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들쑥날쑥 물결이 오르내립니다. 물결이 오르내리지 않으면 쉽게 막힙니다. 흐르지 않는 물은 고이고, 고이면 썩어요. 배우는 사람은 늘 새롭게 배웁니다. 일하는 어른은 노상 새롭게 일합니다. 노는 어린이는 언제나 새롭게 놀아요. 똑같은 몸짓인 쳇바퀴가 될 적에는 마치 움직이는 듯하지만 움직임이 아닌 겉발림으로 치우쳐요. 굽이치지 못하기에 새롭지 않고, 새롭지 않으니 고이며, 생각이며 마음이 거듭나지 못합니다. 물결치는 마음이라서 흔들린다고 여길 수 있지만, 너울너울하기에 이쪽을 보고 저쪽을 살피면서 다시 나한테 돌아와 어떻게 생각이며 마음이며 몸을 가누어야 즐거운가 하고 알아차립니다. 얼핏 들쑥날쑥인 듯하지만, 이 춤추는 마음이기에 고요하면서 깊이 잠겨서 새록새록 터져나오듯 피어나는 꽃송이가 돼요. 숱한 고빗사위가 넘실거리는 길을 거친, 이러면서 철든 사람을 어른이라 합니다. 어른들이 모이는 자리는 ‘어른뜰’쯤 될까요. ‘어른채’ 같은 이름도 좋겠지요. 눈가리개를 하더라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자극적 상대편을 흥분시킬 수 있는 자극적 언행 → 저쪽이 달아오를 수 있도록 긁는 말짓 자극적인 냄새 → 찌르는 냄새 쇠를 긁듯 몹시 자극적인 소리였다 → 쇠를 긁듯 몹시 따가운 소리였다 ‘자극적(刺戟的)’은 “자극하는 성질이 있는”을 가리키고, ‘자극(刺戟)’은 “1. 어떠한 작용을 주어 감각이나 마음에 반응이 일어나게 함. 또는 그런 작용을 하는 사물 2. [생물] 생체에 작용하여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일. 또는 그런 작용의 요인 3. [심리] 유기체에 작용하여 반응을 일으킬 수 있거나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상(事象)”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건드리다·긁다·넘보다·따갑다’나 ‘세다’를 비롯해서, ‘만지다·매만지다’나 ‘놀랍다·느끼다·대단하다’나 ‘당근·미끼·밑밥·밑판’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 감기 → 고뿔 '감기(感氣)에 걸리다.' '감기 예방' 처럼 한자말 '감기'를 나타내는 우리말은 '고뿔'이어요. 코를 옛날엔 '고'라 했고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뜨거워지고 끝내는 온몸이 뜨거워지고 덜덜 떨리는 앓이를 '고뿔 들었다'고 했지요. 코에 불이 났다고 본 거죠. 곧 '코에 불이 난 앓이' 란 뜻이지요. 고(코) + ㅅ + 블(불) → 곳블 → 고뿔, 우리말이 생겨난 말밑(어원), 말뿌리가 얼마나 재미있고 멋져요. 그리고 '걸린다' 보다 '들다'고 하는 것도 맞는 것 같아요. 아무리 고뿔을 일으키는 좀알살이(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더라도 몸이 튼튼해서 미리막이(예방)를 잘 하면, 고뿔에 들지 않겠지요. 이런 뜻 깊고 좋은 우리 말을 살려 써 가면 좋지 않을까요? 옛 한아비들처럼 감기를 '고뿔'로 써가면 '독감'은 '센 고뿔'로 바꿀 수 있겠지요. ● 깇다 : '기침하다'는 말밑 본디 기침은 '깇다' 라는 말 씨줄기 '깇'에 이름씨를 만드는 뒷가지 '-음'이 붙어 깇음 → 기츰 → 기침이 된 말입니다. 그래서 옛날엔 '기츰을 깇다' 라고 말했는데 '깇다'란 말을 시나브로 안쓰고 한자말에 '-하다'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구축 요즈음 시골에서는 바람날개(드론)를 띄워 풀잡이물(농약)을 뿌립니다. 그나마 사람이 손으로 뿌리면 덜 시끄럽지만, 바람날개가 하늘을 덮으면 매우 시끄러워요. 굳이 하늘에서 풀잡이물을 뿌려야 할까요? 마을은 여러 집이 모여서 섭니다. 집을 한꺼번에 우르르 올려세우기에 되는 마을이 아닌, 차근차근 살림을 하면서 가꾸는 터전이기에 시나브로 마을이에요. 한 사람 두 사람 찬찬히 지은 보금자리로 이루는 마을하고, 잿빛집(아파트)으로 닦은 마을하고 사뭇 다를 테지요. 숲을 밀면서 세우는 잿빛집이라면 얼마나 즐거운 마을이 될까요? 숲을 밀어냈기에, 풀꽃나무를 몰아냈기에, 천천히 마련하는 살림길을 쫓아냈기에, 따사로운 손길이나 숨결하고는 동떨어지지 않을까요? 풀벌레하고 싸워야 하지 않습니다. 풀벌레도 이웃이고, 새도 이웃이며, 벌나비도 이웃이에요. 조금조금 나누면 좋겠어요. 미닥질도 밀당도 아닌, 어깨동무로 가면 좋겠어요. 새 한 마리 없는 곳에서 아이들은 꿈을 꾸지 못해요.…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요즘 널냄(방송), 새뜸(신문)에 나오는 말들은 거의 모두 한글왜말, 한글되말, 한글하늬말투성이랍니다. 우리말 한마디 쓰는 이가 참 드무네요. ‘하향평준화’, 여느 모둠사람이든 이를테면 배움이들 가운데 배움이 느린 아이한테 맞춰 고르게 할 때 하향평준화라는 왜말을 많이 씁니다. ‘낮춰 같게’란 뜻이지요. 맞선 말은 상향평준화라 쓰는데 ‘높여 같게’로 다듬어 쓰면 좋겠어요. 해끝(연말)이면 가까운 사람들끼리 한해를 잘 보낸 기림으로 갖는 모꼬지를 왜말로 송년회나 망년회라 쓰는데 ‘해보내기 모꼬지’, ‘해넘이 모꼬지’라 하면 어떨까요? 여럿이 모여 함께 먹는 일을 왜말로 ‘회식’이라 하는데 우리말은 ‘두레먹기’라 하면 멋지지요. ‘김해 신공항 백지화’ 할 때, 백지화는 ‘없던 일로’, 공항은 날틀(비행기)이 뜨고 내리는 곳을 말하니 ‘날터’, 신공항은 ‘새날터’, ‘김해’ 고을은 옛이름 ‘가라(가야)’를 되찾아 ‘가라 새날터는 없던 일로’로 다듬어 쓰면 좋겠네요. ‘교통연구원’에서 교통은 오고가는 것을 뜻하니 ‘오감’, 연구는 참을 찾아내거나 밝혀내는 일, 원은 ’집’이란 뜻이어서 ‘오감밝힘집’. 과잉친절이란 말도 나오는데 ‘지나친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한자말이 몸말까지 우리말을 밀어내고 자리잡고 있어요. 두부, 두상 → 머리 두개골 → 머리뼈 세수 → 손씻기 세면 → 낯씻기 수족 → 손발 수족냉증 → 손발참 수족냉탕 → 손발 찬물담그기 안면 → 낯, 얼굴 안과 → 눈 보는데 이비인후과 → 귀,코,목구멍 보는데 치과 → 이 보는데 치약 → 이약 치솔 → 이솔 사지 → 팔다리 신체, 육체 → 몸, 몸뚱이 신병확보 → 몸(뚱이) 붙듬 폐 → 허파 위 → 양, 밥통 (양껏 먹다: 밥통 크기 만큼 먹다) 장 → 창자 대장 → 큰창자 소장 → 작은창자 맹장 → 막창자 직장 → 곧은창자 신장 → 콩팥 심장 → 염(통) 심장병 → 염앓이 췌장 → 이자 폐포 → 허파꽈리 기관 → 숨통 기관지 → 숨통가지 혈액 → 피 혈액순환 → 피돌기 모세혈관 → 실핏줄 유방 → 젖가슴 우유 → 소젖 배 → 등 배근 → 등힘살 복부 → 배 복식호흡 →배숨 근육 → 힘살 슬 → 무릎 슬하 → 무릎아래 슬관절 → 무릎마디 고관절 → 넓적다리 마디 골 → 뼈 골절 → 뼈부러짐 뇌 → 골 적혈구 → 붉은피톨 백혈구 → 흰피톨 비장 → 지라 췌장 이자 항문 → 똥구멍 분, 변, 대변 → 똥 소변 → 오줌 분뇨처리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과의 대통령과의 대화 → 대통령과 얘기하기 자연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 숲과 만나야 한다 ‘-과 + -의’ 얼개에서는 ‘-의’를 털면 됩니다. 이 일본 말씨는 으레 ‘-과의 + 이름씨꼴’로 흐르는데, 이름씨꼴을 풀어낼 적에 우리 말씨가 돼요. “동생과의 다툼 때문에”는 “동생과 다퉈서”로, “그분과의 만남으로 인해”는 “그분과 만나서”로 손볼 만하지요. ㅅㄴㄹ 나는 한 번도 욕망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 → 끓어오를 적에는 싸워서 여태 이기지 못했다 → 뭐가 하고플 적에는 늘 하고야 말았다 →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늘 해야만 했다 《영화여 침을 뱉어라》(이효인, 영화언어, 1995) 3쪽 필자가 본격적으로 사진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는 노산 이은상 선생님과의 만남이었다 → 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우리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량 量 가사량 → 일감 / 일거리 / 집안일 노동량 → 일 / 일거리 작업량 → 일 / 일감 ‘-량(量)’은 “분량이나 수량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 하는데, 낱말책에 나오는 보기 ‘가사량·작업량·노동량’은 그저 ‘일’로 손질할 만합니다. 이때에는 군더더기예요. 다른 자리를 보아도 굳이 ‘부피’로 손질하기보다는 ‘-량’을 아예 털어내는 길이 한결 낫습니다. ‘수확량’이라면 ‘거두다’란 낱말로, ‘식사량’이라면 ‘밥·먹다’란 낱말로, ‘활동량’이라면 ‘움직이다’란 낱말로, ‘일조량’이라면 ‘해·햇볕’으로 손질하면 넉넉하지요. 일조량은 적지만, 그 대신 방음은 완벽해서 → 햇볕은 적지만, 그만큼 소리는 잘 막아서 → 해는 조금 들지만, 소리만큼은 잘 가려서 《피아노의 숲 8》(이시키 마코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서울스럽다 나라 어디를 가더라도 서울스럽습니다. 왜 서울답게 꾸미려 하나 아리송하지만, 서울처럼 보일 적에 멋스럽거나 반짝이거나 말쑥하다고 여기기 때문일 테지요. 시골스러우면 수수하거나 투박할 뿐 아니라 멋이 없고, 빛나지 않는다고 여기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구나 싶어요. 시골사람으로 살며 시골빛하고 서울빛을 나란히 놓고 보면, 시골이더라도 깊이 깃든 곳이 아니라면 밤별을 못 누립니다. 서울뿐 아니라 여느 큰고장에서도 별빛이 흐르지 않아요. 어쩌면 이러한 터전은 겉멋이나 치레이지 않을까요? 낮에 구름하고 햇빛이 안 흐르고, 밤에 고요하면서 흐드러지는 별잔치가 없다면, 그럴싸한 겉모습이지 싶습니다. 집에서건 마실을 가건 이야기꽃(강의)을 펴는 자리에 가건, 저는 시골차림 그대로인데, 흙내음이 묻은 고무신을 그냥 꿰고, 새벽에 이슬을 훑던 대로 다닙니다. 조금 바보스럽거나 살짝 엉터리일는지 모르나, 굳이 모든 사람이 서울스러워야 하지 않겠지요. 시골사람이 얼마 없는 요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모색하며 찾아내는 모색해 가면서 찾아내는 → 찾아 가면서 → 찾아보면서 → 찾는 동안 모색(摸索) : 일이나 사건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실마리를 더듬어 찾음 ‘찾는다’고 할 적에 한자말로 ‘모색’이라고도 하기에, “모색해 가면서 찾아내는”은 겹말입니다. “찾아 가면서”라고만 하면 됩니다. 말씨를 바꾸어 “찾아보면서”나 “찾으면서”나 “찾는 동안”이라 해도 되고요. 모색해 가면서 찾아내는 답도 있을 거야. 팀은 유메지가 이끌어 가렴 → 찾아 가면서 알아내는 길도 있어. 모임은 유메지가 이끌어 가렴 → 찾아보면서 배우는 길도 있어. 모둠은 유메지가 이끌어 가렴 → 찾는 동안 깨닫는 길도 있어. 동아리는 유메지가 이끌어 가렴 《도쿄 셔터 걸 2》(켄이치 키리키/주원일 옮김, 미우, 2015) 164쪽 공통점이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