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삶 88] 다녀왔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88] 다녀왔습니다. 여럿이 나들이 가면 들뜰 텐데 차분하다. 멀미약을 안 먹어야 머리가 맑은 줄 알면서 먹는다. 뭔가 모르겠지만 요사이 멍하고 굼뜬다. 웃음도 무디고 느낌도 무디다. 나루터를 보고 등대를 보아도 그저 그렇고 바람이 머리칼을 마구 날려도 무덤덤하다. 나보다 나이가 더 들어도 혀를 꼬며 귀엽게 말을 하고 까르르 웃고 나비처럼 팔랑팔랑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을 찍는다면 팔을 착 뻗고 소…
- 숲하루 글쓴이
- 2023-04-19 19:19
[작은삶 87] 곁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87] 곁일 모처럼 아들 목소리를 듣는다. “엄마, 집이가?” “그래. 집에 오는가?” “아니, 어제는 바빴어. 손전화 알림도 못 봤어. 공연 했어.” “버스킹인가 뭔가 하는, 길거리노래 했나?” “어. 잘 쓸게. 근데 돈 더 보내줘서 많은데. 그럼 넘 쓰는 거 아니가?” “남으면 모아두고, 모자라면 보태 써. 근데 요즘 니 얼굴 안 비데? 엄마는 니 얼굴만 떠도 좋던데. 노래 올리면 가만 보기만 할게.…
- 숲하루 글쓴이
- 2023-04-19 19:18
[작은삶 86] 봄나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86] 봄나물 집에서 문을 꼭 닫아 놓으니 방이 답답하다는 한 마디를 한다. 짝꿍이 불쑥 하는 말을 듣고 난 뒤로 마음이 갑갑하다. 새달에는 쉬어야지. 내 뜻대로 밀고 나가야지. 모임 나들이가 잦아서 하나를 끊고 둘도 끊어야지. 알맹이가 없는 자리를 멀리하고 마음에 거슬리는 사람도 밀어낸다. 이렇게 마음을 세우기가 힘들다. 차라리 심심할 만큼 혼자가 되자고 다짐해도 헛헛하다. 문득 달리고 싶다. 짝 눈치…
- 숲하루 글쓴이
- 2023-04-13 19:37
[작은삶 85] 벌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85] 벌레 맨손으로 꽃나물을 뜯으려는데 벌레가 한 마리 웅크리고 나를 본다. 깜짝 놀란다. 솜털이 노란지 하얀지 노란 벌레인지 하얀 벌레인지 가만히 본다. 어린 날에 쏘인 풀새미(쐐기벌레) 같다. 쏘이면 살갗이 벙글벙글 일어나고 가렵다. 마른 풀가지로 옮겼다. 벌레가 먹은 나물을 둘까 하다가 뜯었다. 벌레 먹은 나물을 삶으니 끝이 조금 노랗다. 구멍도 나고 자국이 남는다. 벌레는 나뭇잎을 갉아 먹고 풀…
- 숲하루 글쓴이
- 2023-04-13 19:37
말꽃삶 9 구체적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 / 숲노래 말넋 말꽃삶 9 구체적 오늘날 우리가 쓰는 숱한 말은 ‘아직 얼마 안 된 말씨’이기 일쑤입니다. 2000년을 살아가는 사람들 말씨는 1900년을 살던 사람들 말씨하고 더없이 달라요. 1800년을 살던 사람들 말씨하고 1900년을 살던 사람들 말씨는 조금 다르겠지만 이럭저럭 비슷할 만하고, 1700년이나 1600년이나 1500년을 살던 사람들은 1900년을 살던 사람하고 이럭저럭 …
- 숲노래 글쓴이
- 2023-04-13 19:20

푸른책 읽기 38 도시를 바꾸는 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38 《도시를 바꾸는 새》 티모시 비틀리 김숲 옮김 원더박스 2022.1.5. 《도시를 바꾸는 새》(티모시 비틀리/김숲 옮김, 원더박스, 2022)처럼 요즈음은 ‘서울에서 새바라기’를 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이런 줄거리를 다루는 책이 제법 나옵니다. 다만, 부쩍 늘고 책이 제법 나오기는 할 뿐입니다. 아직 모두 얕습니다. 무엇이 얕은가 하면, ‘새가 궁금하면 새한테 바로 물어보면 될 노릇…
- 숲노래 글쓴이
- 2023-04-07 21:27

푸른책 읽기 37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37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숲하루 스토리닷 2022.12.13.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숲하루, 스토리닷, 2022)은 2022년에 태어난 ‘올해책’이라고 여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만 한 책이 태어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풀꽃책(식물도감)을 들추어야 풀꽃을 알 수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풀꽃을 지켜보고 돌아보고 살펴볼 적에라야 풀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학교 농학과’를 다녔기…
- 숲노래 글쓴이
- 2023-04-07 21:26

하루 우리말 노래 : 키잡이 비바라기 닷새일 그늘나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25. 키잡이 우리말 ‘키’는 세 가지이다. 첫째는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길이를 살피는 ‘키 ㄱ’이요, 둘째는 낟알을 까부르는 살림인 ‘키 ㄴ’이고, 셋째는 배가 나아갈 길을 잡는 자루인 ‘키 ㄷ’이다. 세 가지 ‘키’ 가운데 ‘키 ㄷ’은 ‘키잡이’로 말씨가 뻗는다. 이끌거나 가르칠 만한 키잡이라고 할 만하다. 나아갈 곳을 알리거나 밝히는 키잡이요, 길을 잡거나 찾는 실마리인…
- 숲노래 글쓴이
- 2023-04-07 21:26
곁말 50 그림잎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50 그림잎 우리 아버지는 어린배움터 길잡이(국민학교 교사)로 일하며 글월(편지)을 자주 주고받았어요. 집전화조차 흔하지 않던 지난…
- 숲노래 글쓴이
- 2023-04-07 21:25
곁말 49 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49 나 저(나)는 겨울 첫머리인 12월 7일에 태어납니다. 어릴 적에 달종이를 보면 이날 ‘大雪’처럼 한자로만 적혔어요. “어머니 …
- 숲노래 글쓴이
- 2023-04-07 2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