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3] 가뭄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3] 가뭄 멧허리로 다니던 길이 넓어졌다. 왼쪽 숲은 잔디나 풀이 자라는 비렁인데 마흔 해 만에 오니 숲으로 우거졌다. 내리막길 아래는 자두밭으로 바뀌고 둘레에 쇠기둥을 꽂았다. 비가 안 와도 물 걱정이 없는 듯하다. 고개 들어 등성이가 만나는 멧봉우리를 보자니 사람 얼굴을 닮았다. 이마하고 코하고 입에 목줄기가 드러난다. 마을 들머리에서 보면 하늘을 바라보고 누운 듯하다. 내가 열세 …
- 숲하루 글쓴이
- 2021-05-20 21:35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2] 느티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2] 느티나무 나무가 참 천천히 자라는 듯하다. 느티나무는 우리 마을에서 가장 크다. 학교 다닐 적에 늘 나무 밑으로 지나간다. 학교 마치고 오면 가방을 던져 놓고 굵은 나무에 올라가서 논다.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나무에 잘 올라갔다. 나무가 커서 손에 잡히지도 발을 올리기도 옮기기도 힘들어도 아랑곳 안 했다. 오월이면 마을에서 그네를 단다. 마을 언저리에서 어른들이 모여 한 줌씩 짚을…
- 숲하루 글쓴이
- 2021-05-20 21:34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1] 깨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1] 깨 농약을 물에 섞어서 등에 짊어지고 약을 친 어머니가 바람결에 약을 마셔서 그런지 어질어질하다고 눕는다. 붉은상추가 있어 낮밥을 먼저 먹으려는데 어머니가 일어나 쌈장을 한다. 된장을 푸러 가다가 주저앉는다. 나는 종지를 받아 일러준 단지를 찾아 된장을 네 국자를 푼다. 어머니가 참기름을 듬뿍 붓는다. 참기름을 골고루 섞고 한 통 따로 담아 챙긴다. 부엌에 참기름 냄새가 가득하다.…
- 숲하루 글쓴이
- 2021-05-20 21:34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 금낭화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 금낭화 고샅길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면 대문 바로 밑에 분홍빛 고운 금낭화가 피었다. 기다란 줄기에 금낭화가 주렁주렁 달려 꽃가지가 휘청인다. 마당에 들어서 허리춤에 오는 담벼락에 발길이 멈춘다. 도랑 하나 사이 둔 아랫집 뒤꼍이다. 어린 담쟁이덩굴이 흙벽을 타고 지붕에 기웃한다. 흙벽을 버텨 주는 나무가 까맣다. 마흔 해 동안 살던 우리 집은 허물고 빨간 벽돌로 집을 새로 지었는…
- 숲하루 글쓴이
- 2021-05-20 21:34
[토박이말 살리기]1-46 더넘이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46 더넘이 어제는 또 하나 뜻깊은 배움이 이루어진 날입니다. 고운빛꽃배곳 충무공초등학교 노래를 만드신 가락지음이 염경아 님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랫말 짓는 수를 알려 주러 오셨습니다. 어제까지 모두 세 차례 걸쳐서 배움을 도와 주시고 아이들이 만든 노랫말 가운데 좋은 것을 뽑아 가락을 붙여 주실 것입니다. 새롭게 거둔 노래 열매를 많은 분들께 들려 드릴 날이 기다려집…
- 바람 바람 글쓴이
- 2021-05-20 21:34
오늘말. 판가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판가름 새벽에 뒤꼍 풀을 좀 베고서 마당에 들어서니 제비 둘이 또 처마 밑을 살핍니다. 우리 집 마당에서 빙빙 둘러보며 다시 날아가는 제비한테 “얘들아, 집을 새로 지으렴. 너희 잘 짓잖니?” 하고 속삭이면서 날렵한 꽁무니를 쳐다봅니다. 오월…
- 숲노래 글쓴이
- 2021-05-20 21:33
오락가락 국어사전 14 더 헤아리면 슬기롭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더 헤아리면 슬기롭습니다 [오락가락 국어사전 14] 마무리로 먹는 밥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기에 잘못일 수 없습니다. 헤아리지 않고 말…
- 숲노래 글쓴이
- 2021-05-20 21:25
[토박이말 찾기 놀이]1-7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7 이레끝(주말) 비가 내렸습니다. 쉬지 않고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밖에 가서 무엇을 하기에는 알맞지 않은 날씨였지 싶습니다. 비가 오기 앞에는 더워서 찬바람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위를 식혀주는 비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더위를 부르는 비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에서 여름에 펴내는 책에 실을 글을 보냈습니다. 철에 맞는 토박이말을 배우고 익힐 수 …
- 바람 바람 글쓴이
- 2021-05-17 21:53
오늘말. 싹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싹 오늘 하려고 생각한 일을 그다음으로 넘깁니다. 모레에는 마칠는지 모르겠으나 힘들거나 고단할 적에는 폭 쉽니다. 언뜻 보면 미루는 모습이지만, 앞으로도 즐겁게 하고 싶기에 숨을 돌린다고 여겨요. 오늘 마쳐도 좋으나 다음에 마쳐도 좋아요. 조…
- 숲노래 글쓴이
- 2021-05-16 22:02
오늘말. 앉은살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앉은살림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에서는 어디를 가나 먼길입니다. 바깥일을 보려면 한나절쯤 가볍게 보내면서 자리에 앉아야 해요. 버스 걸상에 앉은 엉덩이가 고단합니다. 우리 겨레는 예부터 자리살림을 했다지만, 한나절을 넘어 두나절을 앉아서 보내야 …
- 숲노래 글쓴이
- 2021-05-16 21: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