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켜 북돋우는 뜻으로 알려 드리고 있는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또 좋아해 주시며 둘레 분들에게 나눠 주시는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토박이말을 처음 보기 때문에 낯설기도 하고 또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우리 삶과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되풀이해서 보고 또 글을 쓸 때나 말을 할 때 떠올려 쓰다보면 우리 삶속으로 들어오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 살리기 1-6에서 1-10까지에 나왔던 귀맛, 귀살쩍다, 귀썰미, 귀잠, 그늑하다를 넣어 만든 움직그림입니다. 보면서 뜻과 보기월을 다시 익혀 보시고 또 삶 속에서 떠올려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4해 들봄달 하루 한날(2021년 2월 1일) 바람 바람.
[ 배달겨레소리 글씀이 보리] 동틀 무렵 메가 좋다. 안개가 걷히며 오늘굿이 열린다. 지난밤 꺼내놓을 마음도 없었음을 안다. 이슬 맺힌 메야, 네가 좋다 ! 아무리 모질어도 고개를 방긋 내미는 들꽃들. 무엇인지 고마움에 내눈도 덩달아 반짝인다. 높이 뜬 볕 내리쬐는 메가 좋다. 따스한 품에 숨받이들 녹아든다. 어느새 녹일 것도 다 내 안에 있었음을 안다. 붉게 물든 메가 좋다. 고요한 바람에 따뜻한 네 가슴이 무척일랑 그립다. 이내 뜨거운 마음이 내 안에 있음을 안다. 까맣게 그을린 메가 좋다. 쏟아지는 별을 보며 삶은 빛과 어둠이 함께여서 아름다움을 안다. 이제 한 바퀴 아제 한 바퀴 돌고 돌아 어느덧 내려다보니 우리도 너와 같이 빛이 되어 돌아감을 안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4-낮에 꿈꾸는 사람은... 오란비(장마)철도 아직 아닌 것 같은데 흐린 날이 잦구나. 그렇다고 비가 오는 것은 아니라서 많이 덥지 않고 좋지만 햇볕을 쬐야 할 것들이 아쉬워하는 것 같긴 하다. 해가 나오는 날도 햇볕을 쬐는 날이 거의 없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 나도 그렇고 너희들도 함께 아쉬워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낮에 꿈꾸는 사람은 밤에만 꿈꾸는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많은 것을 알고 있다."야. 이 말씀은 미국 사람으로 소설을 쓰는 사람 가운데 널리 이름을 알린 에드거 앨런 포 님께서 남기신 거라고 해. 밤에 꾸는 꿈은 내 뜻과 아랑곳없는 것일 뿐이지. 말할 것도 없이 꿈을 꾸면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잠을 깨고나면 머릿속에서 흩어져 버리고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을 때가 많고. 하지만 우리가 깨어 있는 낮동안 꾸는 꿈은 다르지. 낮에 꾸는 꿈은 우리를 움직히게 만들고 그런 움직임은 어떤 것이든 열매를 낳게 되고 말이야. 아마 그것을 이름하여 꿈을 이루었다고 할 거야. 이 말은 사는 동안…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거위 실거위 붙어살이벌레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5쪽부터 5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5쪽 둘째 줄에 있는 “찬물이나 날 음식을 함부로 먹지 말자.”에서 ‘음식’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 나온 ‘날-’은 오늘날에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고기’를 이야기할 때 ‘생고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말은 ‘날고기’라는 뜻이니까 ‘날고기’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56쪽에도 ‘날고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옛날에는 두루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우리 몸에 기생하는 벌레는 거의 다 음식물에서 오는 것이다.”도 ‘기생하다’와 ‘음식물’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입니다. 여기서 ‘기생하는 벌레’는 아래에 나오는 ‘기생충’을 좀 쉽게 풀어 쓴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기생충(寄生蟲)’을 가리키는 ‘붙어살이벌레’라는 토박이말을 썼으면 더 쉬운 풀이가 되었지 싶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거위’는 ‘회충(蛔蟲)’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고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10 내가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을 두고 마음을 쓰고 아파하거나 다른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저도 그런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일에 마음을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고 마음을 다잡곤했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땅이름갈모임 말나눔잔치(지명학회 학술발표회)에 함께했습니다. 한곳에 모이지 못하고 누리(온라인)모임을 했는데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토박이말 땅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더 나아가 그런 날을 앞당기려면 어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여는 것이 먼저라는 데까지 뜻이 모아질 수 있도록 제가 더 힘을 써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 다짐을 되새기며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만들어 봅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46-49까지 낱말과 빨래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에 나온 토박이말을 보태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첫소리 실마리만 보고 토박이말 떠올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즐겁게 움직이는 춤 같은 말 [오락가락 국어사전 16] ‘불꽃’은 ‘화염·스파크’가 아니다 나라마다 쓰는 말이 다릅니다. 저마다 삶이 달라 말이 다르니, 이 다른 결에 맞추어 저마다 즐겁게 말을 지어서 씁니다. 우리말꽃은 우리나라에 걸맞는 결로 즐겁게 쓸 말을 담으면 됩니다. ‘불꽃’을 굳이 ‘화염’이나 ‘스파크’로 나타내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말꽃이 바깥말(외국말)을 알려주거나 줄줄이 비슷한말로 덧다는 얼거리를 씻어내고, 우리말을 슬기롭게 가꾸도록 이끄는 몫을 해야겠습니다. 나 : 1. 말하는 이가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아랫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남이 아닌 자기 자신 3. [철학] = 자아(自我) 스스로 : 1. 자기 자신 2. 자신의 힘으로 3. 남이 시키지 아니하였는데도 자기의 결심에 따라서 자기(自己)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해받이 어느 날 문득 생각해 보았습니다. 동냥을 하거나 가난하기에 ‘거지’가 아닌, 거짓말을 하기에 거지이겠구나 싶어요. 동냥을 하면 동냥꾼이요, 가난하면 가난꾼입니다. 있지도 않은데 거짓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요. 높이 노래하고 싶어 속청을 펴는 사람이 있지요. 그야말로 높기에 ‘높소리’일 텐데요, 곁사람하고 높은소리로 노래할 수 있지만, 곁짝한테 높소리로 꾸중하거나 다그친다면 재미없습니다. 어떤 소리를 들려줄 짝인가요. 우리 님한테는 어떤 목소리로 다가서고 싶나요. 사랑하는 님한테 가짓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겠지요. 참소리를 들려주는 마음이 되고, 깊바다 같은 말소리를 펼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해를 먹으며 푸른 숲처럼, 사람도 해바라기를 하기에 튼튼해요. 집을 든든히 건사하는 기둥은 나무인데, 바로 해먹임으로 자란 숨결입니다. 스스로 지키고 함께 꾸리는 살림이란 늘 빛받이로구나 싶어요. 쌀도 밀도 빛바라기입니다. 모든 열매는 해받이예요. 햇살이 우리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노래에서 길을 찾다]12-발밤발밤 옆도 돌아보지 않고 같은 쪽만 보고 달려온 제 삶을 다른 분께서 외길삶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좀 열없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마음을 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무 해가 넘도록 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기에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올 수 있었고 오늘의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늘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발밤발밤'은 바로 앞에 들려 드렸던 '바람꽃'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 이어서 듣게 된 노래입니다. '바람꽃'과 마찬가지로 '선덕여왕'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이며 정영 님이 쓰신 노랫말에 이시우, 조윤정 두 분이 가락을 붙이시고 홍광호 님이 부르셨답니다. '발밤발밤'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인데 노랫말에 이런 뜻이 잘 드러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발밤발밤'이 되풀이해서 나오면서 그 느낌을 더해 줍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겨워겨워', '울어울어'와 같이 글자 셈이 같은 말을 넣어 가락이 느껴지도록…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 지극 정성 그 지극 정성을 → 그 알뜰한 손을 → 그 살뜰한 마음을 지극정성(至極精誠) : 더할 수 없이 극진한 정성 지극하다(至極-) : 더할 수 없이 극진하다 극진하다(極盡-) : 어떤 대상에 대하여 정성을 다하는 태도가 있다 정성(精誠) :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 낱말책에도 나오는 ‘지극정성’이지만, 한자말 ‘지극’이나 ‘극진’ 한 마디로도 ‘정성’을 아우릅니다. 낱말책을 살피면 뜻풀이가 뒤죽박죽인데, ‘지극·극진·정성·지극정성’ 같은 한자말 쓰임새도 뒤죽박죽이로구나 싶어요. 우리말로 ‘알뜰하다’나 ‘살뜰하다’를 쓰면 됩니다. ‘갸륵하다’나 ‘참하다’를 써도 어울립니다. 그 지극 정성을 보고 내가 어떻게 가만있겠어 → 그 알뜰한 손을 보고 내가 어떻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35] 노간주나무 소나무 곁에 노간주나무가 가지를 펼쳤다. 나무가 가늘고 잎도 여리다. 나무가 곧고 굵다. 아버지는 이 나무를 잘라 도끼 손잡이로 끼우고 소코뚜레를 삼았다. 껍질을 벗기고 아궁이 불을 쬐며 나무를 구부려 코뚜레 꼴을 잡았다. 하루는 소가 새끼를 낳는다. 마당에 모아 둔 거름을 둔 자리에 아버지가 볏짚을 깔아 준다. 나는 소 옆에서 구경하는데 어머니가 보지 못하게 했다. 방에 들어가 문을 빼꼼히 열고 구경했다. 소 앞발을 보았다. 소는 아프다고 소리도 지르지 않는다. 소가 숨을 고르고 힘을 주자 새끼가 뚝 떨어졌다. 어미는 새끼 몸을 혀로 햝고 새끼는 이내 일어서려고 비틀거린다. 온몸을 다 닦으면 새끼가 일어나서 어미 젖을 먹는다. 새끼 소는 어리지만 크다. 어린 송아지가 조금 자라 코를 뚫을 때가 되었다. 미리 꼴을 잡아 묶어둔 코뚜레를 코에 끼우려고 송아지를 잡고 애쓴다. 나무는 송아지와 지내고 싶었을까. 곧게 자라면서 부드럽게 구부러지기에 여러 곳에 썼겠지. 바람이 그렇게 노간주나무를 키웠을지도 몰라. 노간주나무는 소하고 동무가 되는 나무. 노간주나무는 도끼이며 여러 연장을 든든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