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칼같다 똑부러진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어쩜 이렇게 의젓할까요. 어쩌면 이다지도 헌걸차게 제 뜻을 밝히면서 둘레를 밝힐까요. 얼핏 칼같이 군다 싶으나 부드러운 사람이 있어요. 언뜻 좋아 보이나 악착스러운 사람이 있고요. 겉보기하고 속보기는 다릅니다. 꾸미는 사람일수록 겉으로만 잘나가는 듯하나 속으로는 모질거나 꼰대이곤 합니다. 사랑을 펴는 사람이라면 속으로 빛나는 숨결이 모든 매몰찬 기운을 다독이면서 우리 외눈을 가만히 녹이는구나 싶습니다. 예나 이제나 곧고 참한 사람을 뚱딴지처럼 얕보거나 따돌리려는 갑갑한 울타리가 높습니다. 올곧은 사람이 외곬인 일은 없어요. 곧바르지 않은 사람이야말로 외길이요, 쳇바퀴를 붙잡고 사슬로 가로막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터전에서는 거꾸로 보아야 슬기롭게 알아본다고 느낍니다. 이 앞바람은 맞바람일까요, 아니면 등바람일까요. 이 뒷바람은 매끄러이 밀어주는 결일까요, 거칠게 밀어대는 발톱일까요. 마음이 굳어 단단하게 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주저앉다 바람이 드나들 틈이 있다면 숨돌리지만, 바늘을 꽂을 사이마저 없다면 숨막히면서 고달픕니다. 햇볕이 들고 별빛이 드리울 곳이 있으면 기지개를 켜는데, 햇빛 한 줌마저 막는 데라면 그만 힘빠지면서 폭삭 주저앉을 만합니다. 사납게 구는 이를 보면 그야말로 막나가는구나 싶어요. 이웃한테도 함부로 굴지만, 사납이 스스로 마구잡이로 깎아내리기에 서로 흐무러져요. 바람을 함께 마시면 싱그러울 텐데요. 햇살을 같이 누리면 밝을 텐데요. 돌보는 손길을 잊기에 궂습니다. 보살피는 눈길을 잃기에 고약해요. 밤이 깊을수록 이슬은 한결 촉촉히 내려앉아 기운을 북돋웁니다. 힘이 들거나 빠질수록 더 고요히 숨을 가다듬고서 이슬빛으로 마주하기를 바라요. 차가운 손은 치우고, 매서운 눈은 걷어내기로 해요. 모진 마음을 털고 무시무시한 말은 씻어내기로 해요. 겨울이 지나면서 봄이 찾아옵니다. 봄이 지나가면서 여름이 반짝여요. 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잎망울은 느른한 몸에 새록새록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20 글발림 “남한테 읽힐 뜻”이 아닌 “스스로 되읽을 뜻”으로 씁니다. 스스로 되읽으면서 아름답거나 사랑스럽다고 여길 만할 적에 비로소 이웃이며 동무이며 아이들한테 건넵니다. 둘레에서 “그만큼 손질하면 되지 않나요?” 하고 물어도 “제가 보기에는 아직 더 손질하고 보태어야 합니다” 하고 고개숙입니다. “남 보기에 부끄러운 글”이란 처음부터 남한테 보여주려고 치레한 글입니다. 스스로 삶을 적고 살림을 그리고 사랑을 노래한 글이라면 “남 보기에 부끄러울 턱”이 없습니다. ‘글발림’을 하는 분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니, 배움터부터 아이들한테 글발림을 시킵니다. 해마다 나라에서 치르는 셈겨룸(시험)을 들여다보면,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모를 글(지문)이 가득하더군요. 읽고서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어서 뜻을 펴도록 이끄는 배움판이 아니라, 눈가림·눈속임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19 사랑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이름으로 부르면 서로 즐거울까요? 한자말로는 ‘애인’이라 하고, 영어로 ‘허니·달링’ 같은 말을 쓰는 분이 무척 많으나,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랑스러운 사람한테는 수수하게 ‘사랑이’라 합니다. 때로는 ‘사랑님’이라 하고, ‘사랑꽃’이나 ‘사랑별’처럼 말끝을 슬쩍 바꾸기도 해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사랑순이·사랑돌이’일 테고, ‘사랑벗·사랑동무’라든지 ‘사랑짝·사랑짝지·사랑짝꿍’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흐르고 잇습니다. 따스하게 부는 바람이고, 포근하게 이는 물결입니다. 말 한 마디는 서로를 잇는 즐겁고 튼튼한 다리 같습니다. 겉을 꾸밀 적에는 사랑하고 멀어요. 속을 가꾸기에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겉모습만 차릴 적에는 사랑이 아니에요. 속빛을 나누며 스스로 웃고 노래하기에 사랑이로구나 싶어요. 아이를 바라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숲노래 책숲마실 사랑길 ― 서울 〈서촌 그 책방〉 사랑은 ‘사랑’이고, 책임은 ‘책임’이라는 대목을 제대로 갈라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숱하기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인 허울로, 사랑이 아닌 굴레를 씌우”게 마련입니다. 사랑과 책임은 다릅니다. 둘이 같다면 “똑같은 말”을 쓰겠지요. ‘애완동물’하고 ‘반려동물’은 틀림없이 다르기에 이름을 갈라요. 예전 우리 살림(문화)은, “서울(도시)에서 살더라도 마당 있는 집”일 적에만 ‘곁짐승(반려동물)’을 돌보았습니다. 이제는 이 살림이 아주 사라져서 “마당은커녕 풀포기 없고 흙조차 못 밟는 ‘서울잿빛(도시 아파트 문명)’ 한복판”에서조차 곁짐승을 자꾸 기릅니다. “서울(도시)에서 곁짐승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은 나라 곳곳에서 알뜰살뜰 책살림을 가꾸는 마을책집(동네책방·독립서점)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러 고장 여러 마을책집을 알리는(소개하는) 뜻도 있으나, 이보다는 우리가 저마다 틈을 내어 사뿐히 마을을 함께 돌아보면서 책도 나란히 손에 쥐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단출하게 꾸리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이름을 누리판(포털) 찾기칸에 넣으면 ‘찾아가는 길’을 알 수 있습니다. 숲노래 책숲마실 오래글 ― 서울 〈글벗서점〉 무슨 책을 늘 그렇게 사대느냐고 묻는 이웃님이 많아서 “읽을 책을 삽니다.” 하고 짧게 끊습니다. “그러니까 뭐 하러 그렇게 사서 읽느냐고요?” “아이들한테 물려줄 책을 사서 읽습니다.” “기준은요?” “아름다운 책이건 안쓰러운 책이건, 우리가 삶을 갈무리해서 얹은 이야기꾸러미인 책을 손으로 만지면서, 앞으로 새롭게 지을 이야기하고 책에 밑거름이 될 숨결을 헤아립니다.” 모든 책은 손길을 타면서 빛납니다. 아직 손길을 타지 않으면 빛나지 않습니다. 모든 책은 우리가 손으로 쓰다듬기에 이야기가 흐릅니다. 아직 손으로 쓰다듬지 않으면 아무런 이야기가 싹트지 않아요. 오늘날에는 ‘식물학자·생물학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10 도식적 도식적으로 나타내다 → 그림으로 나타내다 / 얼거리로 나타내다 도식적인 사고 → 뻔한 생각 / 틀박이넋 도식적 표현에 불과하다 → 따분한 말일 뿐이다 / 싱거운 말일 뿐이다 도식적 수법이다 → 낡은 길이다 / 닳아빠진 틀이다 도식적 입장으로는 → 짜맞추어서는 / 끼워맞춰서는 / 꿰맞춰서는 ‘도식적(圖式的)’은 “1. 사물의 구조, 관계, 변화 상태 따위를 나타낸 그림이나 양식 같은 것 2. 사물의 본질이나 구체적인 특성을 밝히기 위한 창조적 태도 없이, 일정한 형식이나 틀에 기계적으로 맞추려는 경향 같은 것 = 도식주의적 3. 사물의 구조, 관계, 변화 상태 따위를 나타낸 그림이나 양식 같은 4. 사물의 본질이나 구체적인 특성을 밝히기 위한 창조적 태도 없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5 : 개의 개의 털을 쓰다듬다 → 개털을 쓰다듬다 개의 이름을 짓는다 → 개 이름을 짓는다 ‘개 + -의’ 얼개라면 ‘-의’를 털어냅니다. 또는 ‘-는·-가’나 ‘-를’이나 ‘-한테’ 같은 토씨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개의 경우는 커다란 제스처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도 좋다 → 개는 커다란 몸짓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도 좋다 → 개를 다룰 때에는 머리를 크게 쓰다듬어도 좋다 → 개한테는 머리를 크게 쓰다듬어도 좋다 《동물과의 대화》(增井光子/미승우 옮김, 언어문화사, 1976) 135쪽 그 개의 문제는 눈이 멀었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 그 개는 눈이 멀어서 말썽이지 않고 → 그 개는 눈이 멀어서 안 좋지 않고 《나쁜 소년이 서 있다》(허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19 자녀 子女 친구 자녀 데려다가 두고서는 → 동무 아이 데려다가 두고서는 자녀 간에 하나도 없다고 → 딸아들 새에 하나도 없다고 슬하에 자녀는 몇이나 두었소 → 곁에 아들딸은 몇이나 두었소 ‘자녀(子女)’는 “아들과 딸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아이’나 ‘애·아이들’이나 ‘딸아들·아들딸’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자녀(姿女/恣女)’를 “행실이 음란하고 방탕한 여자”로 풀이하면서 싣는데 털어냅니다. ㅅㄴㄹ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용어들이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 아이들한테 나쁜 말을 흔히 쓰기 때문에 → 아이한테 안 좋은 말을 자꾸 쓰기에 → 아이가 듣기에 나쁠 말을 흔히 쓰기에 → 아이들한테 안 좋을 말을 자꾸 쓰니 《국경 없는 마을》(박채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틀어지다 저는 길을 곧잘 헤맵니다. 인천에서 살던 어릴 적에는 모든 골목을 샅샅이 보면서 길을 안 헤매려 했다면, 인천에서 큰아이를 낳아 함께 골목마실을 할 적에는 스스로 골목사람이면서 이웃마을로 나그네처럼 찾아가 가만히 맴돌며 바람꽃으로 지내었습니다. 시골로 옮겨 작은아이를 낳아 살아가는 사이에 이제는 숲길이나 들길을 마음대로 누비는 바람새처럼 살아갑니다. 어느 분은 “참 우습네. 다들 바쁘게 사는데, 천천히 걸어다니는 이녁은 터무니없네.” 하고도 말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말꽃(국어사전)이란 책을 쓰며 새벽이랑 밤에 허벌나게 일하는 터라, 일손을 쉴 적에는 모든 덩굴을 내려놓고서 뜬금없이 걷고 바다를 품고 골짜기를 안는 느슨한 해바라기를 누리려 합니다. 서울에서 별바라기를 하자면 잠꼬대일 테지만, 시골에서 별바라기에 꽃바라기를 하는 길은 삶을 사랑하는 오늘빛이지 싶어요. 어느 일이건 마구 붙잡으려 하면 틀어집니다. 왜 어긋날까요. 꾸미려 들기에 엉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