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꽃마음 1 누런쌀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밥꽃마음 1 누런쌀 논에서 네 손으로 바심한 볍씨 집에서 네 손으로 볍씨를 벗겨 감나무 자루로 들어가는 왕겨 씨눈이 붙어 밝은 누런쌀 담지 누런쌀 겨를 벗길수록 하얀쌀 깎은 쌀겨 쌀눈 가루는 등겨 얼굴에 붙이고 찌개는 걸죽해 소가 먹는 밥이기도 하지 나 오면 흰쌀 두 줌 누런쌀 한 줌 네 혼자 있을 때는 누런쌀 석 줌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 하루 딱딱 턱소리 나도록 오래 씹지 뽀얗게 기름진 흰밥이고 푸스스하고 거…
- 숲하루 글쓴이
- 2024-07-05 21:56
우리말 21 쿵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21 쿵 둘이 나들이 갑니다. 짝은 바퀴 달린 가방을 처음 끈다면서 싱글벙글합니다. 마녘으로 네 시간을 차를 몰아요. 짐을 풀고 가자지만 한 군데 돌자고 했어요. 갯벌에 깨금발로 들어가 물신을 신고 건지는 감태를 보는데 짝은 내리지 않아요. 볼 것 없다고 퉁명스럽게 말해요. 섬에 오기로 하고 섬에서 방을 얻기로 했는데 혼자서 덜컹 먼 곳에 방을 잡았어요. 어디를 가더라도 하루 두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만 해…
- 숲하루 글쓴이
- 2024-07-05 21:54
우리말 20 만나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20 만나다 해남에 있는 대흥절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는 어느 이름난 분 글씨가 걸렸습니다. 얼마나 오랜 나날을 이어온 글씨인지 새삼스럽습니다. 이 글씨를 보려고 숱한 사람이 이곳까지 드나들었을 발자취를 더듬습니다. 글씨에는 글로 담은 사람 손길이 있습니다. 뭘 사고서 슥슥 적는 글씨에도, 종이에 붓으로 남기는 글씨에도, 이렇게 절집에 거는 글씨에도, 모두 손으로 스치는 마음이 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글…
- 숲하루 글쓴이
- 2024-06-27 23:51
우리말 19 허탕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9 허탕 뭔가 빠진 듯한 하루하루가 흐른다. 비가 오는 날 자동차를 씻었다고 하면 뒷불을 갈아 주기로 한 곳이 있는데, 어쩐지 헛걸음만 했다. 하루도 아닌 이틀째 헛길이다. 손수 뒷불을 갈지 못 하니 어쩌지 못 한다. 잔뜩 불을 내 본들 나 혼자 괴롭다. 좀 걸어 보자고 생각하면서 냇길을 따라서 천천히 마을책집으로 간다. 처음 닿은 곳은 안 열었다. 그러네 하고 두리번하다가 다른 책집으로 간다. 아기를 …
- 숲하루 글쓴이
- 2024-05-25 12:00
내가 안 쓰는 말. 가능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가능 빗물은 하늘땅 씻고 풀잎 나뭇잎 다독여 햇빛은 들숲 감싸고 냇물 바닷물 간질여 씨앗은 고요히 꿈꾸고 마을에 푸른숨 일으켜 열매는 알알이 영글고 모두들 넉넉히 살찌워 너는 휘파람 불 줄 알고 나는 바람춤 즐긴다 우리는 천천히 걸을 수 있고 함께 온누리 누빈다 해보면 새롭게 된다 그리면 언제나 이뤄 바라보며 하나씩 하고 놀고 노래하며 노을로 …
- 숲노래 글쓴이
- 2024-05-25 11:13

내가 안 쓰는 말. 기억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기억 마음이 떠나고 나면 어쩐지 떠오르지 않고 마음이 따뜻이 피면 하나둘 떠올라 새록새록 마음이 죽어갈 때면 도무지 생각이 없고 마음이 살아날 적에 도로롱 생각이 솟아 아프고 슬프고 괴로워 멍울로 흉으로 새겼어 기쁘고 반갑고 흐뭇해 볼우물 눈웃음 되새겨 하나씩 적어 볼게 찬찬히 담으려 해 어제도 오늘도 이 마음을 돌아보고 돌이켜서 또렷이 ㅅㄴ…
- 숲노래 글쓴이
- 2024-05-25 11:09

내가 안 쓰는 말. 상상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상상 새벽에 멧새노래로 일어나 아침에 오늘살림을 그리고 낮에 벌나비처럼 날다가 저녁에 별빛으로 잠들어 마음에 품는 생각이란 앞으로 이루려는 꿈씨앗 마음에 담는 말글이란 이제부터 가꾸는 얘기꽃 하늘과 땅 사이를 날고 너랑 나 사이를 넘나들고 별과 별 사이를 누리고 마음과 마음 사이를 만나 가만히 그리면 나타나 생각하는 대로 생겨나 날아드는 빛이 일…
- 숲노래 글쓴이
- 2024-05-25 11:06

우리말 18 날개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글님 ] 우리말 18 날개 다리밑에 줄지은 비둘기를 보았습니다. 벼랑에서 바위를 타는 염소가 이 같은 모습일까 싶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라면 비둘기가 아슬아슬하게 다리밑 틈바구니에 깃들지 않습니다. 나뭇가지에 앉는 비둘기라면 가만가만 노래하다가 훌쩍 날아서 다른 나무에 앉고, 하늘을 부드러이 가로지릅니다. 대구는 서울보다 작아도, 비둘기한테 그리 살갑지 않습니다. 서울도 비둘기한테는 사근사근하지 않겠지요. 나무도 숲도…
- 숲하루 글쓴이
- 2024-05-08 20:44
하루 우리말 노래 : 올날 어울눈 왼달 오른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78. 올날 바로 이곳에 있는 날은 ‘오늘’은 ‘오다 + ㄴ + 날’인 얼개이다. ‘온날 = 오늘’이다. 날이 지났기에 ‘지난날’이라 한다. 그러면 앞으로 올 나날을 헤아릴 적에는 ‘오다 + ㄹ + 날’인 얼개로 ‘올날’처럼 쓸 수 있다. 또는 ‘오는날’처럼 써도 어울린다. 올날 (오다 + ㄹ + 날) (= 오는날·모레·앞날·앞. ← 미래, 후일, 훗날, 내일來日, 후後, …
- 숲노래 글쓴이
- 2024-05-08 20:08
우리말 17 잎망울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7 잎망울 매화나무 한 그루에 꽃이 활짝 핍니다. 가지 끝에는 잎망울이 알알이 맺힙니다. 활짝 핀 꽃에는 벌이 바쁩니다. 잎망울은 먼저 피어난 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벌이 일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깨어나려고 합니다. 산수유도 잎망울이 벌어져요. 나무는 추울 적에 가지 끝으로 움틔워요. 잘린 가지에 걸터앉습니다. 눈을 감아요. 꽃내음이 향긋이 실려옵니다. 가라앉은 마음이 붕 떠오릅니다. 머리맡에 …
- 숲하루 글쓴이
- 2024-04-20 19: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