가지 각기(各其) : 1.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 2. 각각 저마다 각각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19. 범옷 우리 집에 같은 띠는 용띠 둘, 원숭이띠 둘이다. 돼지띠는 하나이다. 아빠하고 아들은 용띠이고 엄마하고 큰딸은 원숭이띠, 작은딸을 할머니하고 같은 돼지띠이다. 용띠끼리는 서른여섯 살 차이가 나고 원숭이띠끼리는 스물넷, 돼지띠끼리는 예순 터울이다. 곁님은 두 딸 배내꿈을 꾸고 나는 아들 배내꿈을 꿨다. 아들이 열 살 무렵, 뜻대로 안 되어 골을 내는데, 스스로한테 풀어 몸을 다친다. 학교에서 꾸지람을 들으면 낮에 나오는 밥을 굶는다. 밥 굶는다고 집에서처럼 누가 달래 주지도 않는데 배가 고파도 안 먹는다. 밖에서 동무한테 한 대 얻어맞아 아프면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리든지, 누가 때리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으면 되는데, 아들은 운다. 잘 울어서 동무하고 어울리지 못할까 싶어 늘 한숨이 나왔다. 시월이 되었다. 풀죽지 말라고 아들을 북돋는다. 이튿날이 열 돌이다. 토요일에 동무를 집으로 부르고 잔치를 벌이기로 했다. 나는 잠옷 하나를 마련했다. 태어난 날 아침에 아들을 기쁘게 달래면서 학교에 보내고 싶었다. 늦잠 자는 아들을 깨우면서 빛꾸러미(선물)를 건넸다. “자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그지없다 - 끝이 없다. ㉥반갑기 그지없다. ㉥기쁘기 그지없다. 기리다 - 좋은 일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추어주다 (<ㅡ칭찬하다. 찬사를 드리다). ㉥그분 사랑을 기리고자 이 자리에 소나무를 심는다. 길눈 - 한 길이나 될 만큼 많이 쌓인 눈. 한 자 깊이로 온 눈은 ‘잣 눈’이라고 함. ㉥그 해 겨울 멧골에는 길눈이 쌓여 오도가도 못했다. 길섶- 길 가장자리. ㉥고갯마루에 올라 보니 길섶에 가시게 나물이 잔뜩 나 있었다. 깃다 - 논밭에 김이 많이 나다. ㉥한 달 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논밭에 기음이 깃고 집안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다. 꼭뒤 - 머리 뒤쪽 한가운데. ㉥꼭뒤에 부은 물이 발뒤꿈치로 흐른다 꼽다 - 수를 셈하려고 손가락을 꼬부리다. ㉥할머님이 오실 날이 며칠이나 남았나 꼽아 본다. ㉥한가위를 손꼽아 기다린다. 꽃샘 - 이른 봄철 꽃 필 무렵에 오는 추위. ‘잎샘’이란 말도 있음. ㉥꽃샘, 잎샘에 햇늙은이 얼어 죽는다 꿇리다 - 무릎을 꿇게 하다. ‘꿇다’ 입음꼴. ㉥무릎을 꿇리고 꾸짖었다. 나루 - 가람이나 좁은 바다 목에서 배가 건너다니는 곳. ㉥저녁에 나루에 닿았을 때 배는 저만치 가람 한가운데 떠 있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37쪽부터 3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놀랍게도 37쪽 첫째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세 낱말을 빼고는 모두 다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첫째 줄부터 둘째 줄까지 있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우리 몸에 피가 잘 돌고 숨도 잘 쉴 수 있다.”는 요즘 책이라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우리 몸의 혈액 순환이 잘 되고 호흡도 잘 할 수 있다.”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마음대로 움직인다’, ‘피가 잘 돈다’, ‘숨도 잘 쉴 수 있다’는 말이 참 쉽고 좋습니다. 셋째 줄부터 일곱째 줄까지 이어진 “여러분이 책상 앞에 앉을 때에 허리를 구부리고 앉거나, 옆으로 비스듬히 기대고 앉으면 가슴이 오므라들어서 허파와 염통이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한다.”에서는 ‘책상’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글에 나왔던 ‘허파’와, ‘염통’도 또 나왔네요. 옛날 배움책에서는 ‘폐’와 ‘심장’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음을 똑똑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곱째 줄부터 아홉째 줄에 걸쳐 있는 “또, 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모두 우리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우리말 ‘사람’을 깊고 넓게 풀이해서 들려주는 어른은 여태 거의 못 봅니다. 영어나 한자를 뜯고 풀이하는 사람만 수두룩합니다. ‘인간’이라는 한자에서 ‘人’이 서로 기대는 모습이라고 풀이하는데, 정작 ‘ㅅ’이라는 한글도 서로 기대는 모습이라고 풀이하는 사람은 없다시피 하고, ‘間’이라는 한자가 ‘사이’를 가리킨다고 말하면서도 ‘사람·사이’란 낱말이 똑같이 ‘사’가 들어가는 대목을 말밑으로 풀어내는 사람도 참 드뭅니다. 우리가 모두 사람이라면, 들꽃 같고 들풀 같은 수수한 사랑이라면, 씨앗이요 씨알인 살림이라면, 돌이순이요 순이돌이요 풀꽃사람인 삶이라면 서로 푸르게 돌보는 마음을 일으켜서 포근하게 어우러지는 길을 열면 좋겠습니다. 푸르게 돌볼 줄 안다면, 포근히 토닥일 줄 알 테지요. 뭇사람이 서로 돌봄지기가 되고 돌봄빛이 될 만해요. 다들 포근님이 푸근빛이 될 만합니다. 할머니가 포근히 다독이는 손길로 아픈 데가 씻은 듯이 사라지듯,…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1. ‘씨’하고 ‘님’ 사이에서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 삶을 나타냅니다. 아름답게 잘 쓰는 말이 넘실거린다면 우리 삶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거칠거나 딱딱한 말이 넘실거린다면 우리 삶이 거칠거나 딱딱하다는 뜻입니다. 이웃나라에서 총칼로 쳐들어와서 억누르던 무렵인 ‘일제강점기’에는 일본말이나 일본 말씨가 흘러넘쳤어요. 사람한테 금을 매겨서 위아래로 가르던 조선 무렵에는 여느 사람들 말씨하고 벼슬아치·임금·글쟁이 말씨가 뚜렷하게 갈렸어요. 우리 삶터를 살피면 총칼나라가 물러난 1945년 뒤로 아름길(민주)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사슬길(독재)이 판쳤어요. 사람들이 마음껏 말을 하거나 일을 하거나 어울리기 어려운 사슬길이 열 해 스무 해 서른 해가 흐르는 사이, 여느 말씨를 비롯하여 글이나 책이나 배움터 말씨가 갇히거나 얽매였습니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터전처럼 위아래로 가르는 말씨였습니다. 생각에 날개를 달도록 하기보다는, 총칼이나 힘이나 돈으로 윽박지를 뿐 아니라, 이제는 배움수렁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참우리말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꼲다 #평가하다 [토박이말 살리기]1-20 꼲다 설날 구순하고 즐겁게 잘 쇠셨습니까?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새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고 늘 알음이 함께하시길 비손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평가하다'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 '꼲다'입니다. 이 말을 말집(사전)에서는 '잘잘못을 따져 평가하다' 또는 '(사람이 실적을) 잘잘못을 가려서 평가하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풀이 끝에 '평가하다'라는 말도 있지만 앞에 있는 '잘잘못을 따지거나 가리는 것'이 '평가'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말집(사전) 풀이 아래에 다음과 같은 보기월(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한 명씩 불러내어 성적을 꼲았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 일기가 하도 좋으니까 시험 성적을 꼲기에 피로한 선생님들까지 운동장에 나와서 테니스 선수들과 공을 치고...(염상섭, 모란꽃 필 때) 이 말은 꼲아 [꼬나], 꼲으니 [꼬느니], 꼲는 [꼰는], 꼲소 [꼰쏘]처럼 쓰이고 비슷한말로 '꼬느다'가 있다고 풀이를 해 놓을 것을 보면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가리키다 - 손가락이나 그와 비슷한 것으로 과녁을 겨누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 가말다 - 일을 맡아하다. ᄀᆞᄋᆞᆷ알다>가말다. ㉥자네가 그 일을 가말 수 있겠나? 가멸다 - 가진 것이 많다. 살림이 넉넉하다. ‘가난하다’와 맞선말. ㉥그 사람은 가멸은 사람이다. 가물 - 오래도록 비가 오지 않음. (한)가뭄, 가물음. 오랫동안 가무는 것을 ‘가물 들다’라 함. ㉥가물에 콩 나듯. 가풀막 - 가파른 땅 바닥. (한)가팔막. ㉥땀을 뻘뻘 흘리며 가풀막을 올라갔다. 가풀막지다 - 땅이 가파르게 비탈이지다. ㉥가풀막진 고갯길을 손수레를 끌고 힘겹게 올라갔다. 간니 - 젖니가 빠진 뒤에 다시 나는 이. (<ㅡ영구치). ㉥오늘아침 우리 아이 젖니 빠진 자리에 간니가 처음 나왔다. 간추리다 - 골라서 가지런히 추리다. ㉥종요로운 것만 간추려 말해 봐요. 갖다 - 고루 갖추어 있다. (<ㅡ구비하다.) ㉥연장이 갖은 일터에서는 일하기가 좋다. ㉥갖은 양념, 갖은 아양. 갸륵하다 - 하는 일이 착하고 거룩하다. ㉥갸륵한 젊은이 거르다 - 찌끼나 건더기가 있는 국물을 체 따위에 밭이어 국물만을 짜내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바이말바라기 #설인사 #빎말 #덕담 #토박이말 #터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설날 #설 [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설인사 바꿔 보기 ] 해다마 설이 되면 서로 나누는 인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토박이말바라기에서도 설을 앞두고 설인사를 좀 바꿔 보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내 놓은 '설인사 바꾸기'에 여러분도 함께해 주시고 널리 알려 주시면(공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흔히 많이 하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와 같이 남에게 시키는 듯한 말보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바람을 담은 말을 주고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설날/명절 되세요."와 같이 설날이나 명절에게 하는 듯한 말보다는 "설날 구순하고 즐겁게 잘 쇠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토박이말을 잘 살린 말을 주고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빎말(덕담)도 손아랫사람, 손윗사람 가리지 않고 " ~하세요."와 같이 시킴꼴의 말보다 옛날 어른들께서 마치 좋은 일이 일어난 것처럼 해 주시던 말처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손아랫사람은 손윗분들의 튼튼함을 기뻐해 드리고 손윗분은 손아랫사람이 하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적' 없애야 말 된다 공식적 공식적 권한 → 열린 힘 / 나라가 준 힘 공식적 입장 → 밝히는 바 공식적 관계를 맺다 → 두루 사귀다 / 터놓고 사귀다 공식적으로 거론하다 → 널리 얘기하다 공식적 이해는 한계가 있다 → 널리 알리기는 어렵다 공식적인 틀을 갖추다 → 너른 틀을 갖추다 공식적인 사과를 할 것을 → 사람들 앞에서 빌라고 / 널리 뉘우치라고 ‘공식적(公式的)’은 “1. 국가적으로 규정되었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된 2. 틀에 박힌 형식이나 방식에 딱 들어맞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널리·고루·두루’나 ‘열린·트인·터놓다’나 ‘앞·앞길’로 풀어낼 만하고, ‘꿋꿋하다·씩씩하다’나 ‘밝다·환하다·하나하나’나 ‘마음껏·실컷·스스럼없이·홀가분하다’로 풀어내면 됩니다. ‘밝히다·알려지다·드러나다’나 ‘이름·나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