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2 [일본말] 무데뽀·무대뽀·무대포むてっぽう 무데뽀(←muteppo[無鐵砲/無手法]) : 일의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 むてっぽう : 분별없는 사람 무대포의 목소리가 들렸다 → 멋대로인 목소리가 들렸다 / 밀어붙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무대포 정신으로 대표되는 → 밀어붙이는 넋으로 / 바보스런 마음인 일본말 ‘무데뽀(무대뽀·무대포むてっぽう無鐵砲)’인데, 일본말인 줄 알든 모르든 뒤죽박죽으로 씁니다. 이 일본말은 우리말로 여러모로 알맞게 풀어낼 만해요. ‘덤비다·덮어놓고·달려들다·들이대다·들이밀다·내달리다·치닫다’나 ‘닥치다·답치기·되는대로’라든지 ‘마구·마구잡이·우격다짐·눈멀다·밀어붙이다·밀다’로 풀어냅니다. ‘생각없다·시름없다·허투루’나 ‘멋대로·맘대로·제멋대로·제맘대로’로 풀어내어도 되고, ‘갈팡질팡·길잃다·끓다·똥오줌 못 가리다’나 ‘함부로·아무렇게나·엉망·엉터리·묻지 마’나 ‘어지럽다·오락가락·흔전만전’으로 풀어내어도 어울려요. 때로는 ‘우습다·우스꽝스럽다·웃기다’나 ‘어리석다·어리숙하다’나 ‘바보·젬것·젬치’로 풀어낼 자리가 있습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차꼬 깊이 배우거나 많이 알아야 일할 만하다고 여긴다면 사슬터입니다. 일이란, 스스로 즐겁게 노래하며 놀 줄 아는 사람이 해요. 힘으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짓누르거나 내리누르듯 시킬 수 없는 일입니다. 시킬 적에는 ‘시킴질’이요, 이때에는 ‘심부름’입니다. 재갈을 물거나 고삐를 달거나 멍에를 쓰거나 차꼬를 찬 몸으로는 아무 일을 못 해요. 총칼을 앞세운 나라가 시키는 대로 따를 뿐이에요. 찧거나 쪼는 우두머리나 힘꾼 등쌀에 밀려 억지로 심부름을 합니다. 남이 시키기에 할 적에는 스스로 숨결을 갉아먹습니다. 스스로 일어나서 움직이는 일일 적에는 모든 울타리나 담벼락을 허물고서 종수렁을 씻어냅니다. 아이는 아직 어려 일보다 심부름을 한다지만, 아이는 어른을 거들려는 맑은 눈망울로 기꺼이 심부름을 맡을 뿐이에요. 아이들은 재미나게 소꿉을 하면서 재잘재잘 노래합니다. 어른이란 몸은 소꿉놀이로 키운 살림빛을 일머리로 가다듬는 슬기로운 숨빛입니다. 심부름이란 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무덤에 갇힌 말을 끌어낼 때 [오락가락 국어사전 18] 아리송한 올림말·풀이말 우리 낱말책은 어느 모로 보면 무덤입니다. 말이 싱그러이 살아서 숨쉬는 너른마당이 아닌, 송장 같은 말이 가득한 무덤이에요. 우리 낱말책에 잔뜩 낀 죽음 기운을 걷어내야지 싶습니다. 아리송한 올림말을 치우고, 야릇한 풀이말은 정갈히 가다듬어야겠습니다. 태연자약(泰然自若) : 마음에 어떠한 충동을 받아도 움직임이 없이 천연스러움 ≒안연자약 천연스럽다(天然-) : = 천연덕스럽다 천연덕스럽다(天然-) : 1. 생긴 그대로 조금도 거짓이나 꾸밈이 없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다 2. 시치미를 뚝 떼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체하는 태도가 있다 자연스럽다(自然-) : 1. 억지로 꾸미지 않아 어색함이 없다 2. 무리가 없고 당연하다 3. 힘들이거나 애쓰지 않고 저절로 되다 꾸밈없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겹말 손질 : 새로 나온 신상 새로 나온 신상인데 → 새로 나왔는데 → 맏물인데 신상 : x 신상품(新商品) : 새로 개발한 상품 맏물 :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에서 그해의 맨 처음에 나는 것 ≒ 선물·선출 예부터 ‘맏물’이라 했어요. 갓 나온 살림을 가리키지요. 지난날에는 먹고 마시는 살림만 ‘맏물’이란 이름으로 가리켰으나, 이제는 모든 살림에 두루 ‘맏물’을 쓸 만합니다. 보기글은 수수하게 “새로 나왔는데”로 손질해도 됩니다. 자주 가는 잡화점에 새로 나온 신상인데 → 자주 가는 가게에 새로 나왔는데 → 자주 가는 나들가게에 나온 맏물인데 《너에게 친구가 생길 때까지 1》(호타니 신/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5) 165쪽 겹말 손질 : 뛰어넘을 수 없는 벽 뛰어넘을 수 없는 벽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변변찮다 스스로 즐겁다고 여기면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일이 즐겁게 흐르고, 스스로 하찮다고 여기면 늘 무엇이든 하찮게 구릅니다. 남이 손가락질하면서 값없다거나 쓸데없다고 말한들, 한귀로 흘릴 까닭조차 없이 빙그레 웃어요. 오늘 이곳에서 지을 변변찮은 살림이라 하더라도 가만히 두레를 하고 천천히 품앗이를 합니다. 더 많이 모여서 울력을 하지 않아도 좋아요. 아이들하고 조그맣게 모둠을 이루어 천천히 들꽃모임을 즐기면 됩니다. 우리는 들두레도 들풀두레도 할 만합니다. 푸른두레나 풀꽃두레도 어울려요. 들꽃 한 송이하고 어우러지는 모임도 새롭고, 나무 한 그루하고 하나되는 살림두레도 싱그러워요. 조그맣다면 조그마하니 즐겁고, 작다면 작아서 즐겁습니다. 낮은길도 높은길도 없어요. 못난이도 잘난이도 없습니다. 금을 긋거나 손가락질을 하거나 핀잔을 하는 마음이야말로 후줄근하지 싶어요. 깔보거나 얕보는 말을 읊는 쪽이야말로 초라하고요. 쓸모없는 풀은 한 포기도 없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17 사랑으로 지켜보기에 《곤충·책,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의 수리남 곤충의 변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글·그림 윤효진 옮김 양문 2004.10.20. 이월부터 들꽃을 살피는 이웃님이 많습니다. 긴긴 겨울이 저무는구나 하고 알리는 이월꽃은 참으로 반가우면서 곱기 마련입니다. 삼월로 접어들면 온누리 곳곳은 푸릇푸릇할 뿐 아니라 아직 덮은 하얀 눈빛 곁에 흰꽃이 흐드러지지요. 이제 사월로 넘어서면 풀빛에 흰꽃·노랑꽃·빨강꽃·파랑꽃이 얼크러져 마치 ‘풀무지개’나 ‘숲무지개’를 펼친 듯합니다. 그런데 오월쯤 이르면 덥다고 말하는 이웃님이 늘면서 “오월에 굳이 무슨 꽃을?” 하고 여기더군요. 그런데 사오월 사이에는 딸기꽃이 지고 딸기알이 여물면서 찔레꽃이 피지요. 유월로 들어서는 길턱에는 감꽃에 귤꽃에 유자꽃에다가 오동꽃이 훅훅 사로잡습니다. 이제는 꽃구경을 하려는 이웃님은 가뭇없이 사라지는데, 여름인 칠월로 가면 온통 푸르기만 한 들녘에 파랗게 달개비꽃이 올라요. 여기에 달맞이꽃이라든지 나팔꽃이 어깨동무합니다. 그리고 한여름인 칠팔월 사이에 쑥꽃이며 모시꽃이 올망졸망 번지고, 살살이꽃도 천천히 줄기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뻣몸 우리말 ‘나리’는 두 가지로 씁니다. 첫째는 꽃이름이요, 둘째는 벼슬아치나 구실아치를 하는 사람인 ‘관리·공무원’이에요. 어쩌다가 사뭇 다른 두 가지를 똑같은 이름 ‘나리’로 가리킬까요? 벼슬이나 감투를 누리는 이들이 부디 막짓으로 기울지 않으면서 꽃손처럼 마을에 깃들기를 바라는 뜻이었을까요? 미운손 같은 나리가 아니라 아름손 같은 나리를 바라보면서 이처럼 이름을 지었을까요? 엉터리라 할 만한 짓을 일삼는 사람을 마주하면 몸이 굳습니다. 바보짓이란 꼴보기싫고, 밉짓은 볼썽사납거든요. 그런데 멍텅구리처럼 구는 구실바치야말로 뻣몸이지 싶어요. 아름다운 길이 아니니 뻣뻣하기 마련이요, 고운 꽃빛이 아니니 굳어버리기 쉽겠지요. 우리는 저마다 다른 들꽃입니다. 우리는 다 다른 들꽃으로서 이 별에서 숨을 나누고 품을 들이면서 고운손님이 된다고 느낍니다. 온꽃이 되기를 바라요. 온빛으로 어우러지기를 바라요. 저마다 온살림을 짓고, 온삶빛으로 하루를 일구기를 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숲노래 책숲마실 ― 부천 〈용서점〉 인천에서 나고자란 사람한테 부천은 가까우면서 멉니다. 오히려 서울보다 멀어요. 부천에서 나고자란 사람도 인천이 서울보다 멀다고 느끼려나 곧잘 생각합니다. 시골에서 살며 읍내도 면소재지도 다 멉니다. 굳이 안 가까이하려고 시골에서 살거든요. 한참을 달려야 맞이하는 읍내라든지 큰고장은 언제나 잿빛집이 가득하고 부릉부릉 시끄럽습니다. 그렇지만 역곡나루에서 내려 천천히 걸으며 “이곳에서 우람하게 키가 크는 이 거리나무가 싱그럽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가을 어귀인 터라 조그마한 풀밭이 있으면 어김없이 자그마한 풀벌레가 살며시 노래합니다. 묵직한 등짐을 이고 걷다가 멈춥니다. 거리나무 곁에 서서 귀를 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류의 流 어떤 류의 책을 탐독하느냐 → 어떤 책을 즐겨읽느냐 저런 류의 인간이라면 → 저런 사람이라면 ‘-류(流)’는 “‘그 특성이나 독특한 경향’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류 + -의’ 얼개는 ‘류의’를 통째로 덜면 돼요. 때로는 ‘비슷한’이나 ‘따위’나 ‘같은’으로 고쳐쓰고, “그런 류의 기술로”라면 “그렇게 해서는”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살인하지 말라” 류의 연결고리 → “살인하지 말라” 따위 이음고리 → “사람을 죽이지 말라” 같은 이음고리 《녹색 희망》(알랭 리피에츠/허남혁 옮김, 이후, 2002) 20쪽 종종 유사 사전류의 책을 탐독해 왔어요 → 가끔 사전 비슷한 책을 읽었어요 → 더러 사전 같은 책을 훑었어요 《동사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열린밥터 고을마다 고을빛이 흐릅니다. 터를 섬길 줄 아는 이라면 섣불리 풀밭이나 도랑을 잿빛으로 덮지 않아요. 고장마다 새로운 고장빛을 헤아리려는 마음이 없기에 자꾸 뒷길로 삽질을 하고 잿빛집을 세우려 합니다. 우리가 살아갈 자리에는 무엇이 있을 적에 빛날까요? 우리 마당에 무엇을 놓아야 아름다울까요? 즐겁게 일하는 터전이라면 넉넉히 가꾸거나 짓는 숨빛이 모여 몰래질도 감춤질도 걷어치우는 듬직하고 상냥한 손길로 나아가리라 봅니다. 따로 뭘 더 해야 하지 않습니다. 풀꽃나무를 쓰다듬고 바람을 마시고 구름을 맞아들이면 됩니다. 이 땅은 우리가 즐겁게 놀고 일하면서 오순도순 어우러질 적에 하늘빛으로 올라요. 서로 믿으며 뒤주간을 엽니다. 서로 높이며 열린밥터를 꾸립니다. 혼자 몰래쓴다면 재미없을 뿐 아니라 뒤가 구리기 마련이에요. 오래 뜸을 들이지 말아요. 이제는 노래판과 나눔판과 춤판으로 만나기로 해요. 궂은 몸짓은 막고, 궂긴 소리는 다물도록 하고, 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