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네 우리는 집에서 살아갑니다. 아무리 바깥에서 오래 떠돌거나 맴돌아도 어느새 집안에 깃들어 포근히 쉽니다. 오늘은 내가 혼자 있더라도 나를 낳은 어버이가 이룬 한집안이 있고, 한지붕에 기대어 무럭무럭 자랐어요. 나를 낳은 어버이를 낳은 어버이가 있으니, 하나씩 잇고 보면 온집은 더없이 커다랗습니다. 살림을 펴는 자리는 얼핏 작아 보이나, 이 살림자락이 되기까지 숱한 사람을 거치며 여러 이웃이 있어요. 얼마나 오래 흐른 삶일까요. 다 다른 집에서 갈마든 삶틀은 얼마나 비슷하면서 다르게 사랑을 지피며 아이를 보살폈을까요. 동무네에 놀러갑니다. 벗님네에 찾아갑니다. 그저 자는 곳이 아닌 ‘짓는곳’을 생각합니다. 이럭저럭 지내는 곳이 아닌 ‘삶터’를 헤아립니다. 다 다른 곳에서 다 다른 삶을 가꾸기 마련이니, 똑같은 집이란 없습니다. 우리하고 이웃이 달라요. 우리랑 이웃이 짓는 살림길이 다르지요. 그러나 우리는 저마다 다르면서 똑같은 사랑으로 하루를 살아냅니다. 서로 마음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9. ‘서울말’에 밀리는 시골말 봄에 곳곳에서 풀이 돋습니다. 풀을 싫어하는 분이 있고, 반기는 분이 있어요. 지난날에는 봄이 되어 들이며 숲이며 풀이 돋으면 짐승을 먹이기에 좋다고 여겨서 반겼을 테지만, 요사이는 소먹이도 나물도 아닌 잔풀로 여겨서 꺼리기 일쑤입니다. 새봄에 마당에서 돋는 솔을 즐겁게 훑습니다. 이 솔로 ‘솔겉절이’를 마련하고 ‘솔부침개’를 합니다. 솔을 날로 씹으면 알싸하게 감도는 맛이 싱그럽습니다. 부침개를 하면 여러 푸성귀하고 얼크러지는 냄새가 향긋합니다. 새봄에 솔도 훑지만 찔구도 훑습니다. 이 찔구로는 ‘찔구무침’을 합니다. 새봄이 아니면 도무지 맛볼 수 없는 찔구무침은 사오월에 남달리 누리는 기쁜 봄밥이라 할 만합니다. 봄이 베푸는 선물이라고 할까요. 전라도에서는 ‘솔·찔구’라 하고, 서울에서는 ‘부추·찔레’라 합니다. 새봄에 누리는 나물을 놓고, 또 풀이나 꽃을 놓고, 퍽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이 이름을 놓고 나라 어디에서나 모두 알아듣기 좋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고 事故 자동차 사고 → 자동차에 침 / 자동차로 침 사고가 발생하다 → 일이 터졌다 사고를 당하다 → 다쳤다 / 벼락 맞았다 뜻밖의 사고에 대비하다 → 뜻밖인 일을 살피다 올해는 대형 사고가 잇따라 났다 → 올해는 큰 사달이 잇따라 났다 사고를 저지르다 → 잘못을 저지르다 사고만 내고 다닌다 → 말썽만 내고 다닌다 결근한 사고를 알아보아라 → 빠진 까닭을 알아보아라 ‘사고(事故)’는 “1.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2. 사람에게 해를 입혔거나 말썽을 일으킨 나쁜 짓 3. 어떤 일이 일어난 까닭”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다치다·죽다’나 ‘골치·골칫거리·말썽·말썽거리’나 ‘짓·짓거리’로 풀어낼 만하고, ‘나쁜일·날벼락·벼락·불벼락’이나 ‘일·사달·잘못·저지레·궂은일’로 풀어냅니다. “갖은 일·갖가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자랑거리 남한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기에 자랑을 합니다. 널리 알기에 이름이 났어요. 우리는 빛나는 이름이 될 만하고, 꽃다운 이름이 될 수 있어요. 이름빛이요 이름꽃이라면 누구나 사랑할 만하지 싶어요. 우리 고을에서 자랑스레 여겨 고을빛이에요. 우리 고장에서 내세우고 싶어 고장빛입니다. 우리 마을에 온다면 만나기에 마을살림이랍니다. 다른 곳에 없으니 남다르지요. 때로는 뛰어나다 싶고, 때때로 빼어나구나 싶고, 어느 때에는 훌륭해요. 고르게 있는 사이에서 다르게 보이니 돋보입니다. 이러한 살림빛이라면 멋있겠네요. 고을마다 무엇이 자랑거리인가 살피고 싶은 나그네가 있습니다. 들풀처럼 수수하게 온고장을 누비는 들나그네가 있어요. 이 별 저 별 홀가분하게 오가는 별나그네가 있고요. 우리는 모두 다른 숨결이자 사람이니 들님이요 들꽃입니다. 갈팡질팡하는 떠돌이로 하루를 보낸 적 있나요? 아직 마음이 가볍지 못하지만 거침없이 꿈길로 달려가고 싶어요. 멋대로 하기보다는 마음껏 하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사자성어 다듬기 : 복부비만 그것은 복부비만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 이 때문에 배뚱뚱이 된 듯하다 복부비만을 유발하기 쉽다 → 뱃살이 나오기 쉽다 복부비만 : x 복부(腹部) : [생명] 배의 부분. 갈비뼈의 가장자리와 볼기뼈 사이를 이른다 비만(肥滿) : 살이 쪄서 몸이 뚱뚱함 뱃살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뱃살’로 수수하게 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따로 ‘뱃살꾼·뱃살쟁이·뱃살꾸러기’나 ‘배뚱뚱’이라 할 만합니다. “배가 나오다”나 “배가 뚱뚱하다”라 해도 되고, ‘뱃더미’나 ‘뱃덩이·뱃덩어리’라 해도 어울립니다. 복부비만인 점을 근거로 한 판단이다 → 배뚱뚱이라서 그렇게 여긴다 → 뱃살꾼이기 때문이다 → 뱃살이 많기 때문이다 《말이 인격이다》(조항범, 위즈덤하우스, 2009) 131쪽 이렇듯 복부 비만을 타도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6 흙을 가꾸는 이웃님하고 《발밑의 혁명》 데이비드 몽고메리 이수영 옮김 삼천리 2018.7.13. 《발밑의 혁명》(데이비드 몽고메리/이수영 옮김, 삼천리, 2018)은 앞서 나온 《흙》이라는 책하고 짝꿍입니다. 앞서 선보인 《흙》은 여러모로 살핀 ‘흙’을 다루었다면, 《발밑의 혁명》은 이 흙을 어떻게 ‘돌보며 사랑할’ 적에 우리 삶이 새롭게 피어나는가를 들려준다고 할 만합니다. 모두 375쪽에 이르는 도톰한 책인데, 한 줄로 갈무리한다면 ‘흙을 갉지 말고 쓰다듬으면 즐겁다’라고 할 만합니다. 씨앗이 깃들어 무럭무럭 자라날 만한 흙은 쟁기로도 어떤 쇠삽날(트랙터)로도 ‘갉’지 말라지요. ‘흙을 갉으’면 그야말로 흙이 아파하면서 고름이 맺혀 딱딱하게 바뀐다지요. 오늘날 우리는 땅갈이를 합니다. ‘갈다’라고 하지요. 그렇지만 숱한 쟁기질은 ‘갈이’라기보다 ‘갉기’이기 일쑤입니다. ‘갈다·갉다’가 어떻게 비슷하면서 다른가를 읽어야 해요. ‘흙결을 바꾸려고 갈아엎는다’면 무엇이 바뀔까요? 여태 지렁이랑 풀벌레랑 잎벌레랑 벌나비랑 새가 어우러지던 흙이 오직 사람 손길을 타는 쪽으로 바뀝니다. 집이며 터전을 빼앗긴 지렁이하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잔뜩 하나이면 작으나 떼를 지으면 큽니다. 혼자서는 여리나 무리를 이루면 셉니다. 이웃 한 사람이 거들어도 고맙고, 동무들이 찾아와 도와도 반갑습니다. 씨앗 한 톨을 심을 적에는 그저 씨앗 한 톨이 자라는 곳이요, 씨앗을 여러 톨 심으면 밭이 됩니다. 모으면서 달라져요. 더미를 이루니 새로워요. 잇달아 찾아드니 가득가득하고, 잔뜩 거두어 여러 사람하고 나눕니다. 힘들 적에는 대꾸 한 마디가 버겁지요. 지칠 적에도 맞대꾸를 못하기 마련입니다. 애써 갚으려 들면 오히려 벅차요. 찬찬히 이 길을 가면서 실마리를 풀다 보면, 어느새 즐겁게 나누는 곬을 찾아내리라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빈손으로 태어나지만, 빈몸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새롭게 짓는구나 싶어요. 헐벗었기에 나뒹굴지 않아요. 바닥나기에 얼뜨지 않아요. 스스로 꿈을 지으려는 마음이 없기에 넋이 나가기 마련이고, 우두커니 구경만 할 테지요. 스스로 하루를 생각하는 마음이 된다면 어리벙벙한 티끌은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겨울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찾고 싶은 말 [오락가락 국어사전 5] ‘찾기’로 고쳐쓰라지만 우리말꽃을 살피다 보면 어느 말로 고쳐쓰라는 풀이가 있으면서도 정작 이 어느 말은 올림말로 없기 일쑤입니다. 한자말은 빠짐없이 올림말로 있으나 우리말은 올림말로 잘 안 삼더군요. 우리말꽃이 외려 우리말을 얕보거나 멀리하는 얼거리인 셈입니다. 이런 얼거리는 앞으로 찬찬히 바로잡거나 손질해야겠습니다. 검색(檢索) : 1. 범죄나 사건을 밝히기 위한 단서나 증거를 찾기 위하여 살펴 조사함 2. 책이나 컴퓨터에서,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자료들을 찾아내는 일. ‘검사’, ‘찾기’로 순화 찾기 : x 검사(檢査) : 사실이나 일의 상태 또는 물질의 구성 성분 따위를 조사하여 옳고 그름과 낫고 못함을 판단하는 일 조사하다(調査--) : 사물의 내용을 명확히 알기 위하여 자세히 살펴보거나 찾아보다 ‘검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위협적 위협적인 그 말투 → 억누르는 그 말씨 / 다그치는 그 말결 위협적인 효과는 충분하지요 → 호통으로는 넉넉하지요 위협적 분위기 → 으르는 흐름 / 윽박지르는 자리 인간의 생존에 위협적 존재이다 → 사람이 살기에 사납다 / 사람이 살기에 나쁘다 ‘위협적(威脅的)’은 “으르고 협박하는 듯한 것 ≒ 위하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으르다·으르렁·윽박·을러대다’나 ‘호통·다그치다·딱딱거리다’나 ‘흔들다·노리다·몰다·몰아붙이다·몰아세우다’로 고쳐쓸 만하고, ‘걱정스럽다·근심스럽다’나 ‘무섭다·두렵다·무시무시하다·사납다·나쁘다·안 좋다’나 ‘누르다·억누르다·짓누르다·짓밟다’로 고쳐써도 됩니다. 나일강의 유량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나타날 가장 위협적인 결과는 이집트 경제에 더없이 중요한 삼각주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8. 봄내음 피어나는 말을 해보기 저는 ‘날조(捏造)’라는 낱말을 안 씁니다. 한자말이기 때문에 안 쓰지 않습니다. 이 낱말을 들으면 못 알아듣는 이웃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 낱말 ‘날조’를 쓰면 아이들이 못 알아들어요. 저는 제 둘레에서 못 알아들을 만한 낱말을 구태여 쓰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쓰는 낱말은 ‘꾸미다’나 ‘거짓’입니다. “날조한 이야기”보다는 “꾸민 이야기”나 “거짓 이야기”라고 해야 둘레에서 쉽게 알아들을 만하다고 느껴요. 때로는 “속인 이야기”나 ‘속임·속임수’라고 해 볼 만할 테고요. 저는 ‘선명(鮮明)’이라는 낱말도 안 써요. 이 낱말도 한자말이라 안 쓰지 않아요. 이 낱말을 못 알아듣는 어린이 이웃이 많아요. 제가 쓰는 낱말은 ‘또렷하다’나 ‘뚜렷하다’예요. 때로는 ‘환하다’를 쓰고, 어느 때에는 “잘 보이다”라고 말해요. 어느 때에는 ‘산뜻하다’나 ‘맑다’ 같은 말을 씁니다. 찬찬히 생각하면 이모저모 재미나게 쓸 만한 낱말이 아주 많습니다.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