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곳말 ― 새하늬마높, 곳곳을 이르다 오늘 우리는 한자로 가리키는 네 곳, 그러니까 ‘동서남북’이 익숙할 텐데, 이 말씨는 우리 삶터에 스민 지 오래지 않습니다. 놀랄 만한지, 마땅할 만한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한자말이 들어온 지 그리 오래지 않기도 하지만, 임금이나 벼슬아치나 글꾼이 아닌, 흙을 짓고 숲을 가꾸며 아이를 돌본 여느 사람들은 한자말이 아닌 그냥 우리말을 수수하고 즐겁게 쓰면서 살았어요. 그렇다면 흙을 짓고 숲을 가꾸며 아이를 돌본 여느 사람들은 어떤 낱말로 네 곳을 가리켰을까요, 간추리자면 ‘새하늬마높’, ‘새 + 하늬 + 마 + 높’입니다. 새·새롭다·새삼 새다·새벽·밤을 새다·지새우다 사이·새우다·틈·트이다 샛별·새삼스럽다·새록새록 ‘동녘’은 ‘새’로 가리킵니다. ‘새녘’이지요. 이 말밑은 ‘샛별’이나 ‘새롭다·새록새록’이나 ‘새삼스럽다’로 잇닿아요. 그리고 밤을 ‘새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같이 더불어 함께, 다르면서 닮은 어느 나라나 겨레가 쓰는 말에든 비슷한말이랑 맞말이 나란히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삶터에 맞게 다 다른 비슷한말하고 맞말이 있어요. ‘비슷한말’이랑 ‘맞말’이라 했는데요, ‘비슷한말’은 이름대로 비슷하지만 다른 낱말을 나타내고, ‘맞말’은 이름대로 맞대거나 맞서는 낱말을 나타냅니다. ‘좋다·싫다’는 맞말입니다. ‘싫다·꺼리다’는 비슷한말입니다. ‘곧·바로·이내·곧바로·막바로’는 비슷한말입니다. ‘느리다·빠르다’는 맞말이지요. 비슷하다고 말할 적에는 “안 같다(같지 않다)”는 뜻이에요. 같으면 그냥 ‘같다’고 하겠지요. 안 같은, 그러니까 비슷할 적에는 ‘닮다’라고도 합니다.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로 ‘어슷비슷·비금비금’이 있습니다. “안 같을” 적에, 그러니까 비슷할 적에는 ‘닮는다’고도 하고 ‘-처럼’을 붙여서 나타내요. “누나처럼 한다”나 “아버지처럼 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눈말 비말 ― 눈 눈 눈, 비 비 비 하늘을 바라봅니다. 여름에는 비요, 겨울에는 눈인, 철마다 다르게 퍼지는 구름이로구나 싶습니다. 봄가을에는 눈이랑 비가 섞이면서 여름겨울 사이를 오가는 구름꽃이 되어요. 하늘눈은 몸눈하고 꽃눈에 잎눈하고 맞닿습니다. 눈이란 피어나는 숨결입니다. 포근히 덮으면서 꿈꾸는 빛이에요. 하늘비는 마당비랑 잇닿습니다. 비란 쓸거나 씻는 숨결입니다. 시원히 쓸거나 씻으면서 살리는 빛이지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는 아이들 눈망울에서 환하게 빛납니다. 푸나무한테서 새롭게 잎이며 꽃으로 돋아나는 송이송이, 그러니까 꽃송이에 잎송이는 우리 보금자리랑 숲에서 맑게 빛납니다. 눈송이란, 얼마나 눈부실까요. 눈망울이란, 얼마나 맑을까요. 싹눈이란, 얼마나 싱그러울까요. 이 눈이 덮어 주는 땅은 겨우내 고이 잠들어요. 새근새근 꿈을 지핍니다. 눈이 모두 녹아 흙으로 스며들어 땅에 폭신폭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6 철 ― 봄여름가을겨울로 철들다 낱말책을 펴면 ‘춘하추동’은 있되 ‘봄여름가을겨울’은 없습니다. 낱말책에 ‘봄가을’하고 ‘봄여름’은 있으나 ‘가을겨울’이나 ‘여름겨울’도 없어요. 이래저래 엮는 모든 말을 낱말책에 못 담는다지만, 적어도 ‘봄여름가을겨울’은 한 낱말로 삼아서 쓸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계절’뿐 아니라 ‘네철’도 한 낱말로 삼을 만합니다. 봄이란 어떤 철일까요? 여름하고 가을하고 겨울은 어떠한 숨결이 흐르는 철일까요? 네 가지 철에 깃든 살림은 무엇일까요? 철마다 다르게 흐르는 바람이며 볕이며 눈비가 어떻게 얼크러지면서 우리 살림살이가 바뀔까요? 봄·보다 먼저 ‘봄’은 ‘보다’라는 낱말을 쉽게 떠올릴 만합니다. 새롭게 봅니다. 새삼스레 봅니다. ‘봄맞이 = 잎맞이’이기도 하고, ‘꽃샘추위 = 잎샘추위’이기도 합니다. 봄철에는 꽃이 다시 피고 잎이 새로 돋습니다. 바라보는 봄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은 우리말꽃(우리말사전)을 새로 쓰는 ‘숲노래’한테 물어본 대목을 풀어내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말을 둘러싼 궁금한 대목을 물어보면, 왜 그러한가라든지 어떻게 다루면 알맞을까 하고 이야기를 엮어서 들려줍니다. 우리말을 어떻게 써야 즐거울는지, 우리말을 어떻게 익히면 새로울는지, 우리말을 어떻게 바라보면 사랑스러운 마음이 싱그러이 피어날는지 물어보아 주셔요. 우리말 살려쓰기 숲노래 우리말꽃 5 ‘자연’을 가리킬 우리말 [물어봅니다] ‘자연보호·환경보호’처럼 말하는데요, ‘자연’이란 한자말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우리말에도 ‘자연’을 가리키는 말이 있을까요? [이야기합니다] 영어 ‘내츄럴’을 일본사람은 한자말 ‘자연’으로 풀었습니다. 총칼을 앞세운 일본이 우리나라를 짓누르면서 우리 삶터에 일본말하고 일본 한자말이 두루 퍼지기 앞서까지 이 나라에서는 ‘자연’이란 한자말을 거의 안 쓰거나 아예 안 썼습니다. 바깥에서 새물결이 밀려들면서 우리 나름대로 새말을 지어야 했는데, 예전에는 바깥나라에서 쓰던 말씨를 그냥 받아들이곤 했어요. 그래서 ‘내츄럴·자연’이 우리나라에 스미기 앞서 어떤 말로 그러한 결을 나타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샘, 새롭게 솟는 빛 어린이를 마주하는 어른 가운데, 어린이를 가르치는 어른이 가장 많지 싶습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어른을 우리말로 ‘스승’이라 했는데, 일본이 총칼나라가 되어 이 땅으로 쳐들어온 뒤부터 한자말 ‘교사’를 부쩍 썼고, 일본사람이 흔히 쓰는 말씨인 한자말 ‘선생’에 ‘-님’을 붙인 ‘선생님’을 대단히 널리 씁니다. 배움터를 보면 ‘담임 선생님·보건 선생님·사서 선생님·급식 선생님·체육 선생님·음악 선생님·교감 선생님·교장 선생님……’ 끝없이 ‘선생님’ 타령이 되어요. 한자말 ‘선생’은 “먼저 태어났다”를 뜻할 뿐이고, 일본에서는 살짝 높이는 말씨로 삼아서 붙입니다. 우리는 예전에는 그냥 ‘어른’이라 했어요. 따로 어느 일을 배울 적에 ‘스승’이라고도 했습니다만, “무슨 어른”이라 하면서 그분이 잘하거나 도맡는 일감을 앞에 붙여서 나타냈지요. 배움터에서도 수수하게 ‘어른’이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이야기, 잇고 잇는 마음 동무하고 말이 안 맞아서 부아가 난 적 있지 않나요? 동생이나 언니하고 말다툼을 한 적이 있지 않나요? 어머니나 아버지하고도, 배움터에서 여러 길잡이하고도 자꾸자꾸 말이 어긋나서 뾰로통한 적이 으레 있으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하는 말하고 저쪽에서 하는 말은 왜 안 맞거나 어긋날까요? 싫거나 짜증난다고 여기는 그러한 자리를 가만히 돌아보면 좋겠어요. 우리가 말을 못 알아듣지는 않았을까요? 저쪽에서 말을 못 알아차리지 않았나요? 어쩌면 둘 다 서로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종잡지 못했다고 볼 수 있어요. 요새 어른들은 ‘소통’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소통’은 한자말이에요. 여기에 다른 한자말 ‘의사’를 붙여 ‘의사소통’처럼 쓰기도 해요. 이런 말씨를 어린이가 얼마나 알아듣기에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어른이란 몸입니다만, 저는 이런 말을 안 씁니다. 저는 ‘이야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알맹이를 알아서 아름답네 아 다르고 어 다른 말이라 했습니다. 틀림없이 ‘아’랑 ‘어’는 다릅니다. 그러나 둘은 비슷하지요. 참으로 비슷하지만 달라요. 다시 말하자면, ‘비슷하다 = 같아 보이지만 다르다’는 뜻이라고 할 만합니다. 아버지하고 어머니는 달라요. 그렇지만 둘은 어버이로서는 같습니다. 같은 어버이로되, ‘아’버지하고 ‘어’머니로 달라요. ‘알’이란 무엇인가 하고 헤아리면, 아 다르고 어 다른 말씨인 ‘얼’부터 생각할 만해요. 알하고 얼은 다르지만 닮은 대목이 있어요. 다시 말하자면 ‘다르’기 때문에 ‘닮’아요. ‘같다’고 할 적에는 다를 수도 없지만, 닮지도 않습니다. 곰곰이 보면 ‘알’은 목숨입니다. 숨결이지요. 또는 목숨이나 숨결이 태어나서 자라는 바탕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모두를 아우르는 알이에요. 얼도 이러한 느낌을 고루 담으니 비슷하지만 달라요. 얼빠지거나 얼나간 사람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쏠, 즐겁게 노래하는 물 둘레에서 쓰는 말을 그냥그냥 쓰면 모든 말을 그저 외우기만 해야 합니다. 둘레에서 쓰는 대로 우리가 나란히 쓰려면 참말로 다 외우지 않고서는 쓰지 못해요. 그런데 외우지 않고도 말을 하는 길이 있어요. 스스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 말을 어떻게 지었을까 하고 밑바탕을 생각하고 살피다 보면 처음 듣거나 마주하는 말이어도 문득 느낄 만하고, 거듭 생각하는 사이에 뜻이며 쓰임새이며 결이 우리한테 스며들어요. 한자말 ‘폭포’가 있어요. 우리말 ‘쏠’이 있어요. 두 낱말은 같은 물줄기를 가리킵니다. 아마 ‘폭포’란 한자말은 어린이도 익히 들었을 만하지만, ‘쏠’이란 우리말을 들은 어린이는 드물리라 생각해요. 어른도 거의 못 들었을 테고요. ‘폭로’란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가리킵니다. 자, ‘폭포’라 할 적에 이 한자말 어디에서 ‘쏟아진다’는 느낌이나 뜻을 알아챌 만할까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1 ― 하늘은 바람을 타고 바다를 돌아서 이야기꽃을 피우려고 여러 고장을 다니면서 몇 가지를 눈여겨보려 합니다. 첫째는 하늘이고, 둘째는 숲이며, 셋째는 풀이고, 넷째는 나무요, 다섯째는 골목에다가, 여섯째는 길바닥입니다. 이다음으로는 그 고장에 마을책집이 있느냐 없느냐를 살펴요. 하늘이 맑은 곳이라면 사람도 새도 벌레도 짐승도 푸나무도 살 만한 고장이라고 느낍니다. 하늘이 매캐하다면 사람도 새도 벌레도 짐승도 푸나무도 살 만하기 어렵겠구나 싶어요. 하늘이 매캐하면서 숲을 가꾸거나 사랑하려는 고장은 없더군요. 하늘빛을 뿌연 잿빛으로 내팽개치면서 풀밭이나 나무를 돌보는 고장도 없어요. 하늘이 온통 먼지구름인 고장치고 골목이나 길바닥을 곱게 보듬는 데도 없어요. 하느님·하늘님·한울님 한겨레가 쓰는 낱말 가운데 ‘하느님’은 ‘하늘님’에서 ‘ㄹ’이 떨어진 줄 꽤 많이들 압니다. 어느 절집에서는 ‘하느