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 : 산보 산책(散策) :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 산보(散步) : 바람을 쐬거나 쉬기 위하여 멀지 않은 곳으로 이리저리 거니는 일 흔히 ‘산책’은 우리 한자말로 여기고, ‘산보’는 일본 한자말로 여깁니다. 이러한 생각은 틀렸다고 할 수도 없고, 옳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산책’이라는 한자말을 즐겨쓰고, 일본에서는 ‘산보’라는 한자말을 즐겨씁니다. 그런데 두 나라에서 이 한자말을 즐겨쓴다고 하지만, 우리는 예부터 ‘산책’이 아닌 ‘마실’이나 ‘마을’이라는 말을 널리 썼어요. “마실 가다”나 “마을 가다”나 “나들이 가다”라 했습니다. 조선 무렵에 글바치는 언제나 한문으로 글을 썼어요. 이들은 ‘마실·마을·나들이’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자말 ‘산책’을 썼어요. 이러다가 총칼나라 일본한테 억눌리던 무렵에 일본사람이 널리 쓰는 ‘산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래도 그무렵 한문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나들채 집에 안쪽과 바깥쪽이 있습니다. 안칸하고 바깥칸이 있어요. 안쪽이 있기에 바깥쪽이 있을 텐데, 안칸을 든든히 돌보면서 가꾸기에 바깥칸에 이웃이며 손님이 즐거이 드나들 만합니다. 안쪽에서 알차게 보살피거나 꾸리지 못한다면 이웃이나 손님이 바깥채에 깃들거나 머물기 어려울 테지요. 예부터 여느 시골집은 조그맣게 지었습니다. 한집사람이 머물며 지내기에 알맞도록 살폈어요. 씨앗 한 톨을 헤아리면서 묻고, 나무 한 그루를 잘 생각하면서 심었어요. 하늘이 트인 마당이 있도록 집을 짓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자랄 자리로 가꾸었어요. 집안에서 씩씩하게 일하고, 집밖에서 스스럼없이 숲을 품도록 집을 건사했습니다. 햇볕을 고루 받고, 바람을 두루 맞으며, 빗물을 널리 맞아들이는 살림집이에요. 풀벌레가 두루 찾아와서 노래합니다. 새도 나란히 찾아오며 같이 노래해요. 우리는 집 한 채에서 무엇을 따지고 보면서 길을 찾으면 좋을까요? 어떤 살림집이 모인 마을로 나라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쇠날 이레말 4 [삶말/사자성어] 현대사회 현대사회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 오늘은 빠르게 달라진다 복잡한 현대사회의 이치에 밝지는 못하지만 → 복닥거리는 요즘터에 밝지는 못하지만 현대사회(現代社會) : [사회 일반] 오늘날의 사회 오늘날이라는 터전이라면 ‘오늘터’나 ‘요즘터’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오늘·오늘날’이라 해도 어울려요. ‘요즘·요즈막·이즈막’이라 하면 되고, 때로는 ‘이곳·여기·이쪽’이라 하면 됩니다. ㅅㄴㄹ 일반인들이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데 입문서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감수의 말에 대한다 → 누구나 오늘날을 읽는 길에 이바지하기를 바라면서 몇 마디를 붙인다 → 누구나 오늘을 살피도록 돕기를 바라면서 몇 마디를 적는다 《유언비어의 사회학》(시미즈 기타로/이효성 옮김, 청람, 1977) 5쪽 일찍이 1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9 꽃처럼 말하는 어른으로 《뒷골목 고양이》 어니스트 톰슨 시튼 장석봉 옮김 지호 2003.7.30. 《뒷골목 고양이》(어니스트 톰슨 시튼/장석봉 옮김, 지호, 2003)는 아프면서 따스한 책입니다. 아프지만 따스하고, 아프기에 따스한 책이랄 수 있습니다. ‘시튼 이야기’는 하나같이 이런 얼개예요. 오래오래 사람하고 함께 지낸 숱한 이웃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어느새 ‘이웃 아닌 고깃덩이’밖에는 아닌 듯 바라보는 눈길 탓에 괴롭고 아프며 고단한 삶이 춤춥니다. 어느 한켠만 아프지 않습니다. 골목고양이도 아프고, 골목고양이를 괴롭히는 사람도 아픕니다. 한켠은 몸이 아프고, 다른켠은 마음이 아픕니다. 숲을 돌보는 곰도 힘겨우며, 곰을 사냥하려는 사람도 힘겹습니다. 한쪽은 몸이 힘겹고, 다른쪽은 마음이 힘겹습니다. 늑대를 쫓아내고서 빠른길을 닦고 나무를 베고 잿빛집을 올린 사람은 즐겁게 살아가나요? 그처럼 넓디넓은 숲이며 들을 밀어내고 번쩍거리는 큰고장을 세운 사람들은 ‘서로 땅을 알맞게 나누면서 사이좋고 아름답게’ 살아가는가요? 숲이나 들이나 멧골에서 여우가 사라진다면 ‘여우만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우를 둘러싼 모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망나니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기에 아름길을 보고 듣고 겪고 느끼고 누립니다. 그악스럽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서 그악길을 만납니다. 저쪽에 갔기에 끔찍하거나 막되지 않고, 여기에 있기에 아름답거나 착하지 않습니다. 어느 곳에 있든 스스로 마음을 나쁘게 굴렸기 때문이지 싶어요. 스스로 사랑하기보다 스스로 차갑게 굴면서 마음에 쌀쌀맞은 생각을 자꾸 심었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누가 시켰기에 하는 야살이 짓이 아닙니다. 누가 큰돈을 준대서 이 돈을 노리고 더럼짓을 한다기보다, 스스로 참사랑을 잊거나 등돌리면서 살아가기에 돈뿐 아니라 이름값이나 주먹힘에 스스로 휘둘리는 살림이지 싶습니다. 모든 허튼짓을 짚어 보면 사랑하고 멉니다. 아니 양아치한테는 사랑이 없어요. 막짓놈한테 무슨 사랑이 있을까요. 스스로 사랑하지 않기에 망나니가 되고, 망나지짓에서 헤어나지 않습니다. 남한테 잘 하려면 먼저 제 마음한테 잘 해야겠지요. 스스로 사랑하는 길에 설 적에 비로소 우락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덜다 돈이 있어 돈을 씁니다. 마음이 있어 마음을 씁니다. 돈값을 하는 세간이 있고, 땀값을 하는 두 손이 있어요. 돈을 곁에 두어 살림을 꾸리기도 하지만, 돈이 없더라도 두 손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립니다. 가없이 오래도록 이은 살림이라면, 돈이 이 별에 태어난 지는 얼마 안 됩니다. 돌고도는 돈이라면, 어느 곳에 묵히지 않도록 돌려야겠지요. 돌지 않는 돈은 그저 돌(바위)이 되어 무겁습니다. 큰돈을 차지하려는 사람은 이 짐더미를 안고 지내느라 곧잘 삶을 잊거나 살림하고 멀어져요. 겨울이 저물면서 들꽃이 고개를 내밉니다. 들길을 같이 걷는 아이가 “저기 꽃 피었어요.” 하고 노래합니다. 꽃을 알아보는 꽃돌이로군요. “우리 집 뒤꼍에도 이 들꽃이 가득하지.” 하고 보태는 어버이라면 꽃사람입니다. 하루는 얼마든지 살뜰하게 누릴 만합니다. 어제는 썩 알뜰하게 못 누렸다면 오늘은 한결 낫게 돌보기로 해요. 새벽에 눈을 뜨면서 틀거리를 여미어 봐요. 모자라면 여투거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1 희망소비자가격·권장소비자가격 ‘소비자가격(消費者價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비하는 사람(소비자)이 어떤 것을 살 적에 내는 값(가격)”을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샛밥 자루(과자 봉지)부터 자동차나 집까지 ‘소비자가격’이 붙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샛밥이나 빵이나 세간을 보면 ‘희망소비자가격’이나 ‘권장소비자가격’이라는 말이 붙기도 해요. 말뜻 그대로 “희망하는 소비자가격”이요, “권장하는 소비자가격”인 셈입니다. ‘희망(希望)하다’는 “바라다”를 뜻합니다. ‘권장(勸奬)하다’는 “권하여 장려하다”를 뜻하고, ‘권하다’는 “어떤 일을 하도록 부추기다”를 뜻하며, ‘장려(奬勵)하다’는 “좋은 일에 힘쓰도록 북돋아 주다”를 뜻해요. ‘희망소비자가격’이라면 “이만큼 받고 싶은 값”을 가리킬 테고, ‘권장소비자가격’은 “이만큼 받도록 하려는 값”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값. 책값. 받을값. 제값 우리가 읽는 책에는 ‘희망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갖가지 말이 안갯속에 잠겼지만 [오락가락 국어사전 8] 얽히고설킨 말풀이 우리 낱말책은 갖가지 말을 알맞게 다루기보다는 가지가지 말을 어지럽게 범벅해 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낱말책이 낱말책답게 못 섰구나 싶습니다. 낱말책이 낱말책으로 힘을 제대로 내려면 온갖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을 되는대로 실으려 하기보다는, 우리가 알맞게 쓰면서 제대로 생각을 밝히도록 이끌 낱말을 슬기롭게 풀어내고 보여주는 몫을 맡아야지 싶어요. 이제는 안갯속에서 빠져나와야지 싶습니다. 각종(各種) : 온갖 종류. 또는 여러 종류 ≒ 각색·각가지 각색(各色) : 1. 갖가지의 빛깔 2. = 각종(各種) 각가지(各-) : 각기 다른 여러 가지 ≒ 각항 각항(各項) : 1. 각각의 항목 2. = 각가지 각기(各其) : 1.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 2. 각각 저마다 각각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모두 우리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우리말 ‘사람’을 깊고 넓게 풀이해서 들려주는 어른은 여태 거의 못 봅니다. 영어나 한자를 뜯고 풀이하는 사람만 수두룩합니다. ‘인간’이라는 한자에서 ‘人’이 서로 기대는 모습이라고 풀이하는데, 정작 ‘ㅅ’이라는 한글도 서로 기대는 모습이라고 풀이하는 사람은 없다시피 하고, ‘間’이라는 한자가 ‘사이’를 가리킨다고 말하면서도 ‘사람·사이’란 낱말이 똑같이 ‘사’가 들어가는 대목을 말밑으로 풀어내는 사람도 참 드뭅니다. 우리가 모두 사람이라면, 들꽃 같고 들풀 같은 수수한 사랑이라면, 씨앗이요 씨알인 살림이라면, 돌이순이요 순이돌이요 풀꽃사람인 삶이라면 서로 푸르게 돌보는 마음을 일으켜서 포근하게 어우러지는 길을 열면 좋겠습니다. 푸르게 돌볼 줄 안다면, 포근히 토닥일 줄 알 테지요. 뭇사람이 서로 돌봄지기가 되고 돌봄빛이 될 만해요. 다들 포근님이 푸근빛이 될 만합니다. 할머니가 포근히 다독이는 손길로 아픈 데가 씻은 듯이 사라지듯,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1. ‘씨’하고 ‘님’ 사이에서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 삶을 나타냅니다. 아름답게 잘 쓰는 말이 넘실거린다면 우리 삶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거칠거나 딱딱한 말이 넘실거린다면 우리 삶이 거칠거나 딱딱하다는 뜻입니다. 이웃나라에서 총칼로 쳐들어와서 억누르던 무렵인 ‘일제강점기’에는 일본말이나 일본 말씨가 흘러넘쳤어요. 사람한테 금을 매겨서 위아래로 가르던 조선 무렵에는 여느 사람들 말씨하고 벼슬아치·임금·글쟁이 말씨가 뚜렷하게 갈렸어요. 우리 삶터를 살피면 총칼나라가 물러난 1945년 뒤로 아름길(민주)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사슬길(독재)이 판쳤어요. 사람들이 마음껏 말을 하거나 일을 하거나 어울리기 어려운 사슬길이 열 해 스무 해 서른 해가 흐르는 사이, 여느 말씨를 비롯하여 글이나 책이나 배움터 말씨가 갇히거나 얽매였습니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터전처럼 위아래로 가르는 말씨였습니다. 생각에 날개를 달도록 하기보다는, 총칼이나 힘이나 돈으로 윽박지를 뿐 아니라, 이제는 배움수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