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38 너나하나 주먹힘은 주먹을 담금질하는 사람이 세요. 돈힘은 돈을 긁어모으는 사람이 세고요. 마음힘은 마음을 돌보는 사람이 내고, 사랑힘은 사랑을 헤아리며 스스로 짓는 사람이 폅니다. 나라(국가·정부)가 서지 않던 무렵에는 위아래·왼오른·순이돌이를 가르는 굴레가 없습니다만, 나라가 서면서 위아래·왼오른·순이돌이를 갈라놓습니다. 돌이를 싸울아비로 억누르고 순이를 집에 가두거든요. ‘평등(平等)’ 같은 한자말이 없던 무렵에도 사람들은 ‘나란히·고르게·어깨동무’를 했어요. 그런데 순이돌이를 가르고 위아래에 왼오른으로 가른 나라는 순이는 순이대로 돌이는 돌이대로 짓눌렀고, ‘짓눌린 수수한 돌이는 곁에 있는 수수한 순이를 짓밟는 바보짓’을 오래도록 ‘나라지기·나라일꾼한테 길든 채 저질렀’습니다. ‘순이물결(페미니즘)’은 일어날 노릇입니다. 추레하거나 거짓스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37 한물결 일본 도쿄 간다에는 책골목이 있습니다. 이 책골목 한복판에서 한글책을 일본사람한테 잇는 책집 〈책거리〉가 있고, 이 책집을 꾸리는 분은 한겨레 글꽃을 일본글로 옮겨서 펴냅니다. 일본글로 옮긴 책을 읽어도 될 텐데, ‘그 나라 글빛뿐 아니라 삶빛을 제대로 알자면 그 나라 말글로 읽어야 한다’고 여기면서 한글을 익혀 한글책으로 새삼스레 읽는 분이 많답니다. ‘韓流’로 적는 ‘한류’는 으레 연속극과 몇몇 꽃님(연예인) 얼굴로 헤아리기 일쑤이지만, 서로 마음으로 사귀고 속뜻으로 만나려는 사람들은 조용히 물결을 일으키면서 두 나라를 이어왔다고 느낍니다. ‘한글’에서 ‘한’은 한자가 아닙니다. ‘韓國’처럼 한자로 옮기지만, 정작 우리나라 이름에서 ‘한’은 오롯이 우리말입니다. 서울 한복판을 흐르는 물줄기는 ‘한가람’일 뿐입니다. ‘한·하’는 ‘하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33. 공놀이 좀 해볼랑가 어릴 적에 살던 마을은 야구장하고 가까웠습니다. 저녁에 야구장에 불빛이 환하면 우리 마을에서도 알아볼 수 있었고, 때로는 야구장에서 들리는 우렁찬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대단했어요. 다만, 제가 나고 자란 마을은 전라도 아닌 인천입니다. 제가 늘 지켜본 야구장에는 ‘삼미 슈퍼스타즈’라고 하는 이름으로, 늘 꼬래비에서 허덕이며 ‘언제 안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나’ 싶은 기운이 흘렀습니다. 오늘 저는 전라도에서 아이들하고 살아가는데요, 고흥 시골마을에서 야구를 보는 분은 없지 싶습니다. 괭이자루는 잡아도 공 치는 방망이를 잡을 일이 없겠지요. 그래도 인천에서나 전라도에서나 공을 치고받는 놀이를 바라보는 눈길은 매한가지라고 느끼면서 “자네, 공놀이 좀 해볼랑가?” 이야기를 적어 볼까 싶습니다. 공을 치니께 야구요 어릴 적을 떠올리면, 아무리 야구장 곁 골목집이나 기찻길집에 살던 동무라 해도 야구를 모를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이 오가지요. “야, 넌 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소에게 친절하세요》 베아트리체 마시니 글 빅토리아 파키니 그림 김현주 옮김 책속물고기 2017.1.5. 《소에게 친절하세요》(베아트리체 마시니·빅토리아 파키니/김현주 옮김, 책속물고기, 2017)를 읽고서 한참 되새깁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퍼진 ‘개○○’나 ‘○새끼’ 같은 말씨는 이제 막말·깎음말이라 합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개’나 ‘강아지(새끼)’라는 이름이 막말·깎음말일 수 있을까요? 빗대어 깎는다고 여깁니다만, 사람들이 치고받거나 괴롭히거나 할퀴면서 내뱉는 말씨는 오히려 ‘개한테 버르장머리없는 말’이지 싶습니다. 이제는 ‘소○○’나 ‘닭○○’나 ‘돼지○○’처럼 쓰기도 하는데, 소나 닭이나 돼지나 개를 비롯한 모든 숨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이런 말을 지껄이더라도 막말·깎음말로 안 느낄 만합니다. 누가 “함박꽃 같은 얼굴이에요!” 하면 반갑고, “호박꽃 같은 얼굴이네요!” 하면 안 반가운가요? 꽃을 꽃으로 여겨 마음으로 품는 사람이라면, 달걀꽃이건 탱자꽃이건 딸기꽃이건 하늘타리꽃이건 개미취꽃이건 모두 반가이 여기리라 생각합니다. 꽃을 꽃으로 여기지 않으니 몇몇 꽃을 ‘못생기거나 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주변에서 남들이 주변에서 남들이 → 둘레에서 → 남들이 주변(周邊) : 1. 어떤 대상의 둘레 2. = 전두리 남 : 1.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 2. 일가가 아닌 사람 3.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관계를 끊은 사람 둘레에 있는 사람이 ‘남’입니다. 한자말 ‘주변’은 ‘둘레’를 가리키고, “주변에서 남들이”라 할 적에는 “둘레에서”나 “남들이”를 가리켜요. 겹말입니다. 보기글은 “둘레에서”나 “이곳저곳에서”나 “여기저기에서”로 손질합니다. ㅅㄴㄹ 주변에서 남들이 내가 고희(古稀)를 맞이했다고들 한다 → 둘레에서 내가 바른철을 맞이했다고들 한다 → 이곳저곳에서 내가 일흔을 맞이했다고들 한다 《동굴 속의 독백》(리영희, 나남출판, 1999) 7쪽 ㄴ 겹말 손질 : 공평하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노인 老人 노인을 공경하다 → 어르신을 섬기다 평범하게 산 노인보다 → 수수하게 산 늙네보다 팔십 난 노인인데 → 여든 난 할매인데 / 여든 난 할배인데 ‘노인(老人)’은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 ≒ 구로·기수·노창·백수·숙기”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늙다’나 ‘늙은이·늙사람·늙은사람·늙은내기’나 ‘늙네·늙님·늙은네·늙으신네·늙다리·늙둥이’로 손질합니다. ‘주름살·쪼글쪼글·쭈글쭈글’이나 ‘굽다·꼬부랑·꾸부렁’으로 손질할 만하고, ‘할머니·할아버지·할매·할배·할할머니·할할아버지’나 ‘어르신’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어른·어른같다·어른답다·어른스럽다’나 ‘얼찬이’로 손질해도 되고, ‘꼬장꼬장·꼬장꼬장하다·꼬장이·꼬장질·꼬장짓’이나 ‘꼰대·꼰대질·꼰대짓’으로 손질할 수 있어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그린핑거green finger 그린핑거 : x green finger : 1. a person who is a gardening enthusiast. 2. a key cultural figure of the eastside of Biggleswade, Beds 영어를 쓰는 이들은 ‘green finger’를 말할 만합니다. 우리말로는 ‘풀손가락·풀빛손가락·풀손·풀빛손’으로 옮길 만하고, ‘푸른손가락·푸른손’으로 옮겨도 어울립니다. 수수하게 ‘풀꽃돌봄이·풀꽃지기·풀돌봄이·풀지기’라 할 만하지요. ‘꽃살림·꽃살이·꽃삶’이나 ‘꽃일·꽃지기·꽃밭지기’ 같은 이름을 붙여도 됩니다. 푸른손가락이라면 들이며 뜰이며 밭을 가꾸는 손길일 테니, ‘들살림·들살이·들일·들짓기’나 ‘뜰일·뜰살림·뜰짓기’라 할 수 있어요. ‘뜰지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손길 아버지의 손길을 받으면서 → 아버지 손길을 받으면서 나의 손길을 따라 → 내 손길을 따라 누구의 손길도 없이 → 누구 손길도 없이 ‘-의 + 손길’ 얼개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구호의 손길도”라면 “돕는 손길도”처럼 앞말을 고쳐씁니다. “자애의 손길은”이라면 “따스한 손길은”이나 “사랑스런 손길은”처럼 앞말을 고쳐쓰면 되어요. ㅅㄴㄹ 그런 구호의 손길도 → 그런 도움손도 → 그처럼 돕는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박노해, 느린걸음, 2005) 49쪽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는 듯한 생명의 약동이야말로 자연의 위대한 힘입니다 → 숲은 사람 손길을 거스르는 듯이 고동치는 숨결이야말로 어마어마합니다 《여행하는 나무》(호시노 미치오/김욱 옮김, 갈라파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마무리잔치 나는 나를 드러낼 적에 빛납니다. 너는 너를 나타낼 적에 빛나요. 자랑하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참된 나랑 네가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을 적에 서로 마음을 밝히면서 즐겁게 오늘 이곳에서 새길을 연다고 느껴요. 꾸미는 겉모습을 보여준다면 덧없어요. 치레하는 겉발림에 머문다면 부질없지요. 아무렇게나 혀를 놀리지 말고, 가라사대 타령을 하지 말고, 수더분하면서 수수하게 생각을 털어놓을 적에 모든 하루가 꽃잔치처럼 열리는구나 싶어요. 차근차근 수다잔치를 폅니다. 차곡차곡 노래잔치를 나눕니다. 다소곳이 마무리잔치를 하고, 도란도란 온갖 이야기가 흐르는 뒤풀이도 해봐요. 엉터리 술잔치나 뜬금없는 막말잔치는 치워요. 말 한 마디에 포근히 숨빛을 얹어서 우리 보금자리를 사랑하는 마음결을 풀어놓아 봐요. 모든 어린이가 마음껏 뜻을 펴고 이야기하는 마을이 아름답습니다. 모든 푸름이가 꿈을 속삭이고 펼치면서 흉허물없이 어깨동무하는 나라가 즐겁습니다. 말 한 마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제금나다 책을 읽을 틈이 없다면, 책을 읽을 만하게 틈을 내면 느긋합니다. 바쁘기에 틈을 내어 하루를 넉넉하게 누려요. 온누리 모든 사람은 저마다 바쁘게 마련입니다. 차분하게 하루를 돌아보면서 생각을 틔우고 마음을 가꿀 틈을 내지 않는다면, 그만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하루로 맴돕니다. 배우려고 읽습니다. 깨달으려고 읽어요. 종이에 담은 책을 읽고, 풀꽃나무란 책을 읽으며, 해바람비라는 책을 읽어요. 온누리 모든 책은 누구나 온눈으로 거듭나면서 홀가분하게 살림길을 돌보도록 이바지합니다. 씩씩하게 제금나는 길을 알려준달까요. 푸르게 혼살림을 짓는 길을 밝히는 책읽기라고 할 만합니다. 사랑스레 혼자살림을 꾸리는 하루를 들려주는 책읽기라고 해도 어울려요. 알지 못할 어려운 말을 그득 담은 책이 아닌, 멧새가 노래하는 이야기가 흐르는 책을 쥐어요. 끼리끼리 노는구나 싶은 수수께끼조차 아닌 메마른 말만 넘치는 책이 아닌, 어린이한테 너그럽고 이웃한테 상냥한 말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