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머드러기 까닭을 모르며 일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튼 일을 하다 보면 슬슬 영문을 알아채고, 흐름을 읽어요. 처음에는 썩 아름답지 않아 보이지만, 조금씩 얼거리를 잡는 사이에 무엇이 좋거나 아쉬운가를 느끼고, 스스로 숨빛을 살려서 꽃빛으로 거듭나도록 추스릅니다. 남다르거나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지만, 돋보이지도 않고 빛깔있지 않은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뛰어나거나 빼어나다는 잣대나 틀은 누가 세울까요? 남이 하는 말에 휘둘리면서 일손을 잡지는 않나요? 둘레에서 펴는 이야기에 사로잡혀 일거리를 찾지는 않나요? 꼭두봉우리에 오르려고 일할 생각은 없습니다. 으뜸꽃이 되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스스로 가꾸는 이 삶길에 씨알을 고이 심으면서 즐겁게 웃는 멋을 노래하고 싶은 나날이에요. 손수 묻은 씨가 싹이 트면서 잎이 돋고 줄기가 오르면 어느새 꽃이 피어요. 밤에는 별빛을 품고 낮에는 빛살을 담으면서 가만히 피어납니다. 온빛이 흐르는 들꽃 곁에 앉으면 사근사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나무날 이레말 - 리허설rehearsal 리허설(rehearsal) : 연극·음악·방송 따위에서, 공연을 앞두고 실제처럼 하는 연습 rehearsal : 1. 리허설, 예행연습 2. 예행연습(과 같은 경험·일) 3. (이미 이야기된 내용의) 반복 リハ-サル (rehearsal) : 리허설, 방송·연극·영화 촬영·음악 연주 따위의 무대 연습, 총연습 앞으로 선보이기 앞서 미리 손발을 맞춥니다. 곧 내보이려고 찬찬히 몸을 풀어요. 앞으로 잘 해내려고 곰곰이 보면서 해봅니다. 이러한 몸짓이나 일을 두고 영어로는 ‘리허설’, 한자말로는 ‘예행·예행연습’인데, 우리말로는 ‘맛보기·맛선’이나 ‘먼저하다·미리하다’나 ‘풀다·몸풀기·손풀기’라 하면 되고, ‘손맞춤·발맞춤’이나 ‘해보다’로 그리면 됩니다. ㅅ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빈틈이 있을 수 있다지만 [오락가락 국어사전 19] ‘솔’ 한 마디이면 넉넉하다 낱말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빈틈없어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때로는 허술하거나 모자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웬만한 말풀이가 으레 뒤엉키거나 뒤죽박죽이라면? 빈틈이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일 테지만, 되도록 빈틈을 줄이도록 마음을 기울여야 할 테고, 사람들이 말을 슬기로우면서 즐겁게 쓰고 배우며 나눌 수 있도록 틈틈이 손질하고 가다듬어야지 싶습니다. 생장점(生長點) : [식물] 식물의 줄기나 뿌리 끝에 있으며 생장을 현저하게 하고 있는 부분. 수정란에서 배를 거쳐 생기는 싹에서는 식물체의 선단부에서 활발히 세포 분열을 하여 식물의 생장을 이룬다. 화본과(禾本科) 식물의 줄기와 같이 마디 사이의 부분에 있는 것도 있다 ≒ 생장 원추·성장점·자람점 자람점(-點) : [식물]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파란하늘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살림을 짓는 사람이라면 하늘빛을 보면서 ‘푸르다’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들판을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같은 마음이라면 풀빛이 춤추는 곳을 바라보며 ‘파랗다’고 말하지 않아요. 고개를 갸우뚱할 만한 노릇이지만, 한자말에 매인 머리로는 ‘파랗다·푸르다’를 뒤섞을 뿐 아니라, ‘파란하늘’이나 ‘푸른들’ 같은 낱말을 지어서 낱말책에 실을 생각을 못 합니다. 언제나 아이한테 물어보면 길이 쉬워요. 잘 아는 어른이 아닌, 처음 마주하는 아이한테 묻고서 가만히 생각을 기울이면 실마리를 밝게 찾습니다. 아직 우리말에 없다고 여겨 한자말이나 영어를 데려오기도 하지만, 예부터 쓰던 말밭을 살피면서 찬찬히 골라도 돼요. 마음을 쓰기에 살림을 짓고 놀이를 누리면서 새말도 새길도 짓습니다. 가을날 한들거리는 꽃에 어떤 이름을 붙여 볼까요? 살살 춤추기에 ‘살살이꽃’이나 ‘한들꽃’이라 할 만해요. 굳이 바깥말 이름을 그대로 써야 하지 않아요. 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우리말 길잡이’는 우리 나름대로 생각을 밝혀서 낱말을 새롭게 짓는 길을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 글이 아닌, 이렇게 지어 볼 수 있듯 우리 나름대로 새말을 차곡차곡 여미어 보자는 글입니다. 숲노래 우리말꽃 우리말 길잡이 1 국민학교·초등학교 국민학교 이상의 학력이라면 → 어린배움터를 나왔다면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 씨앗배움터를 마치고서 당시의 국민학교를 회상하면 → 그무렵 첫배움터를 떠올리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셋 → 어린배움터에 다니는 아이가 셋 인근 초등학교에 배정받았다 → 둘레 씨앗배움터로 간다 초등학교 생활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 첫배움터에서는 배우기도 해야 하지만 국민학교(國民學校) : [교육] ‘초등학교’의 전 용어 초등학교(初等學校) : [교육] 아동들에게 기본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학교.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만 6세의 어린이를 입학시켜서 6년 동안 의무적으로 교육한다. 1995년부터 ‘국민학교’ 대신 쓰이게 되었다 우리는 1996년에 이르러서야 어린이가 다니는 배움터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다만, 나라(정부)에서 앞장서지 않았어요. 나라는 그때까지 팔짱을 끼었습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숲노래 책숲마실 - 전주 〈잘 익은 언어들〉 : 아줌마 아저씨 어릴 적부터 둘레 어른을 볼 적에 으레 ‘아줌마·아저씨’란 말을 썼습니다. 이 이름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이웃이 많은 마을에서 살다 보니, 나중에 조금씩 나이가 들어 만나는 적잖은 어른들이 ‘아줌마·아저씨’란 이름을 못마땅하게 보거나 꺼리는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제 또래 가운데 스스로 ‘아줌마·아저씨’란 이름을 받아들이는 이도 몇 안 되었습니다. “아저씨가 아니면 뭐니?” “아저씨라고 하면 너무 늙었잖아.” “‘아저씨’란 이름은 늙은 사람한테 안 써. 늙었으면 ‘늙은이’야.” “됐어. 너랑 말이 안 되네.” 저는 아저씨입니다. 스물 몇 살일 적에 어느 어린이가 저를 빤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19 엄마말 아빠말 오늘날은 엄마말하고 아빠말 사이가 차츰 무너집니다. 한결 나아진 길로 가는 모습이지 싶습니다. 한동안 엄마말은 집안에만 머물며 아이를 돌보고 집살림까지 도맡으면서 쓰는 말이었고, 아빠말은 집밖에서 나돌며 바깥살이(사회)에 길든 말이었습니다. 엄마말은 집이라고 하는 보금자리를 살뜰히 돌보는 말이기에 언제나 수수하고 쉬우며 포근한데다가 부드러운 말이라면, 아빠말은 서로 다투고 치고받는 말이거나 총칼나라(일제강점기·군사독재)에 억눌리거나 짓밟힌 말이거나 다툼판(정치권력)에서 내리누르는 말이었다고 할 만합니다. 발자국을 더 거슬러 보면, 제법 예전에는 엄마말하고 아빠말이 모두 집에서 일하며 쓰던 말입니다. 엄마말은 아기한테 젖을 물리면서 살내음이 물씬 풍기는 말이었고, 아빠말은 아이한테 집짓기를 보여주고 소몰이를 가르치며 쟁기질이나 나무질을 알려주는 숲내음이 잔뜩 묻어난 말이었지 싶어요. 제법 예전에는 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2 늘꽃 구경하면 재미없습니다. 엉성하더라도 스스로 할 적에 재미있습니다. 높일 까닭도 낮출 까닭도 없습니다. 수수하게 있는 오늘이 그대로 아름답기에 서로 동무요 이웃으로 지내고, 이웃이나 동무이니 굳이 거룩하거나 이쁘장해야 하지 않아요. 아이는 아이대로 놀고, 어른은 어른대로 일합니다. 바깥일을 하느라 아침에 열한 살 작은아이하고 헤어지고서 저녁에 다시 만나는데, 아이가 “아버지 보고 싶었어요.” 하면서 저를 폭 안습니다. 아이 등을 토닥토닥하면서 “우리는 늘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으로 함께 있어.” 하고 들려줍니다. 우리는 늘 서로 그립니다. 우리는 늘 서로 생각하며 마음에 담습니다. 우리는 늘 서로 꽃이며 나무이자 숲입니다. 늘꽃이자 늘나무요 늘숲으로 어우러지면서 저마다 즐겁게 놀거나 일합니다. 글은 어떻게 쓰고 그림은 어떻게 그리며 사진은 어떻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올차다 어릴 적을 돌아보면, 둘레 할아버지나 아저씨는 으레 어렵다 싶은 말씨였어요. 어린이가 알아들을 만하도록 반듯하게 말씀하는 어른은 드물었어요. “어른이라면 어린이가 알기 쉽도록 말해야 옳지 않아?” 하고 생각했으나, 어른들은 “너희가 아직 모르니까 못 알아듣지.” 하면서 ‘어른들 어려운 한자말을 외우라’고 시키기만 했어요. 우리가 참마음이라면 참말을 참하게 하겠지요. 어린이를 참되게 사랑한다면 해밝게 말씨를 가다듬어 올차게 이야기를 지피리라 생각해요. ‘아직 모르는 아이’라고 여기기보다는, 몸힘처럼 마음힘을 차근차근 북돋우는 아이들 눈높이를 헤아리는 곧고 어진 말씨로 쉽고 부드러이 말을 가눌 노릇이지 싶습니다. 왜 어렵게 말해야 할까요? 왜 어렵게 글써야 할까요? 왜 어른들은 스스로 익숙한 대로 말글을 외우기만 할까요? 눈을 맑게 틔워서 숨빛이 싱그럽게 말글을 가꾸기가 어려울까요? 말 한 마디에 담을 기운은 해님처럼 안차고 별님처럼 올되면서 저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3 가운데 것 있다 우리말 ‘가운데’는 “먹는 가운데”나 “일하는 가운데”처럼 안 씁니다. 이런 자리에는 ‘동안’이나 ‘사이’를 넣어요. “그런 가운데”는 ‘그동안·그사이’로 고칠 노릇이요, ‘그런데·그러나’로 고쳐도 어울립니다. 보기글은 “어떤 것이 성숙으로 가는 길인지”처럼 쓰며 ‘것’이 군더더기입니다. “어떤 길이 어른스러운지”나 “무르익는 길이 어디인지”쯤으로 손봅니다. ‘있다’는 “-하고 있다”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의심하고 있었다”는 “의심하였다”로 먼저 고쳐쓰고, ‘묻다·되묻다’나 ‘헤맸다’로 더 고쳐씁니다. 그런 가운데 나는 어떤 것이 성숙으로 가는 길인지 스스로 의심하고 있었다 → 그동안 나는 무르익는 길이 어디인지 스스로 헤매었다 → 그사이 나는 어른스런 길이 어떠한지 스스로 되물었다 《평론가 매혈기》(김영진, 마음산책, 2007) 37쪽 차제 고식적 운영 전문경영인 뭔가 있어 보이려고 애쓸수록 군말이 붙습니다. 더 드러내려고 할 적에는 겹말이 불거집니다. 틀을 세우거나 내세우려는 마음이기에 딱딱하거나 센 말씨를 고른다고 하지만, 스스로 할 말이 없거나 생각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