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85. 흰웃옷 속에 받치는 흰빛인 웃옷이라면 ‘흰 + 웃옷’처럼 엮으면 어울린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흰웃옷을 가리키는 말을 일본에서 받아들인 일본영어인 ‘와이셔츠’를 고지식하게 쓰는데, 영어조차 아니고 우리 삶하고도 동떨어진 엉뚱한 말씨는 얼른 걷어내야지 싶다. ‘셔쓰’냐 ‘셔츠’로 다툴 까닭이 없다. ‘웃옷·윗도리’라 하면 되고, ‘적삼·저고리’ 같은 우리말이 버젓이 있다. 흰웃옷(희다 + ㄴ + 웃 + 옷) : 속에 받치는 흰빛인 웃옷으로 깃이 있고 소매가 있으며, 깃에는 댕기를 맬 수 있다. 하늬녘 차림이다. (= 흰윗도리·흰적삼·흰저고리·하얀웃옷·하얀윗도리·하얀적삼·하얀저고리·저고리·적삼·윗옷·윗도리·위. ←셔츠shirt/샤쓰シャツ, 와이셔츠ワイシャツ·Yシャツ/white shirt·dress shirt/와이샤쓰) 86. 다리꽃 흔히 ‘장애인 이동권’을 말하는데, 그냥 ‘다리꽃’을 말해야 알맞다고 느낀다. ‘어린이 다리꽃’이며 ‘아기 다릿날개’를 펼 적에는 누구나 홀가분하면서 즐겁고 느긋하게 어디이든 오갈 만하다. 아기는 어버이가 안거나 업거나 아기수레에 태워야 길을 다닐 수 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81. 철바보 어릴 적 어머니가 문득 읊은 ‘철부지’란 낱말이 어려워 “어머니, 철부지가 뭐예요?” 하고 여쭈었더니 “철부지? 어려운 말인가? 철을 모르는 사람이란 뜻이야. 철딱서니없다는 뜻이지.” 하고 부드러이 알려주었다. 우리말로 “모르는 사람 = 바보”이다. 그러면 ‘철바보’처럼 처음부터 쉽게 이름을 붙이면 어린이도 어른도 다들 쉽게 알아차리고 이야기를 펼 만하리라. 철바보 (철 + 바보) : 철을 모르거나 잊거나 살피지 않거나 느끼지 않는 사람. 철이 들지 않은 사람. (= 코흘리개. ← 철부지-不知, 삼척동자, 무지無知, 무지몽매, 지각知覺 없다, 불효, 불효막심, 불효자, 불효녀, 불효자식) 82. 큰가작 어린이 눈으로 바라보는 길이란, ‘눈높이 낮추기’가 아닌 ‘눈높이 넓히기’이다. 몇몇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말을 치우고서, 누구나 알아보면서 삶을 북돋우고 빛내어 가꾸는 길을 열려는 마음이라면 ‘어린이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며 말을 편다’고 느낀다. 밥집에 간 아이들이 차림판에 적힌 ‘대중소’란 글씨를 보며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둘레 어른은 으레 “큰 것하고 중간 것하고 작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78. 올날 바로 이곳에 있는 날은 ‘오늘’은 ‘오다 + ㄴ + 날’인 얼개이다. ‘온날 = 오늘’이다. 날이 지났기에 ‘지난날’이라 한다. 그러면 앞으로 올 나날을 헤아릴 적에는 ‘오다 + ㄹ + 날’인 얼개로 ‘올날’처럼 쓸 수 있다. 또는 ‘오는날’처럼 써도 어울린다. 올날 (오다 + ㄹ + 날) (= 오는날·모레·앞날·앞. ← 미래, 후일, 훗날, 내일來日, 후後, 이후, 다음번-番, 초현실, 장차, 장래, 전도前途, 향후, 금후, 차후, 추후, 패스pas, 보류, 이순위, 잠시 후, 차次, 차기次期, 후배, 후진後進, 후임, 후계, 후손, 후예, 후세, 자손, 손孫, 손주, 손자, 손녀, 손자손녀, 격세유전) : 1. 바로 이곳에 있는 이때를 지나면 오는 날. 2. 이제 이곳으로 오는 날. 앞으로 맞이할 날. 아직 이루거나 누리거나 펴지 않았지만, 머잖아 오거나 맞는 날. 꿈으로 그리는 날. 79. 어울눈 영어 ‘gender sensitivity’를 1995년부터 쓴다고 하며, 일본에서는 ‘성인지 감수성(性認知 感受性)’으로 옮긴다고 한다. 우리는 이 일본말씨를 고스란히 받아들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74. 네가락놀이 듣기에 즐겁도록 퍼지는 소리를 따로 ‘가락’이라 한다. ‘소릿가락·노랫가락’처럼 쓰는데, 노랫가락이 어우러진다면 ‘가락두레’나 ‘어울가락’이라 할 만하고, ‘가락숲’ 같은 말도 지을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네 가지 ‘가락틀’을 살려서 펴는 ‘가락마당’이 있다. 이때에는 ‘네가락놀이’라 할 만하다. 네가락놀이 (네 + 가락 + 놀이) : 네 사람이 네 가지 가락으로 벌이거나 즐기거나 펴거나 나누는 놀이. 흔히 꽹과리·징·장구·북 네 가지로 노래판을 벌인다. (= 놀이마당·놀이두레. ← 사물놀이四物-, 풍물風物) 75. 풋글 어떻게 쓰더라도 모두 ‘글’이다. 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대로 살짝 적어 놓고서 나중에 다시 살피기도 한다. ‘적다·적바림’을 가르듯, 글을 놓고도 ‘글·밑글’을 가를 만하다. 가볍게 남긴 글이라면, 문득 옮긴 글이라면, 살짝 짬을 내어 후다닥 쓴 글이라면, 앞으로 더 살피거나 살릴 뜻일 테니 ‘풋글’이란 낱말을 새롭게 엮을 만하다. 풋글 (풋 + 글) : 가볍게·처음으로 적거나 옮긴 글. 나중에 살리거나 쓸 생각으로 몇 가지만 적거나 옮긴 글. (= 밑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70. 눈가루공 눈은 굴려서 눈사람을 빚는다. ‘굴리다·빚다’라는 낱말을 써야 알맞으나, 요새는 “눈사람을 만들다”처럼 잘못 쓰는 말씨가 확 번졌다. “공장에서 똑같이 뚝딱 만들어 내놓는 눈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만들까? 눈을 굴려 눈뭉치나 눈덩이를 빚는다. 그렇지만 ‘스노우볼’이라고 애써 말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리고 눈가루나 눈꽃가루가 날리는 모습을 담은 조그마한 공이나 노리개도 ‘스노우볼·스노볼’이라 하더라. 눈가루가 날린다면 ‘눈가루공’일 텐데. 눈꽃가루를 바라본다면 ‘눈꽃공’일 텐데. 눈가루공 (눈 + 가루 + 공) : 눈이 가루나 꽃처럼 날리는 듯하는 모습을 속에 담은 공이나 노리개. (= 눈공·눈꽃공. ← 스노볼·스노우볼snowball) 71. 엇빛 찰칵찰칵 찍을 적에는, 찍히는 사람이나 모습이 빛을 마주보아야 잘 나온다고 여긴다. 찍히는 뒤쪽에서 빛이 들어오면 어긋난다고 여긴다. ‘앞빛’일 적에 찰칵찰칵 찍기에 좋고, ‘뒷빛’일 적에는 아무래도 찍기에 나쁘다. 엇나가는 뒷빛일 테니 ‘엇빛’이라고 할 만하다. 엇빛 (엇 + 빛) : 어긋나는 빛. 어긋나게 들어오는 빛. 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66. 나래꽃 ‘우표(郵票)’는 일본이 만들어서 우리나라에 퍼뜨렸다. 우리나라로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만들거나 짜거나 짓기 어렵던, 아니 모조리 이웃나라한테서 받아들여서 써야 하던 지난날이었으니 어쩔 길이 없었으리라. 일본사람이 지어서 퍼뜨렸기에 안 써야 할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일본을 안 거치고서 ‘postage stamp’나 ‘stamp’를 곧바로 받아들여서 나누려 했다면 어떤 이름을 지었을까? 아무래도 1884년에는 한자를 썼을 만하지만, 글월을 글자루에 담아 띄울 적에 “훨훨 날아간다”는 뜻으로 ‘나래·날개’ 같은 낱말을 살려썼을 수 있다. 글월을 ‘보내다’라고만 하지 않고 ‘띄우다’라고도 하기에, ‘띄우다 = 날려서 가다’라는 얼거리를 돌아볼 만하다. 글월을 띄우는 값을 미리 치러서 붙이는 종이는 작다. 테두리가 오돌토돌하다. “작은 종이꽃”으로 여길 만하다. “날아가는 작은 종이꽃”이기에 ‘날개꽃·나래꽃’처럼 새롭게 가리킬 수 있다. 어느덧 ‘우표’를 쓴 지 한참 지났어도, 우리 나름대로 새길을 찾는 새말로 새꽃을 피울 만하다. 날개꽃 (날개 + 꽃) : 글월을 부칠 적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61. 온살 100이라는 셈을 우리말로는 ‘온’으로 센다. 우리말 ‘온’은 ‘모두’를 나타내기도 한다. ‘온누리·온나라’는 “모든 누리·모든 나라”를 가리킨다. ‘온몸·온마음’은 “모든 몸·모든 마음”을 뜻한다. 나이로 ‘온(100)’에 이를 적에는 모두 헤아리거나 보거나 느끼거나 안다고 여긴다. 더없이 참하고 어질다고 여기는 ‘온살’이요, 어느덧 ‘온살이날’이나 ‘온살림길’로 바라본다. 온살 (온 + 살) : 온(100)에 이른 나이. 오래 살아온 날. 오래 흐르거나 이은 나날. (← 백세百歲) 온살림날 (온 + 살리다 + ㅁ + 날) : 온(100)에 이르도록 살아온 나이. 오래 살아오거나 살아가는 길·날. 오래 흐르거나 이으며 누리거나 짓는 길·나날. (= 온살림길·온삶길·온살이길·온살이날·온삶날. ← 백세시대) 62. 오늘눈 바로 여기에 있는 이날이 ‘오늘’이다. 지나간 날은 ‘어제’이고, 다가올 날은 ‘모레’이다. 우리는 어느 날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눈길이 다르다. 오늘 이곳에서 바라보는 ‘오늘눈’이라면, 지나간 날에 지나간 그곳에서 바라보려는 ‘어제눈’이며, 앞으로 맞이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57. 담찔레 지난날에는 울타리를 가볍게 두면서 탱자나무나 찔레나무나 싸리나무를 ‘울나무’로 삼았다. 탱자한테서는 하얗고 맑은 꽃을 보다가 노랗고 탱탱한 열매를 얻는다. 찔레한테서도 하얗게 그윽한 꽃을 맞이하는데, 이에 앞서 새봄에 돋는 여린싹을 나물로 얻는다. 싸리나무한테서는 겨울에 눈을 쓸거나 여느 철에는 마당을 쓰는 빗자루로 묶을 가지를 얻는다. 울나무 가운데 하나인 ‘찔레’를 눈여겨본 사람들은 꽃송이만 따로 키워 “꽃빛을 크게 누리는” 길을 열었다. 이러며 ‘rose’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자말로는 ‘薔薇’로 옮기는데, 우리 눈썰미로 보자면 ‘꽃찔레’이다. 꽃으로 누리는 찔레란 뜻이다. 이 꽃찔레는 으레 담에 올려서 잇는다. 담을 타고 덩굴을 뻗는 꽃빛이다. 그러면 ‘담찔레’로 이어가기도 한다. 담찔레 (담 + 찔레) : 찔레(들찔레)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손보고 따로 키우면서 꽃송이가 더욱 눈부시며 크도록 가꾼 꽃을 가리키는 이름. 으레·일부러 담에 앉혀서 덩굴줄기를 이으면서 함박스럽게 커다란 꽃송이를 나누거나 누리기도 한다. 꽃송이가 눈부시게 돋보이도록 바꾼 꽃인 ‘장미’를 가리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53. 옷나래 예부터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옷을 갖춘 모습으로 달라 보일 수 있다고 여긴다. 어떤 차림새여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속빛을 읽을 수 있고, 새롭게 차리면서 힘을 낼 수 있다. 옷이 날개나 나래가 된다면, 옷이 꽃이 될 만하리라. 옷으로 드러내는 멋이나 맵시가 있고, 마음멋이나 마음꽃이나 마음날개를 펼 수 있다. 옷나래 (옷 + 나래) : 옷이 나래·날개. 나래·날개 같거나, 나래·날개를 단 듯한 옷이나 옷차림. 겉으로 보거나 느끼는 옷이나 모습. 옷으로 꾸미거나 차리거나 보여주는 모습. 틀에 가두거나 갇히지 않고서, 마음껏 입거나 즐기거나 누리는 옷. (= 옷날개·옷멋·옷맵시·옷꽃·옷이 나래·옷이 날개. ← 패션, 패션감각, 패션복장, 패션디자인, 핏fit, 복식服飾, 복색服色, 복장服裝, 의관衣冠, 인상착의, 코디coordination, 외外, 외적外的, 외부, 외면外面, 외관, 외모, 외양外樣, 외장, 외형, 외견, 코스프레コス-プレ, 코스튬 플레이, 교복자율화, 교복자유화, 자유복자유복장) 54. 새바라기 해를 바라보니 ‘해바라기’이다. 가뭄이 길어 비를 바라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49. 함박구름 크고 시원하게 웃으니 ‘함박웃음’이다. 크고 시원하게 피는 ‘함박꽃’을 닮은 웃음이라고 여긴다. ‘함박’은 ‘하·한’이 말밑이요, ‘하늘·크다·하나’를 밑뜻으로 담는다. ‘한바탕·함께·함함하다’도 말밑과 밑뜻이 같다. 이런 얼거리를 헤아리면, 크고 시원하게 내리는 ‘함박눈·함박비’에 ‘함박구름·함박물결’처럼 새말을 여밀 수 있다. 함박 ㄴ (함지박) : 1. 속에 넉넉히·잔뜩·많이 담을 수 있도록 통나무를 둥그렇게 움푹 파서 쓰는 그릇. 2. 겉으로 드러나는 길이·넓이·높이·부피 같은 모습이 여느 것·다른 것보다 더 되거나 더 있거나 넘거나 넉넉히 남을 만하다. 함박구름 : 굵고 크게 피어난 구름. 50. 집안사람 집에 있기에 ‘집사람’이라면, 집안을 이루기에 ‘집안사람’이다. 바깥일을 하니까 ‘바깥사람(바깥양반)’으로 일컫기도 하는데, 바깥일을 한참 하더라도 언제나 집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누구나 ‘집사람’이지 않을까? 그래서 이러한 결을 살리도록 ‘집안(집 + 안) + 사람’처럼 새말을 여미어 본다. 사잇말을 바꾸어 ‘집꽃사람’이라 하면 어떨까? 한집안을 포근히 이루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