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마무리잔치 나는 나를 드러낼 적에 빛납니다. 너는 너를 나타낼 적에 빛나요. 자랑하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참된 나랑 네가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을 적에 서로 마음을 밝히면서 즐겁게 오늘 이곳에서 새길을 연다고 느껴요. 꾸미는 겉모습을 보여준다면 덧없어요. 치레하는 겉발림에 머문다면 부질없지요. 아무렇게나 혀를 놀리지 말고, 가라사대 타령을 하지 말고, 수더분하면서 수수하게 생각을 털어놓을 적에 모든 하루가 꽃잔치처럼 열리는구나 싶어요. 차근차근 수다잔치를 폅니다. 차곡차곡 노래잔치를 나눕니다. 다소곳이 마무리잔치를 하고, 도란도란 온갖 이야기가 흐르는 뒤풀이도 해봐요. 엉터리 술잔치나 뜬금없는 막말잔치는 치워요. 말 한 마디에 포근히 숨빛을 얹어서 우리 보금자리를 사랑하는 마음결을 풀어놓아 봐요. 모든 어린이가 마음껏 뜻을 펴고 이야기하는 마을이 아름답습니다. 모든 푸름이가 꿈을 속삭이고 펼치면서 흉허물없이 어깨동무하는 나라가 즐겁습니다. 말 한 마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제금나다 책을 읽을 틈이 없다면, 책을 읽을 만하게 틈을 내면 느긋합니다. 바쁘기에 틈을 내어 하루를 넉넉하게 누려요. 온누리 모든 사람은 저마다 바쁘게 마련입니다. 차분하게 하루를 돌아보면서 생각을 틔우고 마음을 가꿀 틈을 내지 않는다면, 그만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하루로 맴돕니다. 배우려고 읽습니다. 깨달으려고 읽어요. 종이에 담은 책을 읽고, 풀꽃나무란 책을 읽으며, 해바람비라는 책을 읽어요. 온누리 모든 책은 누구나 온눈으로 거듭나면서 홀가분하게 살림길을 돌보도록 이바지합니다. 씩씩하게 제금나는 길을 알려준달까요. 푸르게 혼살림을 짓는 길을 밝히는 책읽기라고 할 만합니다. 사랑스레 혼자살림을 꾸리는 하루를 들려주는 책읽기라고 해도 어울려요. 알지 못할 어려운 말을 그득 담은 책이 아닌, 멧새가 노래하는 이야기가 흐르는 책을 쥐어요. 끼리끼리 노는구나 싶은 수수께끼조차 아닌 메마른 말만 넘치는 책이 아닌, 어린이한테 너그럽고 이웃한테 상냥한 말씨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오늘말 오늘말. 깔끔채 우리는 왜 ‘때밀이’라는 이름을 ‘낮은말’이나 ‘나쁜말’로 여길까요? 때를 밀기에 꾸밈없이 붙인 이름인 ‘때밀이’입니다. 언제나 모든 말은 잘못이 없어요. 말을 다루는 사람 스스로 마음이 밑바닥을 치거나 뒤틀릴 뿐입니다. 때를 밀 적에는 몸을 말끔하게 할 테니 ‘말끔이’요, 더러운 데를 씻으니 ‘씻김님’이자, 깔끔하게 이바지하고 반짝이는 몸으로 돌보니 ‘깔끔님’에 ‘반짝님’이에요. ‘세신샵’처럼 한자말하고 영어를 붙여야 멋스러운 이름이지 않습니다. ‘깔끔채’요 ‘말끔채’이며 ‘씻김채’인걸요. 우리가 선 곳을 돌아보기로 해요. 우리는 어떤 집에서 어느 대목을 눈여겨보면서 살림을 가꾸는가요. 우리 마음자리에는 어떤 빛이나 어둠이 갈마들면서 스스로 빛나거나 어두운가요. 스스로 앞뒤를 바라봅니다. 구석진 곳도 귀퉁이도 아닌 오롯이 어우러질 한마당을 헤아립니다. 섣달이기에 섣달노래를 부르고, 섣달이 아니어도 늘 섣달빛처럼 눈부시고 싶어 여름에 섣달노래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모둠이 지난 삶길을 더듬어 보자니, 저는 더부살이집에서는 안 지냈더군요. 덧살이가 싫어서 안 살지는 않았습니다. 더부살이를 하는 삯집은 혼살이를 하는 삯집보다 달삯이 높아서 엄두를 안 내었어요. 덧살이집에서는 손수 밥을 짓고 차리는 품이 없다지만, 저는 김치를 비롯해서 못 먹는 밥이 꽤 많습니다. 그저 스스로 밥살림을 헤아리는 조그마한 집이 달삯이 눅고 홀가분했어요. 모둠이로 지낸다면 혼자 용쓸 일이 적습니다. 모둠벗 손길을 받으면 짐을 나를 적에도 한결 수월하겠지요. 틀림없이 모둠살이는 뜻있고 알차며 넉넉해요. 혼살이는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스스로 가다듬으면서 제 몸에 맞는 차림새를 바라보고 돌보는 바탕이라고 할 만합니다. 들머리에서 어느 길로 가면 새롭고 즐거우려나 하고 생각합니다. 처음을 잘 골라야 한다고들 하는데, 첫자락을 엉뚱하게 골랐으면 좀 멀어도 돌아가면 돼요. 돌고도는 길이 퍽 힘들까요? 돌고돌기에 삶을 새삼스레 바라보면서 꽤 재미나게 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숲노래 우리말 말 좀 생각합시다 27 손자아들 낱말책에서 ‘손녀딸(孫女-)’을 찾아보면 “‘손녀’를 귀엽게 이르는 말”로 풀이합니다. ‘손자아들’도 찾아보았어요. 그러나 ‘손자아들’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갈 수 있으나 아리송합니다. 왜 ‘손녀딸’은 오르고 ‘손자아들’은 안 오를까요? 그리고 ‘손녀딸’이라는 낱말은 알맞은가 하고 더 헤아려 볼 만합니다. ‘손녀’라는 낱말로 우리 딸아들이 낳은 ‘딸’을 가리킵니다. ‘손녀 + 딸’은 겹말입니다. ‘외갓집’이나 ‘처갓집’도 겹말이지요. ‘외가·처가’가 바로 ‘집’을 가리키기에 ‘외가 + 집’이나 ‘처가 + 집’은 겹말이지요. 겹말이라 하더라도 귀엽게 이르려고 구태여 ‘손녀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나 할아버지로서는 가시내만이 아닌 머스마도 귀엽게 마련이에요. 귀여운 머스마한테는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까요? 귀엽기에 “귀여운 손녀”나 “귀여운 손자”라고 하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아버지 아이를 낳는 아버지하고 어머니는 어버이라는 이름을 얻어요. 그러나 이름을 얻기에 어버이답거나 아버지답거나 어머니답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을 오롯이 사랑하는 마음을 날마다 새롭게 빛내기에 비로소 어버이다우며 어른스럽습니다. 딸아들을 함께 돌보는 곁님입니다. 두 사람은 짝을 이루어 아들딸을 보살펴요. 짝꿍 가운데 한 사람만 애를 보아야 하지 않아요. 짝님인 두 사람이 나란히 지피는 사랑이 어우러지면서 보금자리마다 포근히 숨결이 흐르고 즐겁습니다. 둥지살림을 꾸리다 보면 어느 날은 고갯마루를 넘는 듯할는지 몰라요. 이때에는 한결 느긋이 고개를 넘으면 돼요. 어느 때는 고빗사위처럼 아슬아슬하겠지요. 이때에는 더욱 넉넉히 마음을 다독이면서 아이들하고 소꿉놀이를 하듯 천천히 가면 되어요. 욱여넣듯 적바림해야 글이 되지 않습니다. 잔뜩 써넣어야 멋지지 않아요. 어제는 어제요 오늘은 오늘인 줄 환하게 헤아리면서 새길을 가는 몸차림으로 한 줄씩 옮기면 어느새 글꽃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먼눈 가까이에 있으나 잘 보이지 않아서 키워서 보려 합니다. 멀리 있기에 잘 안 보이는구나 싶어 확 끌어당겨서 보려 하고요. 가까이에 있는 조그마한 숨결을 키워서 보는 ‘키움눈’입니다. 키우는 눈이기에 ‘키움거울’이기도 해요. 멀리 있어도 보도록 이바지하는 ‘먼눈’이에요. 멀리 있기에 잘 보도록 돕는 ‘멀리보기’이고요. 여러 살림을 만지면서 조임쇠를 맞춥니다. 큰조임쇠로 척척 움직이고서, 잔조임쇠로 살살 헤아려요. 보는판에 놓은 숨결을 키움눈으로 보면서 이모저모 알아보려고 해요. 우리 곁에 있으나 미처 못 느낀 숨빛을 차근차근 맞아들이고 싶습니다. 이 바다에는 어떤 물톡톡이가 있을까요. 저 냇물에는 어떤 물톡톡이가 물살림을 펼까요. 이웃을 스스럼없이 만나서 이야기합니다. 동무를 환하게 반기며 웃습니다. 서로 티없는 눈망울로 마주하면서 노래하고, 함께 해밝게 생각을 나누며 오늘을 누려요. 거짓없는 마음으로 하늘빛을 품습니다. 이슬같은 마음씨로 바다를 안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풀꽃나무 풀은 풀입니다. 풀을 ‘식물’이라 할 까닭이 없고, ‘녹색식물’처럼 알쏭달쏭하게 써야 할 일이 없습니다. 푸르게 퍼지는 숨결이라서 풀입니다. 풀하고 꽃을 아울러 풀꽃이요, 풀하고 나무를 나란히 푸나무·풀나무라 합니다. 모든 푸나무를 헤아리려면 온푸나무·온풀나무라 하면 돼요. 풀이랑 꽃이랑 나무를 아우를 적에는 풀꽃나무라 하면 어울려요. 이름은 재주를 부려서 짓지 않습니다. 이름은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는 이웃빛을 헤아리면서 지어요. 좋은 이름을 붙이지 않아요. 즐겁게 생각을 지피면서 이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길에 곁에 두는 말을 추스릅니다. 대단하구나 싶은 솜씨로 엮는 말이 아닌, 수수하게 하루를 사랑하는 살림빛으로 여미는 말입니다. 들풀에 흐르는 숨빛을 읽어 볼까요. 풀빛마다 얼마나 다르게 눈부신가를 느껴요. 들풀처럼 들풀넋이 되어 우리 마음을 빛내어 봐요. 들꽃처럼 들꽃넋으로 거듭나면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숨붙이를 하나하나 품어요. 살랑살랑…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둘째치다 모르기에 배우겠다며 나서고, 모른다면서 안 배우려고도 합니다. 알기에 새롭게 배우려 나서지만, 안다면서 더는 안 배우려고 손사래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너머를 바라보며 사뿐히 건너가는 사람이 있고, 할 일을 젖혀놓고서 슬그머니 건너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찬찬히 마치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아예 손을 놓고 몰래 넘어가는 사람이 있어요. 틀림없이 같은 말이지만, 한 끗으로 갈립니다. 스스로 서는 자리에 따라 마음이 다르고, 이 다른 마음으로 삶을 등지기도 하고 삶을 사랑하기도 합니다. 어느 길손집은 정갈하게 차린 덧살이칸을 마련하지만, 어느 길손채는 후줄그레하게 내버려둔 모둠칸을 둬요. 한터집을 꾸릴 적에는 더 마음을 기울일 노릇일 텐데, 어울칸이라는 생각을 잊는구나 싶어요. 모든 집은 우리가 누리는 마을이라는 대목을 둘째치고서 돈을 먼저 바라보는 탓입니다. 모든 말은 예부터 이모저모 헤아려서 짓습니다. 샘 같은 창자인 ‘샘창자’입니다. 하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6 알못 ‘알못’이란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나이가 제법 든 어른이라면 알처럼 생긴 못인가 하고 여길 만합니다. 그런데 ‘알처럼 생긴 못’은 살림에 박는 길고 뾰족한 것 하나에, 물이 고여 찰랑이는 곳 둘이지요. 또는 알이 있는 못물이라고 여길 수 있어요. 어느새 사람들 입에 착 달라붙은 ‘알못’은 “알지 못하는”을 간추린 낱말입니다. ‘겜알못·야알못·축알못’처럼 흔히 쓸 뿐 아니라 곳곳에 ‘-알못’을 붙여서 써요. 그동안 ‘-맹(盲)’이나 ‘-치(癡)’ 같은 한자만 붙여서 “알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면, 오늘날에는 꽤 새롭게 말틀을 빚었다고 할 만합니다. 다만 ‘바보’를 붙여서 ‘야구바보’나 ‘축구바보’라 하기도 했지만, 이때에 ‘바보’는 “알지 못하는”뿐 아니라 “어느 하나에 푹 빠진”을 나타내기도 했어요. ‘야구바보’라 하면 야구만 알고 다른 것은 모른다는 느낌이지요. 그러니까 ‘알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