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5. 새로운 넋으로 말결 살리기 예전에는 쓸 일이 없던 말을 오늘날 흔히 쓰곤 합니다. 지난날하고 오늘날이 다르니 오늘날 흐름에 맞추어 나타나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오늘날 흐름에 맞춘다고 해서 꼭 새로운 말이지는 않아요. 숨결이나 넋이 새로울 적에 새로운 말이고, 딱딱하거나 낡은 틀에 사로잡히면 딱딱하거나 낡은 말이에요. ‘시도(試圖)’는 “어떤 것을 이루어 보려고 계획하거나 행동함”을 뜻하고, ‘행동(行動)’은 “몸을 움직여 동작을 하거나 어떤 일을 함”을 뜻해요. 두 한자말은 말뜻이 돌림풀이가 되는데요, “시도하지도 않고 그만두지 마”라든지 “네 말대로 행동할게”처럼 쓰지요. 그런데 이런 말마디는 “하지도 않고 그만두지 마”라든지 “네 말대로 할게”처럼 고쳐쓸 수 있습니다. 아니, 예전에는 ‘시도’나 ‘행동’을 앞에 안 붙이고 단출하게 ‘하다’라고만 썼어요. ‘하다’라는 낱말은 쓰임새가 무척 많고 넓어요. 우리말에서 가장 자주 쓰는 낱말이라면 바로 ‘하다’를 꼽을 만해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꽃 오늘말. 이아치다 살다 보면 궂은일도 좋은일도 있다는데, 물결도 치고 벼락도 친다는데, 빛줄기가 쏟아지든 불벼락이 들이치든, 우리 나름대로 겪는 하루이지 싶습니다. 끼어들었다가 불똥이 튄다고 하고, 끼리질을 일삼는 이는 뜬금없이 불화살을 날리기도 하지만, 이런 사나운 너울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우리 꿈을 사랑으로 바라본다면 사뭇 다르구나 싶어요. 이아치기 때문에 죽지 않아요. 마음이 죽으니 죽어요. 밥을 끓이려고 장작을 때면 김이 오릅니다. 요새는 장작을 때는 집이 드물 테지만, 얼마 앞서까지 어디에서나 매캐한 내를 맡으면서 한집안 먹을거리를 차렸습니다. 모락모락 오르는 따스한 기운을 나누는 밥자리예요. 그래서 밥살림이라 합니다. ‘살림’이란 낱말은 사랑스레 가꾸는 삶을 이루는 사람 사이에서 썼어요. 벼슬자리나 힘자리나 돈자리 따위에서는 이런 말을 안 씁니다. 맵바람이 휘몰아치는 끔찍한 곳에는 살림 아닌 죽음이 판치니까요. 한 벌 쓰면 헌종이가 되지만, 손길이 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오락가락 뜻풀이는 이제 그만 [오락가락 국어사전 1] ‘한풍=찬 바람’, 그러면 ‘찬바람’은? 우리말꽃을 살피면 오락가락하는 뜻풀이가 무척 많습니다. 한자로 된 낱말은 뜻풀이를 붙이면서, 오랫동안 쓰던 우리말에는 뜻풀이를 안 붙이기 일쑤예요. 우리한테 ‘오랜 우리말(텃말)’이 없다면 한자말이든 영어이든 받아들여서 써야겠지요. 그러나 텃말이 버젓이 있으나 텃말은 뒷전으로 밀어내고서 한자말만 북돋우거나 앞세운다면 어떡하지요? ‘텃말’이라는 낱말이 낯설 분이 있을 텐데요, ‘텃밭·텃새’ 같은 낱말에서 보기를 얻어 새롭게 쓰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 곳에서 사람들이 살림을 짓고 오래도록 살아오면서 즐겁게 쓴 말을 ‘텃말’이라 할 만하지 싶습니다. 이 땅에 알맞는 오래된 씨앗이라면 ‘텃씨’이고, 이 땅에서 오래도록 살아온 겨레라면 ‘텃사람’입니다. 오순도순 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쏠, 즐겁게 노래하는 물 둘레에서 쓰는 말을 그냥그냥 쓰면 모든 말을 그저 외우기만 해야 합니다. 둘레에서 쓰는 대로 우리가 나란히 쓰려면 참말로 다 외우지 않고서는 쓰지 못해요. 그런데 외우지 않고도 말을 하는 길이 있어요. 스스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 말을 어떻게 지었을까 하고 밑바탕을 생각하고 살피다 보면 처음 듣거나 마주하는 말이어도 문득 느낄 만하고, 거듭 생각하는 사이에 뜻이며 쓰임새이며 결이 우리한테 스며들어요. 한자말 ‘폭포’가 있어요. 우리말 ‘쏠’이 있어요. 두 낱말은 같은 물줄기를 가리킵니다. 아마 ‘폭포’란 한자말은 어린이도 익히 들었을 만하지만, ‘쏠’이란 우리말을 들은 어린이는 드물리라 생각해요. 어른도 거의 못 들었을 테고요. ‘폭로’란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가리킵니다. 자, ‘폭포’라 할 적에 이 한자말 어디에서 ‘쏟아진다’는 느낌이나 뜻을 알아챌 만할까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총총 우리말 ‘총총’은 두 가지이고, 한자말 ‘총총’도 두 가지입니다. 우리말 ‘총총’은 ‘초롱초롱’하고 맞물리는 ‘총총’이 있고, ‘총총걸음·총총거리다·촐랑거리다·촐싹거리다’하고 맞물리는 ‘총총’이 있어요. 한자말 ‘총총’을 보면 촐랑대거나 촐싹대는 모습을 나타내는 ‘총총’에 소리값을 맞추어서 쓰는 두 가지로구나 싶어요. 어느 말이든 알맞고 즐겁게 쓰면 됩니다만, 되도록 우리가 짓는 삶에 뿌리를 내린 숨결을 헤아려서 추스른다면 한결 나으리라 생각해요. 촛불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입니다. 종종걸음을 치듯, 졸졸졸 흐르듯, 출렁출렁하는 물결마냥, 촐싹거리거나 촐랑대지만, 촘촘촘 있듯 총총총 걷는 이 걸음새를 차근차근 혀에 얹고 손발에 담아 봐요. 급작스레 하면 어렵지만, 하루아침에 하려면 벅차지만, 빨리 할 생각이 아닌, 슬슬 하면서 설설 가다듬으면 어느새 우리 삶말은 바람처럼 싱그럽고 새롭게 피어나리라 봅니다. 때로는 사뿐걸음이고, 때로는 종종걸음입니다. 때때로 느긋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1 ― 하늘은 바람을 타고 바다를 돌아서 이야기꽃을 피우려고 여러 고장을 다니면서 몇 가지를 눈여겨보려 합니다. 첫째는 하늘이고, 둘째는 숲이며, 셋째는 풀이고, 넷째는 나무요, 다섯째는 골목에다가, 여섯째는 길바닥입니다. 이다음으로는 그 고장에 마을책집이 있느냐 없느냐를 살펴요. 하늘이 맑은 곳이라면 사람도 새도 벌레도 짐승도 푸나무도 살 만한 고장이라고 느낍니다. 하늘이 매캐하다면 사람도 새도 벌레도 짐승도 푸나무도 살 만하기 어렵겠구나 싶어요. 하늘이 매캐하면서 숲을 가꾸거나 사랑하려는 고장은 없더군요. 하늘빛을 뿌연 잿빛으로 내팽개치면서 풀밭이나 나무를 돌보는 고장도 없어요. 하늘이 온통 먼지구름인 고장치고 골목이나 길바닥을 곱게 보듬는 데도 없어요. 하느님·하늘님·한울님 한겨레가 쓰는 낱말 가운데 ‘하느님’은 ‘하늘님’에서 ‘ㄹ’이 떨어진 줄 꽤 많이들 압니다. 어느 절집에서는 ‘하느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쇠날 이레말 [삶말/사자성어] 시간부족 시간 부족이라는 이유로 → 짬이 없다며 / 쪼들린다면서 시간 부족만 해결한다면 → 짬만 있다면 / 틈새만 있다면 시간부족 : x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시간의 어느 한 시점 = 시각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부족(不足) : 필요한 양이나 기준에 미치지 못함 틈이 없거나 짬이 모자라다고 합니다. 이때에는 수수하게 ‘모자라다’고 하면 됩니다. ‘바쁘다·밭다·빠듯하다’라 할 만하고, ‘빡빡하다·없다·적다’라 하면 돼요. “짬이 없다·틈이 없다”처럼 그대로 말하면 되며, ‘짬없다·틈없다’처럼 단출히 말해도 어울려요. ‘쪼들리다·팍팍하다’나 ‘허둥지둥·헐레벌떡’을 써도 되고요. 수면 시간 부족 또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몸뚱이 저는 우리 집에서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제 밑으로는 더 안 태어났으니 둘째이자 막내요, 둘레에서는 으레 막둥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둘레에서 하나둘셋처럼 세는 둘째로 부르든, 막내나 막둥이라 부르든, 대수롭지 않으면서 다른 이름이 여럿 있으니 좋았습니다. 사내로 태어난 몸이니 ‘돌이’입니다. 가시내로 태어났으면 ‘순이’일 테지요. 저도 아이로 태어났습니다만, 온누리 모든 아이는 꽃이요, 이 꽃이 자라 어른이 되니, 어린인 몸이어도 다 꽃이라고 여겨요. 들꽃을 봐요. 한해살이꽃이라 해도 올해에 떨군 씨앗으로 이듬해에 새로 돋고, 겨우내 시들었어도 뿌리는 살기에, 이 뿌리에서 새 모습으로 살아나요. 들꽃한테 나이를 매기지 않듯, 우리도 사람 누구한테나 나이보다는 환한 빛으로 나타내면 좋겠어요. 겨울에 접어들어도 꽃내음을 맡습니다. 이른봄꽃이 겨울에도 피거든요. 한여름에는 짙게 꽃냄새를 누립니다. 꽃바람이 일렁이고, 꽃송이가 터지는 꽃소리로 싱그럽습니다. 즐겁게 나아가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4. ‘따뜻함’을 잃으면서 망가뜨리는 말 큰고장은 높직한 집이 많고 찻길이 넓지만 곳곳에 나무를 심습니다. 큰고장을 처음 닦을 적에는 나무가 없어도, 어느 곳이든 스무 해쯤 지나고 보면 나무가 제법 우거집니다. 시골에도 나무는 많습니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해를 가려 그늘을 드리운다고 하기에 커다란 나무를 자꾸 베기 일쑤입니다. 들판 사이에 난 길에는 나무가 한 그루조차 없기도 합니다. 이 ‘나무’를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나무는 큰고장에서나 시골에서나 ‘나무’입니다. 그런데 이 나무를 써서 집을 지으면 ‘나무집’이라 안 하고 ‘목조 주택’이라 일컫기 일쑤입니다. 나무를 만지는 사람을 두고 ‘나무꾼·나무지기·나무장이(나무쟁이)·나무님’ 같은 이름은 거의 안 쓰고 으레 ‘목수’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나무로 집을 짓거나 멋을 부릴 적에도 ‘나무’라 안 하고 ‘목재’라는 한자말을 써요. 나무를 다루는 일도 ‘나무질·나무일·나무짓기’가 아닌 ‘목공·목공예’라고만 하고요. ‘고목나무’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생활 농촌의 생활을 경험했다 → 시골살이를 겪었다 / 시골에서 지내 봤다 아이들의 생활에 간섭하지 마라 → 아이들한테 끼어들지 마라 그들의 생활은 그들의 것이다 → 그들 삶은 그들 것이다 ‘생활(生活)’은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를 가리킨다는데, ‘-의 + 생활’ 얼개에서는 ‘-의’를 털고 ‘생활’을 ‘삶·살림·살이’이나 ‘살다·지내다·있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우리는 뇌리에 우리 자신의 공동생활이 박혀 있어서 → 우리는 머리에 우리 두레살이가 박혀서 → 우리는 마음에 우리 모둠자리가 박혀서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