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글쓴이 한실 . 빛박이 : 날개 ]
우리 배달말로 겨레삶을 오롯이 드러낼 새뜸(뉴스,신문)을 내는 기쁨을 온 겨레와 함께 나누어요.
우리 겨레가 마땅히 우리말로 말글살이를 해가야겠지만, 억눌리고 뒤틀리고 구부러진 겨레삶을 살아오는 사이에 우리말에 섞여 들어온 한글왜말, 한글되말, 한글하늬말(서양말)이 오히려 우리 말글살이 줄기를 차지하고, 우리말은 갈수록 줄어들어 잔가지에 지나지 않게 되었네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지요.
우리말을 이렇게 헐벗게 한 으뜸은 한글왜말이어요. 배곳(학교)에서 배워 한글로 쓰고 말하는 거의 모든 말이 우리말이 아닌 한글왜말이고, 그래서 이제 한글왜말이 우리말인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조차 꽤 많답니다.
이를테면 주방은 왜말이고, 부엌은 배달말이듯이, 고객은 왜말이고 손님은 우리말이며, 출발하다는 왜말이고, 떠나다, (집)나서다는 겨레말이에요. 마찬가지로 감사하다는 왜말이고 고맙다는 우리말이며 국어는 왜말이고 나랏말은 배달말입니다.
그러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사상, 세계, 지혜...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입열어 내뱉는 거의 모든 말마디가 모두 한글왜말이지요. 그러면 뭐가 우리말일까요 ?
나눔(정치), 살림(경제), 사람들(사회), 삶꽃(문화), 배움(교육). 생각(사상), 누리(세계), 슬기(지혜)...같은 말이 우리말이어요. 우리말로 말글살이를 하려면 서른여섯 해 왜 종살이 동안 배워 익혀 좀 물들고, 종살이를 벗어나 일흔 닷 해 넘게 더욱 깊이 물든 왜말에서 벗어나서 우리말을 되찾아 살려 쓰고, 죽어가는, 이미 죽어간 우리말을 살려내고, 우리말에 없는 말, 새로 들어오는 말을 우리말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 써 가야겠지요.
먼저 견주다, 사랑처럼 멀쩡한 우리말을 두고 비교하다, 자애 같은 한글왜말을 쓰는 일을 삼가고 멈춰야겠지요. 이런 한글 왜말이 대단히 많고, 이 한글왜말들이 우리말을 죽이는 으뜸가는 지심입니다. 그러므로 많은 한자말은 이미 있는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어요, 앞으로 이런 말들을 하나하나 간추려 올릴게요.
하늬녁(서양)에서 들어온 새말들을 종살이 앞뒤로 왜를 거쳐 받아들이면서 바탕이 넉넉한 우리말로 새로 만들어 쓰지 못하고 왜말을 그대로 들여다 씀으로써 우리말을 갈고닦지 않은 잘못이 엄청난 무게로 우리말을 억누르고 있어요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런 한글 왜말은 하나하나 우리말로 새로 만들어 써 가야겠지요.
삶터 곳곳에서 이런 일들을 해가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배곳(학교) 말꽃(문학) 삶꽃(문화) 한배곳(대학교) 이야기꽃(소설) 말집(사전) 배달말(한국말, 조선말) 새뜸(뉴스, 신문) 해날(일요일)같은 말들은 눈뜬 분들이 피땀 어리게 힘써 지어내고 이 입 저 입 써봐서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말들입니다.
온 누리엔 다시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고 이 새 물결은 어마어마한 새말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어요. 우리겨레가 온갖 우리말을 넉넉히 부려 쓸 뿐 아니라 우리말로 새말을 뒤쳐 쓰지 못하면 이 새말들을 하늬말 그대로 들여다 쓰거나 기껏해야 한글왜말에 덧붙여 쓰거나 왜말짝퉁을 만들어 쓸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늬말이나 넘말이더라도 우리겨레 말살이를 넉넉하게 해주는 말은 들온말로 받아들여 써야겠지요. 이를테면, 카드, 버스 같은 말은 우리말로 받아들여 써도 좋겠고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요. 우리 겨레는 일찍부터 메주, 말, 가마니, 가방, 빵같은 많은 들온말(외래어)을 우리말로 받아들여 써 왔어요.
우리말을 살려갈 쪽(방면)은 수두룩해요. 맨 먼저 사람 이름부터, 저마다 제 이름부터 우리말로 바꾸면 좋겠어요. 깊이 살펴보면 서러운 마음마저 들어요. 얼마나 못난 겨레면 제 이름조차, 아니 사랑하는 아들딸 이름조차 제 겨레말로 지어주지 못하는 겨레가 되었던가? 마녁(남녁)만 그런 게 아니라, 노녁(북녁)도 한결같이 한자말 이름을 지어 쓰는 것을 보면, 우리겨레한테 한자굴레가 얼마나 끔찍한 짐이었고 두고두고 짐인지 알고도 남을 만해요. 온 겨레가 한자말 이름을 버리고 배달말 이름을 새로 지어 쓰는 날을 앞당겨야겠지요. 이것을 자꾸 한글 이름이라고 부르는데, 잘못 부르는 거지요 이를테면 춘우라 써도 한글이름이고, 봄비라 부를 때 우리말이름이지요, 말과 글은 하늘과 땅처럼 달라, 오늘날 한글로 쓴 모든 왜말이 우리말이 아닌데도, 한글 사랑한다는 사람들조차 버젓이 왜말을 쓰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것도 말과 글을 가릴 줄을 몰라 헷갈린 데서 비롯하는 거지요.
그리고 우리가 사는 마을 이름을 되찾아야지요. 마을 이름이 한자말로 되어 있고 끝이 동이나 리로 끝나면, 이것이 바로 왜 종살이 찌꺼기(일제잔재)일 텐데... 제가 사는 마을 이름과 가까운 마을 이름이 선돌박이, 새터, 넉(넙)바우, 진데미인데 입석리, 신기, 덕암 장담으로 종살이 할 때 이름도 함께 쓰고 있어요. 모든 마을 이름을 옛 우리말로 되찾으면 좋겠어요. 우리말은 소리가 물 흘러가듯 매끄러워요. 한자말 소리는 딱딱 끊어지며 마음을 좀 답답하게 느끼게 하는 소리인데 우리말은 흘러가는 물소리 같아요. 춘우, 입석, 신기, 덕암, 장담이라 소리 내고, 봄비, 선돌박이, 새터, 넙바우, 진데미라 부르며 그 느낌을 견줘보면 바로 알 수 있지요. 또 요즘 새 모둠집(아파트)이름을 위브니, 캐슬이니 하고 돌림앓이(전염병)처럼 온갖 하늬말로 짓는데 이것도 매우 어리석은 일이어요. 오늘날 모둠집이 빼곡한 곳(아파트단지)이 큰 마을인 셈인데, 넘말이름 마을에서 자란 아이들 안에 어떤 마음이 자랄지 걱정이에요.
고을(시,군)이름, 고장(도)이름도 우리말로 바꾸고, 바꾸기 어려우면 새로 짓고요.
옛 이름을 알 수 있는 고을 이름은, 이를테면 한밭(대전) 사라부루(경주) 다고부루(대구) 온다라(전주) 사부루(상주) 부루나(평양) 누미구루(해주) 마도구루(인천) 같이 옛 이름을 되찾아 쓰고 못 찾는 고을은 고운 우리말로 새로 지어 쓰면 되겠지요. 아마도 제 고을 이름을 배달말로 지어 써라 하면 그 고을 사람들이 앞다퉈 기똥찬 이름을 지어낼 거라고 봐요. 고을사람들이 스스로 고을 임자라고 느끼면 이런 일들이 저절로 일어나겠지요. 고장(도)이름은 고을 이름을 먼저 우리말로 바꿔 놓고 나면 우리말로 쉽게 지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경기 강원 경상 전라 충청 황해 평안 함경 같은 한자말 고장이름들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우리말 고장이름이 자리 잡게 되겠지요.
나라이름을 우리말로 지으면 참말 멋질 거예요. 고구려, 고려, 조선에 쓰인 나라 이름 뜻을 살펴보면, 밝고, 높고, 아름답고, 곱고, 아침 이런 말들입니다. 그래서 아름나라, 아침나라, 배달나라, 빛나라 가운데 하나를 고르든가 더 좋은 우리말 나라 이름을 온 백성이 함께 슬기를 모아 새로 지어 불렀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침, 아름, 배달, 빛 어느 거라도 한자말 나라이름 보다는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가람(강), 메(산), 내(천), 벌과 들, 길, 골(계곡) 이름, 그밖에 온갖 땅이름(지명)을 모두 우리말로 바꿔 부르고, 땅그림(지도)에 우리말을 써서 새롭게 “우리말 땅그림”을 만들면 얼마나 좋겠어요. 우리말 땅 그림에는 앞에든 고을 이름 뿐 아니라 아리나리(압록강) 한가람(한강) 고마나리(금강) 가라가람(낙동강)같은 우리말 가람이름에다 한내(중랑천), 오목내(안양천) 달내(달천)같은 고운 우리말 내 이름, 밝메, 검메 솔메 같은 우리말 메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돌고지 너븐드리 새들 같은 아름다운 우리말 땅 이름 들 이름 벌 이름도 실리겠지요.
그리고 배곳(학교)에서 가르치는 책(교과서)도 우리말로 차츰차츰 바꾸어 첫배곳(초등학교), 갑배곳(중학교), 높배곳(고등학교), 한배곳(대학교), 더배곳(대학원)에서 가르치는 모든 책을 우리말로 지어가야 되겠고요. 그러면 한글왜말, 한글되말, 한글하늬말 투성이인 배움말(학문용어) 나숨말(의학용어), 바치말(전문용어), 갈말(학문용어), 살림말(경제용어), 나눔말(정치용어), 나랏일말(행정용어)까지 차츰 우리말로 쓰도록 해 갈 수 있겠지요. 그러면 뒤따라 새뜸말(신문) 널냄말(방송말)도 차츰 왜말에서 벗어나겠지요 왜말이 이처럼 널리, 깊이 퍼진 데는 글 써 먹고 사는 사람들과 말해먹고 사는 사람들이 저지른 잘못이 꽤 큰데, 이들이 앞다퉈 잘 난 듯이 왜말을 퍼뜨리고 왜 것을 베껴왔지요 부끄러움도 없이......
그리고 참으로 종요로운(중요한) 일을 해야 합니다. 백성이 임자(민주)인 우리나라는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이 참 임자로서 홀로 서서 스스로를 다스려야겠지요. 그러려면 백성을 섬기는 바탕이 되는 벼리(법, 법률)를 우리 백성 모두가 스스로 나서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슬기를 모아 으뜸벼리(헌법)부터 비롯하여 모든 벼리를 쉬운 우리말로 만들어 내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을 벼리꾼들(법률학자,판사,검사,변호사)에게 맡겨두던 낡은 틀에서 벗어나 온 백성이 함께 벼리를 만들어, 빛나는 새 누리를 일구어 내어야겠어요.
오늘날 이것을 될 수 있게 해주는 누리그물(인터넷) 누리(세상)가 펼쳐져 있잖아요. “배달겨레소리”같은 누리그물새뜸(인터넷신문)이 나올 수 있는 누리가 열린 셈이지요. 그러므로 먼저 얼을 차린 사람들이 맘만 굳게 먹으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고 봐요. 우리배달겨레가 새롭게 펼쳐지는 이 누리를 우리배달말로 아름답게 아로 새겨 갈 앞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부풀어요. 온 겨레가 하나되어 마노(남북)든 새 하늬(동서)든 한데 어우러져, 옛 한아비(조상)들이 일찌기 빛나게 꽃피운 삶꽃을 이웃겨레와 나누었듯이 두루, 고루, 함께 잘 사는 겨레삶터를 일구어 이웃 겨레와 사이좋게 오순도순 나누는 삶빛을 오늘에 되살릴 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그 삶꽃은 우리 배달말꽃이 피어날 때 이룩될 것이고, 바로 그 일을 이 배달겨레소리가 담아낼 수 있기를 바라옵니다.
배달겨레소리에는 온 백성이 누구나 글님(기자)가 될 수 있어요. 밥먹고, 자고, 일어나 일하는 자잘한 나날살이부터 스스로 하는 일이 무엇이든 올곧고 바르게 산 하루 일을 적어 올리면 되어요.
밥해 먹는 일을 하나하나 적어도 좋고 무슨 삶이든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일을 우리말로 적어 올려야겠지요. 이것이 첫째 지킬 일이에요. 둘째는 되도록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마음으로 글을 써 올리고요. 남을 헐뜯고, 다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되도록 삼가는 게 좋겠어요.
이 둘을 지킨다면, 그것이 백성 섬김(정치)이야기이든, 나라살림이든, 집안살림이든, 배곳일이든, 일터일이든, 여름지이(농사)이야기든, 말글살이 이야기든, 마음닦기 이야기든, 노래(시)나 이야기꽃(소설)이든, 우리말집(사전)이야기든, 무슨 일이든지 나를 알차게 하고 기쁘게 하고 다른 이, 겨레를 알차게 하고 기쁘게 할 우리 삶 모든 이야기를 적어 올려요. 그 모든 것을 우리말로 적으면 우리겨레 삶꽃을 활짝 피우는 일이 되겠지요.
우리말 살리는 일이 이미 꽤 늦었지만, 이제라도 온 마음을 가다듬어 이 일에 우리 모두 함께 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