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7 때 모든 책은 때가 되면 손길을 받습니다. 손길을 받는 책은 천천히 마음을 보여줍니다. 책이 되어 준 숲은 사람들 손길·손때·손빛을 받으며, 새롭게 살아가면서 노래하는 길을 느끼고는, 나무라는 몸으로 받아들인 숨빛을 들려줍니다. 오늘은 다 다른 어제가 차곡차곡 어우러져, 앞으로 나아가는 꿈길을 심는 씨앗이지요. 우리는 이 씨앗을 말이라는 소리에 가볍게, 그리는 삶을 사랑이라는 별빛으로 얹어, 서로서로 웃고 나누는 살림으로 지핍니다. 아이가 가을을 맞이하며 뛰놉니다. 어른이 봄을 바라보며 아이를 안습니다. 여름은 비바람으로 하늘을 씻습니다. 겨울은 눈꽃으로 온누리를 보듬습니다. 하루는 별길을 따라서 걸어갑니다. 이때에 무엇을 느끼고 싶습니까. 저때에 누구하고 살아가고 싶습니까. 그때에 어떤 꿈씨를 살포시 묻으면서 살림을 짓고 싶습니까. 스스로 즐겁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4 ㄱ. 작가의 서신 교환은 계속됐다 작가(作家) :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 서신(書信)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 = 편지 교환(交歡/交驩) : 서로 사귀며 즐거움을 나눔 ≒ 교관 중반(中盤) 1. 바둑이나 장기 또는 운동 경기나 선거전 따위에서, 초반이 지나고 본격적인 대전으로 들어가는 국면 2. 일정한 기간 가운데 중간쯤 되는 단계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두 작가의 서신 교환은”처럼 사이에 ‘-의’를 넣으면 일본말씨인데, 이 보기글은 옮김말씨이기도 합니다. 우리말은 “두 글님(두 작가)”을 임자말로 삼습니다. “글월 주고받기(서신 교환)”를 임자말로 안 삼습니다. ‘-까지’라는 토씨를 붙이면 그때에 이르도록 꾸준히(계속) 한다는 뜻입니다. “-까지 계속됐다”는 겹말이기도 하고 ‘-됐다’로 맺은 말씨는 옮김말씨입니다. “두 사람은” 어느 무렵까지 “글월을 나누었다”처럼 적으면 그만입니다. 두 작가의 서신 교환은 1930년대 중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앉은벌이 어버이한테서 돈을 물려받아 고스란히 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거저벌이입니다. 딱히 하는 일이 없어 보이면 앉은벌이입니다. 물림먹기나 물림벌이라 할 만해요.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숨결을 어버이한테서 받습니다. 누구는 돈을 받으면, 누구는 사랑을 받고, 누구는 노래를 받고, 누구는 싱그러운 바람하고 햇살을 받아요. 밑천벌이를 하고 싶다면 푸른들이나 파란바다가 아닌 돈을 바라겠지요. 돈벌이가 나쁠 일은 없습니다. 돈에만 들러붙다가는 그만 허수아비가 되고 말아, 스스로 짓는 삶이 없어 떨거지로 구르기 일쑤예요. 남을 좇을 생각은 끊어요. 우리는 찌꺼기가 아닙니다. 말로만 달콤한 길을 바라지 말고, 겉말을 치우고서 새롭게 오늘을 지어요. 따라다니기만 하다가는 아무런 꿈이 없습니다. 글발림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눈속임에 홀랑 넘어가느라 밑돈을 날린답니다. 느긋이 삶을 바라본다면 돈멀미도 글멀미도 씻어내면서 즐겁게 내딛을 삶자리를 맞추면서 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0 한자말은 매우 적다 낱말책에 몇 낱말이 올랐나 어림하면서 ‘우리말 가운데 텃말은 매우 적고, 한자말이 거의 모두를 차지한다’고 잘못 이야기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 이야기를 잘못이라고 밝힐 수 있습니다. 아주 쉬워요. 왜냐하면 우리 낱말책을 엮은 이들이 우리 텃말은 일부러 제대로 안 담으면서 벼슬판·힘판(정치권력·사회권력·문화권력)을 거머쥐던 지난날 임금·글바치·나리가 쓰던 중국 한문은 빼곡하게 담으려 했거든요. 일본이 총칼로 짓밟던 무렵에 스며든 일본 한자말도 잔뜩 담으려 했고, 일본에서 흔히 쓰던 영어까지 꽤 많이 담았어요. 국립국어원에서 낸 낱말책을 보면 중국 땅이름이나 미국·유럽 사람이름·책이름까지 참 많이 담습니다. 우리 낱말책에 정작 충청말·경기말·강원말·전라말·경상말·제주말을 제대로 안 담습니다. 예부터 고장마다 서로 다르게 쓰던 말을 조금 담기는 했으나 웬만한 말은 거의 안 담았어요. 북녘말은 그야말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 역사 歷史 역사를 기록하다 → 자취를 남기다 역사를 쓰다 → 발자국을 쓰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 오랜빛이 있다 국어의 역사 → 우리말 뿌리 도예의 역사 → 그릇빛 옛길 지구의 역사 → 푸른별 걸음 한국 야생초의 역사 → 우리 들풀 밑자락 ‘역사(歷史)’는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 사·춘추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4. 역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 역사학 5. [책명] 기원전 425년 무렵에 그리스의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책 6. [책명] 기원전 400년 무렵에 그리스의 투키디데스가 쓴 역사책”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발걸음·발길’이나 ‘발바닥·발자국·발자취·발짝’이나 ‘길·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25. 님놈 고흥에서 순천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탑니다. 저는 짐을 도맡아 꾸리고 움직이느라 미처 깨닫지 못했으나 이 시외버스에 보임틀(텔레비전)이 있습니다. 보임틀은 시끄럽고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흐르고 이것저것 판다는 알림말이 잔뜩 나옵니다. 곁님은 저더러 버스 일꾼한테 꺼 달라는 말을 여쭈라 합니다. 버스 일꾼은 고맙게 꺼 주었고, 아이들을 조용히 다독입니다. 저는 집안에 보임틀을 안 들이고 살기에, 어디에 갈 적마다 쉽게 마주쳐야 하는 이 녀석이 꽤 성가십니다. 시외버스에서는 꺼 주십사 여쭐 수 있으나 손님이 많을 적에는 이런 말을 여쭙기 어렵습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는 손님을 헤아려 보임틀을 켠다지만, 보임틀을 안 보는 손님을 헤아린다면 어떡해야 할까요? 여기에 어린이를 헤아린다면? 서로 가시버시 사이로 지내는 두 사람은 사랑을 짓는 님이라고 여깁니다. 보금자리라는 곳에 사랑이 흐르도록 살림을 짓는 두 사람은 곁에서 지켜보고 돌보고 헤아리는 길을 걸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6 걷는이 저는 부릉이(자동차)를 거느리지 않아요. 부릉종이(운전면허)부터 안 땄습니다. 으레 걷고, 곧잘 자전거를 타고, 버스나 전철이 있으면 길삯을 들여서 즐겁게 탑니다. 걸어서 다니는 사람은 ‘걷는이’입니다. 걸으니 ‘걷는사람’입니다. 걸으며 삶을 누리고 마을을 돌아보는 사람은 ‘보행자’이지 않아요. 걷다가 건너니 ‘건널목’일 뿐, ‘횡단보도’이지 않습니다. 아이랑 걷든 혼자 걷든 서두를 마음이 없습니다. 시골에서든 서울에서든 거님길 귀퉁이나 틈새에서 돋는 풀꽃을 바라봅니다. 어디에서나 매캐한 부릉바람(배기가스) 탓에 고단할 테지만 푸르게 잎을 내놓는 나무를 살며시 쓰다듬습니다. 걷기 때문에 풀꽃나무하고 동무합니다. 걸으니까 구름빛을 읽습니다. 걸으면서 별빛을 어림하고, 걷는 사이에 아이들한테 노래를 들려주거나 함께 뛰거나 달리며 놀기도 합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뒤집다 아침에는 아침을 읽습니다. 낮에는 낮을 보고, 저녁에는 저녁을 마주하고, 밤에는 밤을 품습니다. 말과 삶이 다르다면 아침을 아침으로 안 읽거나 밤을 밤으로 못 읽는 탓이지 싶어요. 속임짓을 하려고 말과 삶이 어긋난 사람이 있으나, 삶을 모르기에 다른말삶인 사람이 수두룩해요. 글을 많이 배우면 똑똑하지 않아요. 글을 많이 익히기에 글꾼일 뿐입니다. 살림길을 등질 적에는 오락가락합니다. 삶얼을 짓지 않기에 왔다갔다하더군요. 살림꽃을 돌보는 슬기로운 길로 가지 않으니 갑자기 옮겨타거나 뒤집는 짓을 해요. 눈가림하고 입씻이는 나란히 흐릅니다. 앎꽃도 나쁘지 않으나 삶꽃이 먼저입니다. 생각이 밝은 사람은 숲이라는 터전을 따사로이 어루만지면서 아이랑 놀 줄 알아요. 숲을 등지거나 나몰라라 하는 이들은 겉보기로만 빠삭하고 빈털터리이기 일쑤입니다. 살림넋이 없으니 엇가락이에요. 배울거리를 글에서만 찾으니 어긋나요. 아는힘은 푸르게 들을 안고 파랗게 하늘을 맞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빗발치다 아기는 모두 갖춘 숨결로 태어납니다. 아기를 품은 어버이는 여태까지 잊거나 놓던 온살림을 아기 곁에서 가볍게 다스리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나는 살림을 짓습니다. 어버이도 처음에는 아기였는데 왜 어른이란 몸뚱이로 오는 길에 오롯한 숨빛을 잊거나 잃을까요? 마음껏 뛰놀면서 신나게 익히는 나날이 아닌, 덮어놓고 배움책을 펴다가 들이붓듯 배움수렁(입시지옥)에 사로잡히기에 온것을 잊는구나 싶어요. 어깨동무가 아닌 할큄질에 내쏨질을 하려고 동무 사이에서 화살을 쏘는 수렁에 잠겼으니, 그만 이웃을 쳐부수거나 뒤흔들거나 물어뜯고서 혼자 올라서려는 마음으로 바뀌고 온빛을 잃겠지요. 빗발치는 채찍은 누가 일으킬까요? 남이 다그치나요? 스스로 갉나요? 남이 때리거나 찌르나요? 스스로 후리거나 후비지 않나요? 옹글게 사랑을 갖추어 태어난 아기로 살다가 아이라는 소꿉놀이를 지나 어른이란 자리로 온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기로 해요. 천에 글씨를 적어 봐요. 다툼길 아닌 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24. 키 우리 집 아이들은 ‘금연 구역’이라는 말을 못 알아봅니다. 다만, 이 말 옆에 나란히 있는 그림을 보면서 “저기, 담배에 모락모락 나는 그림에 빨간 줄로 찍 그었으니까, ‘금연 구역’은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뜻이야?” 하고 묻기는 합니다. 큰아이가 열한 살이던 무렵에 들려주는 말을 듣고서 제 열한살 무렵을 떠올렸어요. 그때에 제 또래 가운데 ‘금연·흡연’을 못 알아듣는 동무가 꽤 있어요. 저도 때로는 무슨 말인지 헷갈렸습니다. 아무래도 열한 살 어린이가 ‘담배 피우다·담배 안 피우다’ 아닌 ‘금연·흡연’을 알기는 어려울 만합니다. 이런 한자말을 아는 어린이가 더러 있을 터이나, 모르는 어린이는 어김없이 꽤 많아요. 모르는 어른도 제법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출입 금지’라든지 ‘통행 금지’라는 말을 쉽게 못 알아듣습니다. 이때에 우리 어른들은 생각해 볼 만하겠지요. 왜 저 아이들은 이런 말을 못 알아듣느냐고 말이지요. 달리 생각한다면, 왜 아이들이 못 알아들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