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말/숲노래 우리말 곁말 54 손글씨 이불이라면 손힘으로만 빨래하기 벅차 발힘을 보태었기에 ‘발빨래’라 할 만한데, 손으로건 발로건 그저 ‘빨래’라고만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사람손이 아닌 틀(기계)을 다루면서 ‘틀빨래(기계빨래)’를 하기에 따로 ‘손빨래’란 낱말이 태어납니다. 글살림도 오래도록 손수 붓을 쥐어 적었기에 굳이 ‘손글’이라 안 하고 ‘글’이라고만 했으나, 이제는 손으로 남기는 글은 ‘손글’이요 ‘손글씨’입니다. 요사이는 종이에 이름꽃(도장)을 굳이 안 찍어도 되어요. ‘서명·사인’을 하면 된다지요. 그런데 한자말 ‘서명’하고 영어 ‘사인’은 “손으로 글씨를 써 넣으라”는 뜻입니다. 아직 국립국어원 낱말책에는 안 오르지만 ‘손글·손글씨’라는 낱말을 쓰면 어린이부터 누구나 쉽게 알아들으면서 손빛을 밝히리라 생각합니다. 손으로 쓰거든요. 손빛을 살리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책숲마실 하루 ― 인천 〈시와 예술〉 날마다 나무를 바라보노라면, 이렇게 춤을 잘 추면서 아름답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인천을 떠나던 2010년 가을에 곁님하고 “우리는 나무로 우리 집을 빙 두를 수 있고, 마당에서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보금자리를 누리자”고 생각했습니다. 곁님은 ‘시골 아닌 멧골’로 가기를 바랐기에, 아직 머무는 시골은 작은 보금자리요, 앞으로는 너른 보금터인 멧숲을 누리려는 꿈을 그려요. 인천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에도, 큰아이를 2008년에 낳고서 같이 골목마실을 하는 사이에도, 큰고장이며 서울에서 자라나는 나무는 늘 ‘춤스승’이었습니다. 작은 골목집에서 지붕을 덮는 나무도, 길거리에서 매캐한 기운을 걸러내는 나무도, 바닷물결 소리를 내면서 춤추기에 누구나 숨쉴 수 있다고 느꼈어요. 칠월 한복판은 한여름이기에 한 해 가운데 햇볕을 가장 신나게 듬뿍 누리는 철입니다. 둘레에서는 이맘때가 가장 덥다고 여기거나 놀이철(휴가시즌)로 치는 듯싶으나, 실컷 햇볕을 머금으면서 몸을 살찌우고, 신나게 땀을 쏟으면서 찌꺼기를 내놓는 나날로 맞아들입니다. 어제 〈시와 예술〉을 들렀으나 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책숲마실 이제는 ― 고흥 〈더바구니〉 드디어 모든 시끌짓(선거유세차량)이 끝난 어느 날입니다. 곰곰이 보면 그들(정치꾼·공무원)은 늘 시끄럽습니다. ‘일하는’ 사람은 일을 자랑삼아 떠들지 않는데, 그들은 뭘 했다고 떠들고 뭘 하겠다며 떠듭니다. 굳이 잘난책(베스트셀러)을 안 읽습니다. 잘났다고 떠들썩하게 온갖 곳에 알림글로 채우는 책은 속이 비었거든요. 빈수레는 시끄럽습니다. 빈책(공허한 베스트셀러)은 자꾸자꾸 알림글을 여기저기 목돈을 띄워서 떠듭니다. 삶을 삶답게 새로 읽으려고 할 적에 비로소 책집에 깃들어 스스로 차분히 하루를 되새길 만하지 싶습니다. 쇳덩이(자동차)를 내려놓고서 마을책집으로 천천히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달리지 않는다면, 삶을 삶답게 읽을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쇳덩이를 빨리 달려 부릉부릉 끼이익 세워서 후다닥 사들이는 몸짓이라면 구태여 책을 읽을 까닭이 없어요. 빨리빨리 하고 싶으면 그냥 빨리 죽는 길이 낫습니다. 둘레(사회)에서는 ‘병·병신’을 하염없이 나쁘게 여기는 듯합니다. 그러나 낱말 ‘병·병신’은 하나도 안 나쁩니다. 이 낱말을 나쁘게 여기거나 쳐다보는 눈썰미가 ‘나쁘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읽기 40 《사과나무밭 달님》 권정생 창비 1978.12.25.첫/2006.10.2.고침2판 《사과나무밭 달님》(권정생, 창비, 1978/2006)은 이제 해묵은 이야기책 같습니다. 시골 작은집에서 살며 시골 작은이웃을 그리는 마음을 담아낸 글인데, 이 책을 읽는 어린이나 어른 가운데 오늘날 누가 시골 작은집에서 살까요? 서울에서 커다란 잿집(아파트)에 머물기에 권정생 님 글을 못 읽거나 못 헤아려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겠어요? 여름에 부채질을 하다가 나무 곁에 서서 쏴아아 하고 부는 바람으로 풀내음을 맡는 살림살이가 아니면서, 《사과나무밭 달님》에서 들려주는 어떤 바람소리를 들을 만한가요? 겨울에 손끝 발끝 꽁꽁 얼면서 아궁이에 불을 때어 밥을 지어 조그마한 칸에 둘러앉아 한끼를 나누는 살림을 구경조차 해본 적이 없는 채, 삶으로 마주하지 않고 글로만 읽는다면, 무엇을 보거나 느낄까요? 이제는 나라 어느 책숲(도서관)이든 으리으리합니다. 밤에도 불빛이 환한 책숲이며, 잿집이고, 서울이고, 배움터입니다. 한밤에 별빛을 그리면서 밤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가만히 듣는 하루가 없는 채, 그저 글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39 《나무 위의 아이들》 구드룬 파우제방 글 잉게 쉬타이네케 그림 김경연 옮김 비룡소 1999.7.20. 《나무 위의 아이들》(구드룬 파우제방·잉게 쉬타이네케/김경연 옮김, 비룡소, 1999)을 처음 읽을 무렵, 이제 이 나라에는 “나무 타는 아이들”은 감쪽같이 사라졌을 텐데 싶었습니다. 어버이 가운데 아이한테 “나무 심을 마당”을 베풀거나 물려주는 이는 찾아보기 너무 어렵습니다. 배움터 길잡이 가운데 아이들한테 배움책(교과서)이 아닌 나무를 길동무로 삼거나 배움벗으로 삼아 즐겁게 뛰놀도록 틈을 내주는 어른이 있으려나 궁금했습니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이 타고 오를 나무를 건사하는 길잡이(교사·교감·교장)는 예전부터 아예 없거나 아주 드뭅니다. 나무타기를 하려면 가지를 함부로 치지 않을 노릇입니다. 타고 오를 나무라면 여러 나무가 자라야겠지요. 나무 곁에는 풀밭이 흐드러지면서 갖은 들꽃이 피고 질 노릇이요, 갖은 풀벌레에 개구리에 뱀에 제비에 참새에 복닥복닥 어우러질 수 있어야 합니다. 푸나무만 우거지는 숲이 아닙니다. 숱한 새가 나란히 깃들어야 숲입니다. 벌나비에 풀벌레가 마음껏 살아가는 곳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옛빛 하던 대로 할 수 있고, 되풀이할 수 있고, 예전하고 다르게 처음부터 하나씩 새롭게 지으면서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옛빛을 살려도 아름답고, 오늘빛을 일구어도 아름답습니다. 되살리는 맛이 있고, 오래빛에서 말미암은 숨결을 북돋우는 멋이 있습니다. 오래되기 때문에 오늘하고 안 맞을 까닭이 없어요. 모든 새로운 길은 먼먼 옛날을 바탕으로 삼습니다. 옛모습이 든든히 뿌리를 뻗어서 이 땅에 풀꽃이 물결처럼 너울거리기에 새모습이 하나씩 일어나면서 또다시 맑게 바람이 불고 싱그럽게 비가 오고 밝게 햇빛이 납니다. 지나간 날은 돌아오지 않아요. 예스러운 일을 굳이 돌려야 하지는 않지요. 예나 이제나 누구나 손으로 가꾸었어요. 남 손을 빌리기보다 내 손으로 하나씩 이루었습니다. 무엇을 보고 싶나요? 무엇을 듣고 싶은가요? 오늘 깨어난 매미는 지난 일곱 해를 땅에서 곱게 꿈을 그리면서 이웃 풀벌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었어요. 오늘 춤추는 나비는 애벌레란 몸으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뜯다 터무니없이 말하면서 이웃을 깎는 이가 있습니다. 이이는 왜 이러나 하고 가만히 보면, 어느 이웃이 이이한테 잘 보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이가 마음에 들도록 굴지 않으니 이웃을 볶거나 밟습니다. 겨레 사이에도 뜯거나 깎는 일이 숱하게 일어납니다. 지난날 독일뿐 아니라, 이 나라도 저 나라도 매한가지예요. 우리나라도 옆나라를 얕보거나 깔본 적이 있고, 옆나라도 우리나라를 밉보거나 깎은 적이 있어요. 손가락질은 어느 한 쪽에서만 하지 않아요. 이쪽도 비꼬고 저쪽도 비웃지요. 서로서로 들볶는 짓을 그치지 않습니다. 누가 먼저 이 못살게 구는 짓을 멈출 수 있을까요? 둘 다 네가 먼저 해야 한다고 다그치는데, 이렇게 마음을 억누르기만 해서는 스스로 괴롭히는 짓으로 맴돌아요. 뜯고 할퀴는 모든 사람이 안쓰럽습니다. 눈물이 흘러요. 이제라도 고요히 곱씹으면서 밟음질도 볶음짓도 끝내기를 바라요. 남도 나도 누르지 말고, 슬픔을 거두고, 아픔을 달래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잿바치 이쪽도 저쪽도 아니라 할 적에 한자말 ‘회색’을 쓰는데, 우리말로는 ‘잿빛’입니다. 한자에 익숙하게 살며 중국을 섬기던 옛 글바치를 비롯해, 총칼로 쳐들어온 옆나라가 퍼뜨린 일본 한자말에 길든 채 앞잡이 노릇을 하던 글쟁이에,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꼭둑각시 노릇을 한 숱한 글꾼은, 아무래도 잿바치였구나 싶어요. 잿빛놈이요, 잿사람이요, 잿놈이지요. 둘 사이에서 간을 보기에 샛놈이자 샛잡이라고 할 만합니다. 삶이 아닌 눈치를 보니 눈치쟁이에 눈치꾼이지요. 눈치코치에 바빠 살림하고 등지니 약빠리에 약삭빠리입니다. 틈새를 파고들어 돈·이름·이름을 거머쥐거나 떡고물을 얻을 마음이니 틈새잡이에 틈새놈입니다. 제멋대로 굴기에 나쁘지 않아요. 저만 알기에 바보이지 않습니다. 언제나 ‘내가 누구인지부터’ 스스로 알아차려야 이웃을 바라보고 깨달을 수 있어요. 아기랑 어린이는 늘 “제멋에 겹”기에 눈이 맑고 마음이 밝아요. 나사랑을 하는 마음이 어린이 마음입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풀 논밭의 풀을 베어서 → 논밭풀을 베어서 들판의 풀은 푸르고 → 들판은 풀이 푸르고 마당의 풀을 그대로 둔다 → 마당풀을 그대로 둔다 ‘-의 + 풀’ 얼개일 적에는 ‘-의’만 털면 됩니다. “논둑의 풀”이라면 ‘논둑풀’이나 “논둑에서 풀”이나 “논둑에 난 풀”로 손봅니다. “밭의 풀”이라면 ‘밭풀’이나 “밭에서 풀”이나 “밭에 난 풀”로 손보고요. 우리의 풀이 국지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 우리 풀이 드물게나마 살아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을 드문드문 지킨 셈이다 → 우리 풀이 몇 곳이나마 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을 몇 군데나마 간직한 셈이다 → 우리 풀이 이곳이라도 있는 셈이다 → 우리 풀이 띄엄띄엄 자라는 셈이다 《DMZ는 국경이 아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퍼센트percent 퍼센트(percent) : 백분율을 나타내는 단위. 기호는 % ≒ 프로 percent : 1. 퍼센트, 백분 2. 백분율, 비율 3. …퍼센트의, 백분의 パ-セント(percent) : 퍼센트, 백분율(%) 영어 ‘퍼센트’는 ‘프로’처럼 줄여서 쓰기도 하고, 한자말로는 ‘백분(百分)’이나 ‘백분율’을 씁니다만, 우리말로는 ‘금’이나 ‘눈·눈금’으로 풀어낼 수 있어요. ‘눈꽃’이나 ‘몫’으로 풀어낼 만하고, ‘줌·움큼’으로 풀어도 어울립니다. ‘가운데’를 쓰거나 ‘가운몫·가운치’처럼 새말을 여미어도 되고요. 교사가 하는 일의 칠십오 퍼센트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암기시키는 일인 셈이다 → 길잡이가 하는 일에서 일흔다섯 눈금은 아이들한테 뭔가를 외우라 하는 셈이다 → 스승이 하는 일은 일흔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