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 말꽃삶 14 이해, 발달장애, 부모, 폭력 요즈음 푸름이가 ‘저미다’라는 낱말을 모른다고 어느 이웃님이 푸념을 하시기에, ‘슬라이스’라는 영어가 퍼졌기 때문이 아니라 푸름이 스스로 부엌살림을 안 하기에 모를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부엌일을 하고 부엌살림을 익히면서 손수 밥살림을 헤아리는 나날이라면 ‘저미다’뿐 아니라 ‘다지다·빻다’가 어느 자리에서 쓰는 낱말인지 알게 마련이고, “가루가 곱다”처럼 쓰는 줄 알 만하고, “가늘게 썰다”처럼 써야 알맞은 줄 알 테지요. 말은 늘 살림살이에서 비롯합니다. 살림살이란, 삶을 누리거나 가꾸려고 펴는 손길이 깃든 길입니다. 스스로 하루를 지으면서 누리거나 다루거나 펴는 살림·살림살이인 터라,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어버이나 어른 곁에서 함께 살림을 맡거나 소꿉놀이를 해보면서 말길을 열어요. 살림이 없이는 말이 없습니다. 살림을 짓고 나누고 익히고 펴는 사이에 저절로 말길을 뻗습니다. ‘고약하다’라는 오랜 낱말이 있습니다. 이 낱말은 으레 어른이 씁니다. 어린이나 푸름이가 쓸 일은 드뭅니다. 아직 철들지 않은 어린 사람을 가볍게 나무랄 적에 ‘고약하다’라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35 봄단비 봄에 오는 비라면 ‘봄비’입니다. 한동안 가물다가 반가이 내리는 비라면 ‘단비’입니다. 그러면 여름에 내리는 비라면? 가을이나 겨울에 내리는 비라면? 이때에는 ‘여름비·가을비·겨울비’일 테지요. 여기에서 더 생각해 봅니다. 봄에 내리는 반가운 비라면? 여름이나 가을이나 겨울에 내리는 반가운 비라면? 낱말책에는 ‘봄비’부터 ‘겨울비’까지 싣습니다. ‘단비’도 싣지요. 그러나 봄에 내리는 반가운 비를 가리킬 ‘봄단비’는 없습니다. ‘여름단비·가을단비·겨울단비’도 없어요. 낱말책에 꼭 ‘봄단비’나 ‘겨울단비’를 실어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말도 얼마든지 실을 수 있어요. 아직 낱말책에 안 실렸어도 봄에 맞이하는 단비를 가리킬 ‘봄단비’를 누구나 생각해 보거나 지어서 쓸 수 있습니다. 낱말책에 ‘꽃비’가 나옵니다. 꽃잎이 마치 비처럼 내린다고 할 적에 씁니다. 그렇다면 봄에 꽃비를 만나면 ‘봄꽃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우리말 곁말 65 마침꽃 어릴 적에 배움터 길잡이는 늘 ‘종지부(終止符)’란 한자말을 썼습니다. 쉬운말 ‘마침표(-標)’가 있으나 “쉬운말은 쓰지 마. 쉬운말을 쓰면 바보가 돼!” 하고 으르렁거렸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종지부’는 낡은 일본 한자말이라서 더는 안 쓰기로 하겠다고, 아예 나라에서 못박습니다. 참 늦은 셈이지만, 이제라도 털어낸다면 나은 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동안 이 일본 한자말을 앞세우면서 어렵게 들볶은 어른들은 “어렵게 써서 잘못했다” 하고 무릎을 꿇거나 고개를 숙였을까요. 낡은말 ‘종지부’는 이제 우리 터전에서 마침꽃을 찍고서 사라질 테지만, 아직 숱한 낡은말은 곳곳에서 활개를 칩니다. 아니, 숱한 낡은말이 낡은말인 줄 못 느끼거나 안 살피면서 그냥그냥 퍼지거나 맴돌아요. 곁에 어떤 말을 놓을 적에 스스로 빛나고 아이들이 반기는가를 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우리말 곁말 64 숲노래 어려우면 우리말이 아닙니다. 처음 듣기에 어렵지 않아요. 우리가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누린 삶하고 동떨어지기에 어렵습니다. 오늘은 어제하고 달라 옛사람처럼 살아가지 않으나, 우리 눈빛하고 마음은 늘 이곳에서 흐르는 날씨하고 풀꽃나무하고 눈비바람에 맞게 피어나면서 즐겁습니다. 저는 열 살 무렵에는 혀짤배기·말더듬이에서 벗어나려고 용썼고, 열아홉 살 무렵에는 네덜란드말을 익혀 우리말로 옮기는 길을 가려다가 우리말을 헤아리는 쪽으로 접어들며 스스로 ‘함께살기’란 이름을 지었어요. 서른아홉 살에 접어들자 새롭게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느껴 ‘숲노래’를 지었습니다. ‘함께살기’는 너나없이 어깨동무하는 푸른삶을 가리킨다면, ‘숲노래’는 누구나 푸르게 별빛이라는 사랑을 가리킵니다. ‘함께살기’는 ‘동행·공생·공유·공동체·상생·혼례·조화·하모니·균형·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우리말 곁말 63 책밤수다 우리말로 우리 삶을 다시 나타낼 수 있은 지 아직 온해(100년)가 안 됩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총칼로 찍어누르면서 일본말·일본 한자말을 퍼뜨린 마흔 해 생채기는 오늘날에도 씻지 못합니다. ‘작가와의 만남’이나 ‘북토크’도 우리말은 아니요, ‘심야책방’은 더더구나 우리말이 아닙니다. ‘-와의’는 우리말씨 아닌 일본말씨요, ‘작가(作家)’ 아닌 ‘지은이·지음이·짓는이’라 해야 우리말입니다. ‘토크’도 ‘북’도 아닌 ‘책수다’일 적에 우리말이에요. 일본 그림꽃책(만화책) 《심야식당》이 우리나라에서도 꽤 사랑받아 ‘심야○○’란 이름을 붙인 가게나 자리가 부쩍 늘었어요. 일본 그림꽃책을 처음에 ‘한밤밥집·한밤식당’으로 옮겼다면 ‘심야○○’가 아닌 ‘한밤○○’란 이름이 퍼졌을 텐데요, 퍽 알려진 이름을 따오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이름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6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 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5.5.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는 “어린이 눈으로 좋은지 묻는” 이야기를 짚습니다. 이 줄거리를 이제 우리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어 대견하면서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배움터(학교)에만 다니지 않거든요. 집에서 조용히 배우는 어린이가 있고, 서울(도시)이 아닌 시골에서 살아가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꾸러미를 여민 여섯 ‘어른’은 “어린이 눈”을 얼핏 살피되, “서울에서 제도권학교를 다니는 어린이” 자리에 머뭅니다. 어린이 눈으로 보려 한다면, 온누리 모든 어린이를 헤아리면 훨씬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잿집(아파트)에서만 사는 어린이가 아닌, 골목집과 시골집과 숲에서 사는 어린이를 헤아린다면, 오히려 제대로 푸른길을 열거나 느끼거나 찾을 만하지요. 모든 흰종이에는 ‘형광물질·표백제’가 깃들고, 배움터는 낮에도 ‘led 형광등’을 켜기에, 아이어른 모두한테 끔찍한데, 글쓴이는 이 대목을 아직 모르는군요. ㅅㄴㄹ 궁금한 것을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5 《가볍게 읽는 한국어 이야기》 남길임과 일곱 사람 경북대학교출판부 2022.11.25. 《가볍게 읽는 한국어 이야기》(남길임과 일곱 사람, 경북대학교출판부, 2022)를 가볍게 읽어 보려 했지만, 우리말을 살피는 분들이 쓴 글이 도무지 우리말스럽지 않아 가볍게 읽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이분들이 쓰는 모든 얄궂은 말씨나 일본스러운 말씨를 손질해 줄 수는 없다. 이분들 스스로 ‘우리말을 처음부터 몽땅 새롭게 배우려 나서지 않’으면 어느 하나도 우리말스럽게 쓸 수 없다. 우리말을 ‘우리말’이라 할 수 있어야, 적어도 ‘한국말·한말’이란 이름을 쓸 테고, ‘필자’처럼 낡은 말씨를 창피한 줄 깨달으면서 털어내리라. 길잡이(교수·교사) 노릇을 하는 사람일수록 ‘배움이(학생)’보다 훨씬 오래 깊이 꾸준히 배워야 한다. 길잡이가 아닌 어른이어도 아이보다 우리말을 더 찬찬히 가만가만 곰곰이 낱낱이 샅샅이 짚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무늬만 ‘국어학자’로 멈추지 말고, 속빛으로 ‘말지기’라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ㅅㄴㄹ 이러한 언어의 힘을 알기 위해서 프레임에 대한 이해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 특징적 특징적 요소 → 빛깔 / 빛 / 남다른 대목 / 도드라진 대목 특징적 차이 → 눈에 띄는 다름 / 도드라지게 다른 대목 특징적 사항들 → 눈에 띄는 이야기들 / 남다른 대목들 우리의 정서를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 우리 마음을 잘 보여주는 / 우리 마음을 남달리 보여주는 / 우리 느낌을 제대로 보여주는 / 우리 느낌을 환하게 보여주는 ‘특징적(特徵的)’은 “다른 것에 비하여 특별히 눈에 뜨이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돋보이다·도드라지다·다르다·남다르다’나 ‘티나다·튀다·별쭝스럽다·딴판·눈에 띄다’로 손질합니다. ‘축·씨·가락·결·느낌·모습’이나 ‘빛·빛결·빛깔있다·숨·숨결·숨길’이나 ‘생김새’로 손질할 만하고, ‘제가락·제멋·제모습·제빛·제결·제얼굴’로 손질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그녀의 그녀의 소원이었다 → 그이 꿈이었다 / 그님이 바랐다 그녀의 사생활 → 그이 하루 / 그님 삶 / 그분 나날 그녀의 이름이 궁금하다 → 그이 이름이 궁금하다 / 그대 이름이 궁금하다 일본 말씨인 줄 널리 알려진 ‘그녀(彼女)’에 ‘-의’를 붙이면 겹으로 일본 말씨입니다. 요새는 어머니나 아주머니나 아가씨뿐 아니라 딸아이나 할머니한테까지 ‘그녀’를 섣불리 쓰는 분이 늘어납니다. 여느 자리는 ‘그·그이·그님·그대·그분’으로 고쳐쓰고, 어떤 사람이나 숨결을 가리키는가를 살펴서 알맞게 가다듬습니다. 어린 가시내를 가리키는 자리라면 ‘아이·이 아이·그 아이’로 가다듬으면 됩니다. ㅅㄴㄹ 대여섯 살 된 계집아이 하나와 / 그녀의 어머니가 손잡고 갑니다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홀hall 홀(hall) : 건물 안에 집회장, 오락장 따위로 쓰는 넓은 공간 홀(Hall, Sir James) : [인명] 영국의 지질학자(1761∼1832) 홀(Hall, James) : [인명] 미국의 지질학자(1811∼1898) 홀(Hall, Granville Stanley) : [인명] 미국의 심리학자(1844∼1924) 홀(Hall, Edwin Herbert) : [인명] 미국의 물리학자(1855∼1938) 홀(Hall, Charles Martin) : [인명] 미국의 화학자(1863∼1914) 영어 ‘hall’은 놀거나 어울리는 곳을 가리킨다지요. 우리말로는 수수하게 ‘곳·데·터·터전·판’이나 ‘그곳·그쪽·그켠·그자리’라 하면 됩니다. ‘뜨락·뜰·마당·마루·안’이라 할 수 있고, ‘나라·누리·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